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을 기다리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깜짝 놀란다.
나는 제자리에 있는데 주변은 색깔이 바뀌어 있다. 책을 읽고 무엇인가 끄적거리는 습관을 들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그게 글이라고 모양새라도 잡아보려고 뭔가 의미 있는 주제를 만들어 쓰려하니 점점 어려워지기도 했다. 읽지 않으면 쓰지 않아도 된다. 읽는 시간이 줄어들기도 했다. 계절이 몇 번 바뀌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부끄러워지는 시간이다.
모호해졌다. 이 작업이 단순한 기록인지 더 나아지기 위한 훈련인지 질문해 본다.
반복해서 쓰는 글에서 성장하지 않은 소년을 발견한다. 무엇을 감추려 하는지 절대 넘어가지 않는 선이 있다.
드러내지 않는 글쓰기는 그만해야 한다. 충만하지 않았다면 내놓을 것도 없다. 좀 더 성숙한 생각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 여기서 접고 나중에 다시 열어보긴 하겠지만 일단 이대로 둔다.
함께 하는 시간들은 소중하다.
보잘것없는 글들이지만 그나마 엮어 놓을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것보다 그들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더 컸다. 함께 하는 시간만큼 서로를 알게 되고 그 공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문장의 힘에 감탄하곤 했다. 그들이 세 번째 책을 준비한다.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좀 더 좋은 책,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자 토론하는 모습이 정겹다. 그들의 성장만큼 함께 했음에 감사한다. 앞으로도 시리즈를 계속해서 열 권도 넘게 책을 내자는 다짐이 실현되리라 확신을 주는 놀라운 사람들이다.
돌아올 시간을 기약하며
재주도 없고 의지도 없지만 브런치 공간에서 몇 가지 시도를 해 보았고 지난여름 무더위 속에 멈춤의 시간으로 돌입했다. 멈춤의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비어버린 곳간과 늘지 않는 타자 실력이 모든 것을 재미없게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곳간을 채우는 작업을 시작하며 돌아올 수 있는 이정표를 남긴다.
말없이 떠난다면 돌아올 이유도 없겠지만 말하고 떠나므로 돌아올 의무가 생겼다. 그런 걸 초심이라고 한다.
다시 돌아올 때는 처음의 마음으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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