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상처를 줬어요.
알아요.
어머니께도 죄송해요.
알아요.
어린아이처럼
제 기분 따라 행동했다고요.
네.
왜 아직도,
자기감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할까요?
이기적인 내가 당황스러워요.
알고 있어요.
***
괜찮아요.
그 순간에 당신은
어긋나고 있음을 알았으니까요.
자신의 실수와 연약함을
의식하고 있었죠.
있는 그대로 바라보던 그 순간에
당신은 나와 함께였어요.
변명과 합리화는 필요 없었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었습니다.
진실을 보았으니
용기를 내야지요.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어머니께 긴 통화로 안부를 묻습니다.
***
"엄마가 너무 화냈지?"
"아니?"
"그런가?? 흐흐. 엄마에게 서운하지 않았어?"
"아닌데~."
"어머니, 어제는 00이랑 실랑이하느라 전화를 못 드렸어요. 보고 싶다 하셨는데 죄송해요."
"괜찮다. 괜찮다. 고생한다~"
"네 어머니, 요 며칠 00이 공부 가르쳐주면서 자꾸 속이 상하네요."
"그래~ 원래 부모가 자식 가르쳐주는 게 엄청 힘든 거야."
아무렇지 않은 아들과
여전히 다정하신 어머니
그뿐입니다.
부풀린 근심이 드러납니다.
해석과 판단의 먼지를 닦고
그냥 그대로 바라볼 용기
쉽지는 않아도
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