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로나 May 02. 2021

새 등산화, 첫 트레킹 in PATAGONIA

외로운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 #5 El chalten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엘 칼라파테로 가는 비행기는 세 시간 정도 걸렸다. 도착하자마자 미리 예약해 둔 미니밴을 타고 엘 찰텐으로 향했다. (파타고니아 지역은 관광지역이라 모든 관광 인프라가 아주 편하게 잘 되어있다. 공항에서 엘 칼라파테나 엘 찰텐으로 가는 미니밴을 쉽게 예약할 수도 있고, 예약을 안 했다면 공항에서 예약하고 조금 기다렸다가 순서가 되면 탈 수 있다. 엘 찰텐에서 엘 칼라파테로 가는 미니밴도 미리 예약할 수 있다.) 버스에서 졸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다큐에서 봤던 광활한 초록색 벌판이 펼쳐져 있었다. 벌판 끝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지평선이 가로선을 그리고 있었고, 초록빛 벌판 사이로 회색의 이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끝없이 이어졌다. 회색 아스팔트를 말없이 따라가던 운전기사가 쉬어갈 것이라며 휴게소 같은 호텔에 내려줬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상쾌했다. 스트레칭하고 호텔 앞의 작은 호수도 구경했다. 그리고 또 한참을 달리다 무슨 전망대라며 내려서 구경하라길래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엘 찰텐으로 다가갈수록 날씨가 점점 흐려졌고, 산들도 점점 많아졌다. 엘 칼라파테 공항에서 엘 찰텐까지는 세 시간보다 조금 더 걸렸다.


미니 버스는 엘 찰텐 터미널에서 모두를 내려주었다. 거기에서 무슨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모두 터미널 옆의 사무실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서(?) 아니면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의무교육 같은 관광안내를 받았다. 마을로 들어서니 정말 동화에서나 본 듯한 예쁜 집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언젠가 나도 저런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소망이 일었다. 그래서 뾰족한 지붕에 벽돌이나 원목으로 지은 예쁜 집들을 볼 때마다 사진에 담았다. 숙소도 통나무로 지은 집이라 마음에 들었다. 집 앞에 작고 예쁜 화단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나저나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오늘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사실 오늘 일찍 도착한 이유가 오후에 라구나 토레(Laguna Torre)에 갔다 올 예정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피츠로이가 있는 라구나 데 로스 트레스(Laguna de los tres)로 일출을 보러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비가 오니 트레킹은커녕 내일 아침에 해가 제대로 뜰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실 엘 찰텐에서 이 두 곳을 한 번에 다 가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날씨가 그만큼 따라 줘야 하는 것인데, 호스텔에서 만난 어떤 이는 작년에 일주일 동안이나 있어도 피츠로이를 보지 못해서 이번에 다시 왔다고 했다. 그런데 또 비가 온다고 절망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피츠로이를 보려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야 했나... 뭐가 그렇게 어려워? 나도 날씨가 걱정되었지만 내겐 2박 3일의 시간밖에 없으니 어쨌든 그 시간 안에 갈 수없다면 아쉽지만 포기해야 할 수밖에 없다. 호스텔에서 비가 좀 잦아지길 기다렸다가 밖으로 나왔다. 트레킹을 못한다면 마을 구경이라도 실컷 해야겠다 싶었다. 비가 그칠 듯해서 나왔지만 빗방울이 갑자기 굵어졌다. 아... 여기서도 챙겨 오지 못한 우산 생각이 간절히 났다. 그리고 나 자신을 또 구박했다. 방수 재킷을 입었지만 비를 뚫고 다니기엔 무리였다. 몇 블록 걸으니 다행히 카페가 나왔다. 카페에서 비를 피하고 내일 갈 트레킹 답사 겸 등산로 입구까지 가 보았다. 보면 볼수록, 걸으면 걸을수록 마음에 드는 마을이었다. 이렇게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뾰족한 지붕의 집들이 드문드문 있는, 뒤에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마을을 걷고 있으니 꼭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마을 끝에서 끝까지 한참을 걸어 다니다 마음에 드는 맥주집을 발견하고 들어가 맛이 기가 막히는 생맥주를 마셨다. 역시 맥주는 파타고니아 맥주이다. 


저녁 먹으러 맛집으로 유명한 작은 식당으로 갔더니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예약 안 한 사람은 기다려야 한다는데, 얼핏 보니 빈 테이블도 없고 모두 한 테이블에 네다섯 명 정도씩 앉아 있었다. 바도 없어서 혼자 식사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유명한 식당에서 혼자 4인용 식탁을 차지하고 있는 건 민폐이다. 그것도 한참 분주한 시간대에. 그래서 침만 삼키다 다음에 오겠다며 나와서 마트로 갔다. 마트에서 내일 점심때 먹을 도시락도 준비할 겸 이것저것 사고 저녁으로 먹을 소고기 한 덩이와 와인 한 병을 사들고 숙소로 왔다. 


아르헨티나 소고기는 그냥 아무나, 막 구워도 맛있다. 호스텔 식당에서 나 외에도 두 팀이 요리를 해서 먹었다. 호스텔 사람들과 와인을 나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나중에 합류한 브라질인이라는 남자가 내일 일정을 물었다. 나는 피츠로이를 갈지 아니면 라구나토레를 갈지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어제 도착했지만 아직 트레킹을 시작도 못했다며, 아마 내일도 날씨가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일출 보기에는 힘들 테니 자기는 내일 라구나토레쪽을 먼저 갈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내일 동행해도 좋으냐고 물었다. 그는 흔쾌히 같이 가자고 하이파이브를 해줬다. 




다음날 아침, 하늘은 맑게 개여 있었다. 드문드문 구름이 있었으나 어제에 비하면 정말 화창한 날씨이다. 데이비슨과 9시에 출발하기로 해서 조금 일찍 나와서 로비에서 기다렸다. 로비에 앉아 있는데 호스텔 주인이 마당으로 나와보라며 아주 들뜬 목소리로 불렀다. 나가보니 정말 완벽한 무지개가 떠 있었다. 내 인생 통틀어서 본 가장 완벽한 모양의 일곱 색깔의 무지개였다. 왠지 오늘 하루가 더 기대되는 아침이었다. 



뒤이어 나온 데이비슨도 무지개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주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로 번갈아가며 감탄을 표현했다. 데이비슨은 구릿빛 피부의 브라질인이다. 그는 아마존과 가까운 마나우스라는 곳에 산다고 했다. 지금은 휴가를 즐기고 있는 중이고, 내일모레 엘 찰텐 트레킹을 끝내고 바로 브라질로 간다고 했다. 이번 휴가는 엘 찰텐에서만 보낼 것이라고 했다. 


나는 좀 의아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와서 파타고니아 루타 40을 두루 다녀보지 않고 엘 찰텐만 보고 갈 수 있는지. 비행기 값이 싸서? 가까워서 인가? 라는 의문이 생겼지만, 그건 의식의 차이, 생각의 차이, 방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 특히 나 같은 경우는 지구 반대편까지 왔으니 이왕 온 거 한 곳만 보고 가기엔 아쉬우니까 파타고니아 지역 전체는 아니더라도 절반 이상은 밞아보고 가야 직성이 풀린다고 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아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여행도 전투적으로 하기 때문에 한 곳에 여유롭게 머물며 일 년에 한 번 있는 휴가를 다 써버리지 않는다. 비단 거리가 멀어서, 비행기 값이 비싸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실 브라질도 못 사는 나라는 아니지만, 브라질 북부의 아마존에서 아르헨티나 남쪽 꼬리 부분 가까운 데까지 여행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기, 한 곳만 보고 즐기기 위해 온 것이다. 닮고 싶은 여행 방식이지만 내 성격에는 절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리조트 안에 갇혀 지내는 여행이 아닌 이상 나는 목표한 한 곳이 생기면 그 옆으로 또 그 옆으로 거미줄처럼 엮어서 일정이 비엔나소시지처럼 늘어난다. 


데이비슨과 상쾌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했다. 라구나 토레(Laguna Torre)는 마을에서 왕복 7시간 정도 걸린다. 험난하지 않은 등산로를 걷는 코스라서 첫날 가볍게 트레킹 하기에 좋다. 그래도 나는 한국에서부터 공수해간 새 등산화를 신었다. 트레킹화를 신고 가긴 했지만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위해 준비해 간 등산화니까 개시를 해주는 것이 예의였다. 그러나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등산화 때문에 무난한 등산로 코스도 아주 무겁고 힘겹게 걸었다. 밤에 호스텔로 돌아와서 보니 뒤축이 까이고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흑... 


라구나 토레(Laguna Torre)로 가는 길 초입에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사실 난 집 구경이 더 재미있었다. 마을을 조금 벗어나 언덕을 오르자 들꽃이 가득 핀 들판이 바람과 함께 가슴 한가득 안겨왔다. 들꽃들 사이로 오솔길이 정겹게 나있었다. 들판을 지나면 키 큰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든 숲이 나오고 숲 사이로 등산로가 정갈하게 뻗어 있었다. 등산로 옆으로 가끔 강이 보이기도 했는데 요며칠 비가 많이 와서 불어난 강물이 빠른 속도로 넘실대며 흘렀다. 데이비슨은 꽃 이름과 나무 이름을 잘 알았다. 어떤 나무를 보고는 아마존에도 있는 나무라며 좋아했고 특히 자작나무(비슷한) 숲을 좋아했다. 자작나무 숲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도하고 나무며 꽃이며 사진을 찍어서 집에 계시는 어머니께 보내드릴 거라며 아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가 꽃과 나무를 아주 좋아한다며. 참 효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름 식물을 좋아하지만 내가 아는 나무라고는 한국의 소나무와 비슷한 나무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나마도 기둥은 비슷한 테 잎 모양은 달라서 소나무라고 할 수 없었다.



숲길과 산길이 반복되었고, 걷는 중간중간 샘물이 흐르는 작은 개울들이 여러 개 나왔다. 폭이 좁은 곳도 있었지만 두 발이 넘는 넓은 곳도 있었다. 우리는 간간히 개울 옆어서 숨을 고르며 쉬었는데, 데이비슨은 쉴 때마다 개울에서 물을 떠 마셨다. 그는 애초에 자신의 빈 물통을 가지고 왔었다. 나는 어제 마트에서 산 작은 플라스틱 물 한 통을 가져왔다. 부족할까 봐 아껴마셔야지 하면서... 그러나 그가 그렇게 개울에 흐르는 샘물을 마시는 모습이 처음엔 이상해 보였는데, 개울에 손을 담가 본 후에는 도저히 안 마실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얼른 물 한 병을 다 비우고 그를 따라서 산속의 개울에서 콸콸콸 흐르는 물을 담아 마셨다. 흙 맛이 좀 나긴 했지만 시원하고 신선함이 느껴졌다. 


세 시간을 좀 넘게 걸었더니 정상에 도착했다. 험한 지형이 아니라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마지막 구간은 약간의 경사와 돌들이 많았고 더구나 나의 새 등산화 때문에 더 힘들었다. 예고도 없이 정상이 나타났고, 커다란 호수 뒤에는 장엄한 빙하로 덮인 설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호수의 물은 탁한 흙탕물이어서 실망이었다. 그럼에도 규모는 파도가 칠만큼 거대했고 빙하가 녹아서 형성된 호수와 설산의 콜라보가 묘했다. 정상에서 호수를 보며 우리는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낭만적이지 않았다. 햇빛은 강렬했고 바람은 끊임없이 불었다. 큰 바위 뒤에 웅크리고 앉아서 점심으로 싸온 샌드위치를 욱여넣다시피 먹어 치웠다. 



점심을 먹고 쉬면서 그가 내 발을 보며 신발이 무겁냐고 물었다. 새 등산화처럼 보였을 텐데 그는 새 것이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사실대로 말했고, 신발 안은 지금 전쟁 중이라고 했다. 정말 발바닥이 후끈후끈거리고 다리는 천근만근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가 신발끈을 달리 묶어 보라고 말했다. 다시 단단하게 묶고 마지막에는 뒤축 쪽으로 두어 번 둘러보라고 했다. 그의 신발을 보여주며 말이다. 그러고 보니 뒤축에 끈을 걸 수 있는 고리가 있었다. 나도 나름 한국 있을 땐 등산 좀 다녔고, 등산화도 좀 신어 본 사람인데 이걸 이제까지 몰랐다니, 부끄러움보다는 나의 무지가 원망스러웠다. 


그의 말대로 끈을 고쳐 매니 훨씬 편해졌다. 발도 등산화 속에서 따로 놀지 않고 이제야 딱 맞는 신발을 신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계속 걸으니 발은 여전히 후끈거리고 아팠다. 이미 상처가 나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려가는 길은 더 여유로웠고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더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중간중간 쉬기도 하고 캠핑장에도 들러 보았다. 캠핑장은 한산했다. 아마 어제 비가 많이 와서 다들 철수했나 보다. 내려오는 길에 드문드문 큰 배낭을 지다시피 메고 캠핑장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이 밤에 얼마나 멋진 모습을 보게 될지 상상만 해도 부러웠다. 아마 상상도 못 한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리라. 



라구나 토레(Laguna Torre)에서 거의 다 내려와서 데이비슨이 시계를 보더니 폭포를 보러 갈 건데 같이 가겠냐고 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관광 포인트가 한 곳 더 있다는 것이었다. 아직 4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어서 나도 기꺼이 따라나섰다. 비록 발들은 후끈거리며 아우성이었지만, 내가 생각도 못했던 뷰포인트를 알고 있으니 당연히 따라가야 했다. 그런데 거의 반 정도 갔을 때쯤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폭포에 도착했을 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굵은 빗방울이 아니라 방수재킷을 뚫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우리는 폭포를 보고 서둘러 내려왔다. 그래도 그를 배려해 나무 아래서 한참을 폭포를 보며 감상하는 여유를 가지긴 했다. 


호스텔로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어제와 같이 소고기와 와인 한 병을 샀다. 데이비슨은 금주중이라고 했다. 몇 년째. 예전에 진짜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셨는데 이제 마시지 않는다고. 그가 이유를 말하지 않기에 나도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많이 아팠던지 아니면 사고를 크게 쳤던지 둘 중 하나겠지 하고 그냥 짐작만 하고 말았다. 


호스텔에서 씻고 발을 보니 발바닥과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있었다. 뒤꿈치는 생각보다 많이 까지지 않았다. 준비해온 연고를 바르고 잠시만 누워있어야지 하다가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저녁 9시가 다 되어서 일어나 저녁을 먹으려고 부엌으로 갔더니 여러 팀이 요리하고 있어서 붐볐다. 나는 조리기구 자리가 빌 때까지 기다리며 감자칩과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잠시 후에 데이비슨도 자고 일어났는지 부스스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발은 괜찮냐고 물었다. 나는 발을 들어 보여주었다. 물집 좀 보라며. 아직도 발은 불그레했다. 그도 발을 보여주며 자기도 물집이 잡혔다고 했다. 자기도 발이 뜨겁고 아프다며. 나는 약 발랐냐고, 약 빌려줄까라고 물었더니 자기도 가져온 연고가 있어서 발랐다고 괜찮다고 하면서 이렇게 덧붙었다. 


 "휸, 넌 그 연고를 아껴서 발라야 할 거야." 


그는 웃으며 농담으로 말했지만, 그 말은 앞으로 더 많은 상처와 물집이 내 발에 박힐 것이라는 예고 같았다. 그의 미소에 나도 웃으며 아껴 쓰겠다고 말했지만, 마음은 벌써 이젠 새것이 아니지만 새것 같은 등산화를 신고 험난한 산길을 걸어갈 내 발이 걱정되었다. 그리고 그가 고마운 또 한 가지는 내가 나의 무지와 어리석음으로 자책에 빠지지 않게, 굳은살과 물집이 박혀 불그스름하고 지쳐 보이는 그의 발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하여 난 더 이상 나의 새 등산화를 미워하지 않고 나의 어리석음을 책망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서로의 발에 대한 위로와 성공적인 트레킹을 자축하며 건배했다. 그는 물 잔을 나는 와인잔을 들고, 그리고 함께 동행해준 서로에게 감사하며. Salud!


이전 04화 여기나 저기나 청춘은 고달프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