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파리는 너무 추워

파리의 안나 11

by Anna

또 비가 내린다. 지겹지도 않나. 하늘이 미쳤나 보다. 작년에는 이맘때 굉장히 더웠다고 하던데. 나는 왜 여름옷만 챙겨 온 걸까. 집에 있는 내 겨울옷들이 그립다. 오늘은 최고 기온이 17도다. 이게 정녕 여름 날씨인가?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싶지만 나비고 충전 값이 아까워서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책을 보니 마레지구에 무료 박물관이 있었다. ‘카르나발레(Musée Carnavalet)’ 박물관을 가기로 결정하고, 조금은 느긋하게 준비를 했다.


혹시 배고플까 봐 동네 빵 집에서 크로와상 두 개를 샀다. 하나에 1.00유로. 저번에 먹었던 크로와상보다 조금 더 바삭한 느낌이 들었다. 하나를 먹고 하나는 가방에 넣어둔 뒤 ‘Saint paul’ 역으로 갔다.

오늘도 역시나 길을 잃어서 한참을 헤매고, 겨우 박물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16~17세기 프랑스 귀족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이었는데 굉장히 흥미롭고 멋있었지만 보다 보니 회의감이 들어서 금방 나왔다. 잘 알지도 못하고, 설명도 못 읽는데 봐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역 근처 G20 마트에서 제일 저렴한 샌드위치와 어제 떠난 룸메 언니가 맛있다며 추천해준 요플레를 사서 에펠탑으로 갔다. 공원에 앉아서 먹을까 했지만 비도 내리고 배도 고파서 그냥 지하철역에서 먹어 치웠다.

밖으로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 진짜 사진만 찍고 다시 숙소로 갔다. 비 오는 파리는 너무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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