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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J Jun 26. 2024

독일의 인종차별

인종차별에도 면역력이 생기나요?





인종차별에는 면역력이 안 생기는 걸까?


살면서 그렇게 수도 없이 인종차별을 겪어봤지만 매번 겪을 때마다 기분이 안 좋고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싫은 건 독일식 인종차별이다.


인종차별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아니다, 내 경험으로는 다 다르다.




내가 독일에 살면서 겪은 수많은 인종 차별들 중 가장 크게 현타가 온 적이 있었는데 때는 22년 3월 5일 그날은 길을 가다가 10대 여자애에게 맞을 뻔했던 날이었다.


2명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다가 1명이 정말 갑자기 코앞에 오더니 순식간에 팔 한쪽을 번쩍 들어 버리는데 때 리는 척 겁을 주려고 한 건지.. 그러면서 피하는 나의 반응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 미친 듯이 깔깔댄다.


다행히 맞지는 않았는데.. 무방비 상태로 놀랐던 적이 있고 10대 여자애였던지라 더 당황스러웠던 거 같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내 나라였으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거고 내가 백인이었어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싶고 또 혹은 내가 남자였으면 과연 어린 여자애가 겁도 없이 그러지는 않았을 거 같기도 하고..


그날은 하필 10대 여자애가 그러니까 더 현타가 온 거 같기도 한데.. 이런 일을 한 번씩 겪고 나면 남의 나라 사는 서러움이 확 느껴지고 서럽고 기분이 확 다운되고 그런다.





독일 외의 다른 나라에 거주할 때는 차 타고 지나가면 서 계란, 쓰레기, 유리병 등을 던지고 손가락 욕을 하는 정도였는데 얼굴 마주 보고는 못하는 비겁한 인종차별 에는 적응이 빨리 됐었고 오히려 그런 인종차별은 좀 괜찮(?) 았었는데..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면서 대놓고 하는 독일식 인종 차별은 참..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아무래도 차 타고 지나가면서 물건을 던지고 욕하는 거보다 얼굴 맞대고 하는 인종차별이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할 확률도 더 높고 또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거라 인종차별을 하는 그 사람의 얼굴, 표정, 눈빛, 감정 등 그 모든 게 그대로 고스란히 느껴지고 기억에 남으니 아마도 더 적응이 안 된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몇 년을 살았으면 적응될 법도 하지만.. 내게는 독일식 인종차별이 아직도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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