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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고흐 Sep 12. 2024

대망의 돈키호테 입성

돈키호테에서 이거 안 사 오면 후회!

무릇 일본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곳 중 하나, 그것은 바로 돈키호테. 사실 그전 일본여행을 왔을 때의 난 돈키호테에서 뭘 사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바구니를 꽉꽉 채워 가는 사람들을 보며 도대체 뭘 사는 거야? 하면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들의 바구니를 스캔하기도 했었다. 기껏 해봐야 사 온 건 간장계란소스와 폼클렌징, 곤약젤리려나. 사람도 빼곡하고 물건도 너무 많은 돈키호테는 나에게 기 빨리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오사카 여행에서는 꼭 사 와야 하는 것들을 사오리라! 하고 내 나름대로 결심을 세웠다. 우리에게는 SNS가 있으니까! (물론 그전에도 있었다.)


셋은 떠나기 전까지도 바빴다. 돈키호테에서 이것 안 사 오면 백퍼 후회, 눈에 보이면 꼭 집어 오세요!라는 릴스를 각자에게 보내기도 하고, 목록을 적기도 했다. 처음엔 그 방대한 양에 눈이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내 적응되어 쳐낼 정보는 쳐내고 필요한 것만 메모장에 간추려 적어놨다.


그렇게 오사카 둘째 날,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정복하고 돌아오는 길에 비장한 마음으로 돈키호테에 들어갔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예전의 복작복작한 느낌은 없었고, 의외로 널널하여 구경하기 좋았다. 오? 괜찮은데? 하면서 하나씩 카트에 담기 시작했고 이내 셋은 뿔뿔이 흩어졌다. 파파고 어플을 켜면서 모르는 제품은 사진으로 번역기를 돌리면서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갔다.


우리가 방문했던 돈키호테


초콜릿 과자도 담고, 곤약젤리도 담고, 오사카노 코히비토도 담고, 킷캣, 카레, 젤리 등등.. 이건 누구 거, 저건 누구 거 속으로 생각하면서 담으니 어느새 바구니가 가득 찼다. 돌아다니다가 본 토토로 인형도, 날이 더워질 때 쓰면 좋은 작은 양산도 구매했다. 뿌듯함이 온몸을 지배했다. 역시 사람은 뭘 알아야 한다.


계산을 할 때 두 번 찍는다고 하더라, 수량 제대로 파악해서 결제할 때 정신 똑바로 차려라 라는 말도 들었기에 계산할 때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봤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바리바리 싸들고 숙소로 와 캐리어를 정리하니 나름 크다고 자부한 캐리어가 가득 찼다. 이 정도면 이제 돈키호테에서 나름 잘 산거겠지? 의외로 한국에 돌아가 과자들을 정리하고 다 먹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 게 있어 다음에 일본에 가게 되면 그것들 위주로 사 오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돈키호테 쇼핑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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