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공룡 그림일기 >
#. 사진 폭력
때는 바야흐로 2017년. 여름이 되기 전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매일 저녁 공원으로 운동을 다녀오곤 했습니다. 모든 것이 푸릇푸릇 피어나고, 멈춰 있던 시냇물이 흐른 자리에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기분까지 시원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멍하니 흐르는 냇물을 바라보다가 사진을 찍었는데요. 사진의 주 대상이 인물이냐, 자연이냐에 따라 대략적인 나이를 알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어딜 가더라도 꼭 얼굴이 나오게 셀카를 찍었는데, 점점 앨범에 자연만 찍은 사진이 많아졌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애써 부정하며 젊다고 하였는데...
요 며칠 전 하늘이 이뻐 노을 사진을 찍다가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 찍은 사진들이 온통 자연 사진만 존재한다는 것을요...
아무래도 요즘 하늘이 엄청 이뻤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자기 위로를 하였지만, 위로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