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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Mar 20. 2024

부풀린 근심, 그뿐입니다.

#4.

아이에게 상처를 줬어요.


알아요.


어머니께도 죄송해요.


알아요.


어린아이처럼

제 기분 따라 행동했다고요.


네.


왜 아직도,

자기감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할까요?

이기적인 내가 당황스러워요.


알고 있어요.



***

괜찮아요.


그 순간에 당신은

어긋나고 있음을 알았으니까요.


자신의 실수와 연약함을

의식하고 있었죠.


있는 그대로 바라보던 그 순간에

당신은 나와 함께였어요.

변명과 합리화는 필요 없었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었습니다.


진실을 보았으니

용기를 내야지요.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어머니께 긴 통화로 안부를 묻습니다.


***

"엄마가 너무 화냈지?"

"아니?"

"그런가?? 흐흐. 엄마에게 서운하지 않았어?"

"아닌데~."


"어머니, 어제는 00이랑 실랑이하느라 전화를 못 드렸어요. 보고 싶다 하셨는데 죄송해요."

"괜찮다. 괜찮다. 고생한다~"

"네 어머니, 요 며칠 00이 공부 가르쳐주면서 자꾸 속이 상하네요."

"그래~ 원래 부모가 자식 가르쳐주는 게 엄청 힘든 거야."  


아무렇지 않은 아들과

여전히 다정하신 어머니


그뿐입니다.


부풀린 근심이 드러납니다.


해석과 판단의 먼지를 닦고

그냥 그대로 바라볼 용기


쉽지는 않아도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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