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지테 May 06. 2019

도망치는 곳에 낙원은 없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브런치에 참 많이 담고 싶은 내용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는 '도피'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다. 누구나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도망가고 싶고 그 상황에서 탈출하고 싶고, 꿈이길 바랄 것이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워서 그렇게 일 년에 수십 명이 자살을 하는 이 상황까지 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나는 도피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아프겠지만 충격 요법으로 뼈 때리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에 와서 일본 워킹홀리데이에 대한 글들을 남겼고 그중 꽤 많은 질문이 

"제가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과연 워홀 가는 게 맞을까요? 가도 괜찮을까요? "라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마음은 내가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데 거기 가면 나아질지 걱정이 된다는 마음이 대부분이었다. 


헬조선 헬조선 하지만 최소한 옆 나라 일본보다는 헬은 아닌듯하다 아니 외국인 노동자의 입장에서 어느 나라를 가던 모국보다 나을 거란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23살에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것도 도피성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일본어 실력 jlpt n1급을 취득했었고 료칸 서포터스를 하면서 알게 된 료칸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대표님을 통해 취업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것도 많았고 그로 인해서 그곳에서 겪어야 할 고통도 참 많았다(어쩌면 고통뿐인 나날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해낼 수 없다면 어디 가서도 힘들다    


청년 취업난이 화두가 된지는 벌써 오래된 일이고 이제는 일상처럼 느껴진 이런 상황에서 취준생들이 느끼는 압박감과 중압감은 같은 세대가 아니면 공감받기도 이해받기도 어려워 더욱 갈등을 악화시킨다. 그렇게 1년 2년을 허투루 보내는듯한 느낌이 들면 인간인지라 어딘가로 도피해지고 싶어 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워킹홀리데이라는 제도는 그들이 보기에 마치 유토피아 같은 혹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마지막 희망처럼 붙들려하는 경향이 있다. 유튜브가 보편화되고 다양한 영상들이 올라오면서 유튜 버들끼리의 자리싸움과 구독자 싸움에 자극적이고 거품이 많이 낀 정보들을 영상으로 올려 마치 워킹홀리데이를 안 가면 굉장히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거나 혹은 절대 가서는 안 되는 식으로 극단적인 내용의 영상이 많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에 결국 취중 생들에게 독이 되는 것은 워킹홀리데이의 환상을 심어주는 영상이 아닐까 한다. 특히 옆 나라 일본은 취업률 98%라는 통계를 들먹이며 마치 일본을 가기만 하면 취업이 술술 되고 나의 일그러진 일상도 회복되리라 믿게 만드는 거 같다. 여기서 제일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떠한 경험이나 조언이든 그건 그 사람이 겪은 경험이고 그 사람이 내린 해답일 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조언은 조언으로 끝나야 한다는 점이다. 


타국에서의 삶을 살아본 본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아무도 모르는 낯선 이국땅에서 외국인 노동자로써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근데 잘못된 정보와 영상은 마음이 꺾일듯한 사람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의문조차 품지 못한 채 거기에 매달리려 한다.


단언컨대 지금 대한민국에서 뭔가를 해내려 할 때 그것을 해낼 수 없다면 낯선 이국의 땅에서는 더더욱 힘드리라 말할 수 있다. 물론 일본 취업이 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깊게 파고들어본다면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 일하는 업종인 3D업종과 단순노무 일일뿐이다. 그마저도 제대로 된 회사를 찾아 들어가지 못한다면 들어가서는 더욱 큰 고통과 지옥을 맞보게 될 것이다. 실제 올해 1월 초까지 내가 몸담았던 일본 공항지상직 일은 일자체는 보람되고 전문적인 일일 수 있으나 회사를 잘못 만나 시작부터 꼬이고 꼬여 초과근무에 대한 것 근무내용에 대한 것 등이 한국에서 들은 것과 너무나 다른 일들이었고 막상 나도 와서 일해보니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때는 사태를 수습하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고 무엇보다 금전적인 타격이 가장 컸다. 


도망가고 싶고 도피하고 싶어도 참고 이겨내야 한다 


나는 한 직장에서 1년 넘게 있어본 적이 거의 없다 직장생활 자체도 경험이 적은 편이지만 그렇게 도피하고 이것저것 재면서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는 동안 나의 커리어는 높아질일이 없었고 동일업종 같은 나이 때의 또래에 비해 경력이 적어 그것이 위축되는 상황까지 왔다. 인생에서 어쩌면 다양한 길과 선택이 놓여있지만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가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는 가시밭길이다가 꽃길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고 꽃길인 줄 알았더니 가시밭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너무나 흔하다 결국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꽃길을 만날지 가시밭길을 만날지 알 수가 없기에 힘들어도 이겨낼 줄 아는 근성과 맵 집을 키워야 할 거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추천한다. 한 번발을 디디면 투자하는 시간과 돈 때문에 쉽게 한국으로 바로 돌아오지 못하며 반강제적으로 그 상황을 이겨내려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할 것이고 그러한 경험은 결국 그릿과 맵 집을 키우는 좋은 성장 시기를 만들어낼 테니까 


만족스러운 환경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


환경설정은 외부환경과 내부 환경이 있을 거 같다. 외부환경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내부 환경은 분명 내가 설정 가능한 영역이다. 나르는 사람이 어떤 외부환경에 닥쳐도 내가 대응할 수 있는 능력들을 키워가는 게 인생을 보다 더 현명하고 내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지금 현실이 너무 벅차 세상이 원망스럽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억장이 무너져 눈물이 펑펑 쏟아져도 그럼에도 이겨내자 실컷 아파하면서 눈물 쏟아내면서 그렇게 성장하자 내가 강해지지 않으면 내가 능력이 있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세상에서 도태되는 것이고 더욱 불행 해질 뿐이다. 아무리 세상을 원망하고 불만을 표하고 분노가 치솟아도 상황을 타파하는 것은 도피가 아닌 성장이다. 

노력은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지만 적어도 배신은 하지 않으니까 오늘 하루 흘린 땀방울의 수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늘어나니까 그렇게 해서 우리가 원하는 현실을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믿는다 



이전 06화 하고싶은게 없지만 뭐라도 해야하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