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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자신감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행복과 자신감은 빈도로 채워진다.

by 김까미

1주일간의 방학이 끝나고 다시 교육 과정에 복귀했다. 매주 목요일은 멘토링의 날이라 방학 중에도 기업 멘토에게 지난 2주 동안의 진행 사항을 공유해야 했다. 그 부담감 때문에 주말 저녁부터 서둘러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논리적으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었다. 모델 학습을 위한 새로운 Target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예측해보자는 방향을 검증받는 자리였다.


다행히 피드백은 긍정적이었다.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우리 팀의 접근 방식이 합리적으로 들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Pseudo Labeling(슈도 라벨링)**을 활용한 방법이 신선하다는 피드백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한참 헤맸지만, 회의 후 팀원들의 도움으로 정리하니 더 뿌듯했다. 열심히 파고든 덕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기뻤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도 충분히 일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기쁜 마음을 잠시 내려두고, 연휴 동안은 온전히 쉬었다. 주말 농장에 가 작물을 수확하고 잡초를 제거했다. 김장 준비를 위해 밭을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하며 몸을 쓰니 개운했다. 예상보다 많이 수확한 고추는 가족끼리 다 먹기 어려워 지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만나자는 약속도 잡히고, “보고싶었어.”라는 환영의 말을 들으며 기분이 더욱 따뜻해졌다.


연휴 중 남편이 회사 업무와 관련해 엑셀 수식 작업을 부탁했다. 가볍게 파일을 받아 원하는 형태를 물어본 뒤, 엑셀 함수로 결과를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그 공식을 20번 넘게 반복해야 한다는 말에, ChatGPT의 도움을 받아 파이썬으로 자동화 프로그램을 작성했다. 여러 데이터를 합쳐 평균을 내고 결과 파일까지 만들어주니, 남편이 “땡큐, 땡큐”라며 웃었다. 단 두 마디였지만, 그의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꼈다. 지난 5개월간의 교육이 쌓여 가능했던 성과였다.


이렇게 연달아 성취를 경험하니, 다시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이력서를 써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움츠러들던 마음이 조금은 펴졌다. “넌 이미 충분한 사람인데, 그걸 너만 모른다”는 말을 떠올렸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처럼, 자기 효능감도 꼭 큰 성취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었다. 소소한 성취가 쌓일 때도 삶이 단단해진다는 걸 체감한 연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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