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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G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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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May 30. 2024

자랑할 게 많다 여긴 나를
용서하소서

나만 보았던 나를

자랑할 게 많다 여긴 나를 

당신을 찬양합니다.

저에게 오신 당신을 찬양합니다.


나만 보고

나를 가리고

나를 돋보이게 하고

내가 하려고

내가 이루려 했던 모든 것을

당신 앞에 모두 내려놓습니다.


이제야 내려놓습니다.

해보고 해 보고 또 해보고

그래도 안 된단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나서야

이렇게 벌거벗은 그대로

당신 앞에 나와 당신에게 안깁니다.


저를 용서하소서.

자랑할 게 많다 여긴 저를 용서하소서.

드러내려 인정받으려

구구절절 애쓰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럼에도 모든 것이 은총이며 은혜입니다.

이렇게 뱅뱅 돌아 당신밖에 없음을 알게 하신


저의 모든 고통과 두려움과 자신 없음과 인정 욕구

축 처진 찡그림과 가슴 치던 날들

나여서 참는다는 착각과

나만 깨달았다는 심각한 분리, 

못된 거부감과 허영심...


가렸다가 드러냈다가

나에게만 집중했던

이 모든 애처로운 노력들을 축복합니다. 


그 덕분에 지금 당신을 찾아

아니 당신께서 저를 찾아

지금 여기서 당신을 느끼고

찬양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종교가 있다. 각자의 우주를 갖고 있다. 그 우주는 너무나 섬세하고 개인적이고 은밀하여 설명할 수도 없고 자신조차 모르고 있기도 하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작은 우주, 

반복된 경험, 특수한 체험으로 쌓아 온 나만의 종교는

계속되는 담금질로 확장되고 발전되어야 한다. 


더 큰 세계, 미지의 나, 

은총과 영원의 느낌이 지난 후

내면에서 솟아난 깊은 감사


몇 번의 황홀하고 강력했던 경험 후에도

여전히 나는 죽어질 나를 붙들고

괴로워하며 미워하며 고통스러워했지만


살아있는 느낌도

죽어가는 느낌도

모두 다 확장을 위한 시간이었다.


계속해서 점점 더...

위를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애쓰는 나를 감싸안는

또 다른 존재에 가까워져,


이제껏 숨 쉬어 온 모든 순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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