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꿔온 가족의 시작
성인이 되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오랜 꿈이었던 나만의 가정을 이루었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게 되었고, 내 안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열 달 동안 뱃속에서 꿈틀거리던 그 작은 존재가 세상에 나왔을 때, 나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드디어 내게도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진짜 가족이 생겼다는 것, 나의 핏줄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이었다.
첫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가 생겼고, 또 셋째가 태어났다. 그렇게 나는 어느덧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사실,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오랜 소원이기도 했다. 나의 삶의 목적이 이루어졌다고 믿었다. 어린 시절 내가 받지 못했던 것들을 아이들에게는 아낌없이 주고 싶었다. 사랑, 배려, 따뜻한 말, 품 안의 안식까지. 모든 걸.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하고 거칠었다. 세 아이를 돌보는 일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일이었다. 아이마다 다른 성격, 다른 기질, 다른 욕구.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고, 숨 쉴 틈조차 없었다. 남편은 가정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했지만, 결국 육아의 무게는 온전히 나의 몫이 되었다.
‘내 방식대로 하면 다 따라오겠지’ 했던 육아는 내 착각이었다. 나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빠르게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아이들도, 나도 함께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 나는 자주 무너졌고, 눈물로 베개를 적신 날도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들던 그 순간들은 내 삶의 빛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장난에 깔깔 웃던 아이들의 얼굴, 서로 안아주며 “엄마 최고야!” 외치던 그 목소리는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손길 같았다.
셋이나 되는 아이들이 입맛이 제각각이지만, 각자에게 딱 맞는 반찬을 해주었을 때 “엄마, 이거 진짜 맛있어!”라는 말 한마디에 나는 셰프가 된 듯한 기쁨을 느꼈다. 미슐랭 별보다 반짝이는 그 칭찬들이 내 하루의 피로를 모두 녹였다.
물론 지금도 육아는 여전히 쉽지 않다. 아이들은 자라며 더 복잡한 감정과 고민들을 안고 나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지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곧 나를 키우는 일임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나는 무너졌고, 다시 일어섰고, 또 성장하고 있다. 때론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짓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다시 힘을 내고, 그 작고 소중한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 길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 누구의 삶보다 귀하고 값지다.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이 여정은, 내가 선택한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