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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커피를 해석하는 법

어바웃 라이프 커피 브루어즈

by 글은

일본에서 마신 한 잔의 라떼는 지금껏 내가 익숙했던 라떼와는 전혀 달랐다.

에티오피아 원두의 은은한 꽃향이 퍼졌고, 우유의 질감은 꾸덕하거나 묵직하지 않았다.

오히려 밀크티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입 안을 감쌌다.


특히 이 라떼는 한국에서 마시던 꾸덕하고 찐덕한 라떼라기 보다는 우유이지만 은은한 에티오피아 특유의 꽃향 이나고 무겁지않은 우유의 질감이 느껴졌다. 마치 밀크티 같은 느낌이였다.

지금껏 한국에서 찐덕한 라떼를 찾기위해서 우유의 종류도 바꿔보고 원두도 바꿔보고 에스프레소 레시피를 바꿔봤지만 사실 크게 찾을순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한 잔 앞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한가지의 방식의 라떼를 찾고있었던것이 아닐까?”


커피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따라 다양하게 해석될수 있는것인데, 한가지에만 집중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에 대해 접근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메리카노

오늘의커피-시그니처 블랜드

BFW Original Blend

Origin | Honduras Washed, Guatemala Fully Washed Flavor

Green Apple, Apricot, Caramel, Well Balanced


일본의 커피는 어떻게 해석되어있을까. 일본의 유명한 카페에서 시그니처 블랜드를 마셔보았다.

블랜드의 구성은 Honduras Washed, Guatemala Fully Washed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모금 마셨을때 한국에서 마시던 쓰고 진한 맛보다는 호주커피의 신맛 + 약간의 씁쓸함이 느껴졌다.

첫모금은 자칫 강한 신맛일수 있지만 어떤 떫은 맛이 신맛을 잠잠하게했으며 곧바로 잔잔한 산미만 입속에 맴돌았다. 마치 찻잎의 떫은 맛이랄까? 일본에서는 자국의 차문화의 연장선으로 커피를 해석한듯 보였다.

쓰고 진한 한국의 커피 문화와는, 산미가 강한 호주의 커피 문화와는 또 다른 관점이였다.

이러한 접근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 왔다. 커피를 마신다기 보다는 가벼운 호지차를 마시는 기분이였다.

모든 맛이 강하게 다가오지않았고 은은한 향으로 다가왔다. 잔잔하게 입안에 남는 찻잎의 떫은 맛도 입안을 깔끔하게 했으며커피의 다음 한 모금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일본에서의 커피는, 어쩌면 ‘차’에 더 가깝다.

뜨거운 물과의 관계, 향의 여운, 식은 뒤의 맛까지 포함한 커피.

마치 호지차처럼 가볍고 정갈한 커피. 떫은 맛이 산미를 조율하고, 향이 입 안을 가볍게 정리해주는 커피.

그건 마치 “커피를 마신다”기보단 “커피를 음미한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커피는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달라지는 세계라는 걸.

그걸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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