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웅크리고 돌아앉은
등을 향해
빛이 노크를 한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자아를 붙잡고
기어코 미워하겠다고
기어코 원망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이에게
빛이 속삭인다.
그래도 사랑해.
그래도 사랑해...
누가 뭐라든
무엇이 잘못이든
어떤 비난과 질책에도
어떤 짜증과 분노에도
나는 너를 사랑해.
나는 나를 사랑해.
상처받아 아픈 나도 사랑해.
애써도 바뀌지 않는 나를 사랑해.
무능한 나도 사랑해.
용서하지 못하는 나도 사랑해.
사랑하기 싫은 나도 사랑해.
서서히 서서히...
몰래 따라 하다
몰래 등을 돌려
변치 않는 그쪽으로
가슴을 열어_
어둠마저 끝날 것 같은
바닥에서 솟구쳐
빛은 기어코
부서질 것 같은 자아를
산산조각 내어 흩뿌린다.
흩어져 사라져
모든 곳에 스며든 빛!
뿌려져 반짝이는 알갱이처럼
여기저기 하나로 연결된 채
작은 자아는 그제야
상대와 상황은 배움이었으며
모두가 빛이었음을 본다.
그래도 사랑해.
어떤 조건과
그럴듯한 상황 속에서도
내가 사랑이라서.
당신이 사랑이라서.
다행이다.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늘 내 곁에 있던 빛에게
오래 참고 기다린 사랑에게
나를 비워 자리를 내어 줄 수 있으니
부족하니 다행이다.
힘이 빠지니 다행이다.
그 안에 있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