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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테 Apr 06. 2022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

평화롭고 단조로운 일상은 반드시 내가 원인이 아니더라도 변화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인간의 삶 자체가 변화무쌍하고 그것이 불완전해 보이면서도 변하는 것이 옳은 것, 그렇기에 변화에 반응하기보단 대응하는 자세로 사는 게 유리하다. 


나는 현재 전업 트레이더 및 디지털노마드로써의 삶을 살고 있다. 부끄럽지만 나는 외출을 거의 안 하는 셀프 자가격리의 삶을 살고 있기에 설마 내가 코로나에 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요식업 장사를 했을 때에도 나를 그토록 괴롭히더니 또 한 번 내 일상을 뒤흔드는 데는 시나브로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감염의 원인은 미접종자이면서 서울로 뺀질나게 싸돌아다녔던 동생 때문이었다. 방역 패스가 해제되면서 일일 확진자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미접종자들이 마음껏 활개를 펼치며 다닐 수 있는 탓에 워낙 집에만 있는걸 못 견디는 나랑 정반대의 성격인 동생 놈이 데이트며 뭐며 돌아다니다 결국 코로나 감염이 되어 집에 왔는데 동생도 나도 우리 가족 모두 당연히 발병이 날 때까진 알지 못했다.


코로나 오미크론의 경우 잠복기가 2~5일 정도 된다고 한다. 나는 내 동생이 PCR 검사로 확진 판정받고 난 다음날부터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새벽에 오한과 발열과 냉탕 온탕을 왔다 갔다 하며 잠도 못 자고, 말 그래도 사지를 왔다 갔다 했다. 근 몇 년간 크게 아파본 적이 없었는데 오미크론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사람마다 크게 앓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무증상자도 있다고 하니 나는 운이 없는 편인가 보다. 


아무튼 지난 4일 월요일 아침부터 PCR 검사를 받으러 선별 소에 다녀가고 하루 지나 확전 판정 문자를 받았다. 체감상 큰 위기는 이미 PCR 검사 전에 지나갔던 거 같고 어머니도 같이 갔었는데 결국 우리 식구 모두 확진자가 되어 방에서 따로 격리하던 동생과 나는 집안에서 만큼은 해방감이 생겼다. 전부 백수인 탓에 집에서 격리는 문제가 안되긴 하지만 그 자체로 문제인 게 문제라면 문제다. 유튜브에서 어떤 영상을 보니 전 국민 2번씩은 걸려야 집단면역 형성이 된다고는 하는데 처음엔 별로 신경 안 썼지만 막상 내가 직접 코로나에 걸려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백신을 맞고 나서 코로나에 걸리면 확실히 미접종자인 동생에 비해서 덜 아프고 호전도 빠르다. 코로나 면역 항체가 생기기 위해서 어쨌든 걸려야 하는 거라면 전화위복으로 생각하려 한다. 집에서 백수로 지내는 단조로운 일상이 이번 코로나 확진 경험으로 얼마나 쉽게 망가질 수 있는지 몸소 깨달았던 경험이 되었다. 이 극히 무미건조한 일상도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그리고 이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지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 일깨워졌다.


삶은 끝없는 투쟁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받는 백수의 생존전략(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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