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8
봄비가 내립니다산수유 꽃이 젖습니다잎 끝에 맺힌 물방울이떨어질 듯 망설입니다사랑은 짧았지만그리움은 길어이 빗속 길게 늘어져작은 연못처럼 남아 있습니다손끝으로 기억을 조용히 만져봅니다꽃잎인지흐르는 눈물인지기다림이 남긴 흔적인지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나는 오늘도산수유 꽃 아래 서 있습니다비가 멈출 때까지,아니, 멈춘 후에도.
쓰는 사람. 마음을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이야기 듣는 일을 하면서 마음을 일렁이는 일상과 작은 생각을 소분합니다. 많은 것들에 미안해하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