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뿌리와 날개 독자님들께 드리는 글

by 뿌리와 날개

공식적으로 싱글맘 타이틀을 달고 블로그에 글을 쓴지는 7년, 브런치는 1년 남짓이 되었습니다.


사연이 사연이다 보니 절절한 댓글들도 많았고, 초반에는 저도 그런 댓글들로 많은 위로를 받았기에 대댓글을 비교적 열심히 달았습니다. 그러나 일대일로 모든 댓글에 대댓글을 다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가 비효율적으로 많이 들어 집중해서 글을 쓰는데 제약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더군다나 브런치로 넘어오게 된 계기가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글을 본격적으로, 성의 있게 써보고 싶다는 이유였기 때문에 댓글에 구구절절 답글을 쓰기보다는 드리고 싶은 많은 말씀들을 잘 정리해 한 편의 글로 올리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브런치는 비밀 댓글 기능이 없기 때문에 사적인 대화가 불가능하여 사적인 질문에 대한 대댓글 또한 거의 달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입장을 정식으로 표명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댓글을 남겨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독자분들께 오늘은 꼭 한 말씀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독일 바이에른 주의 Chiemsee(킴 호)에 있는 Fraueninsel(여자섬)를 배에서 바라본 전경








아시다시피 브런치에 글을 쓰는 데에는 원고료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가들이 꾸준히 자신의 공간에서 글을 쓰고 브런치 북을 발간하는 것은 금전적인 혜택을 제외하고서라도 이러한 활동이 스스로에게 가치 있는 일이며, 한 발 더 나아가 본인의 창작 및 예술활동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도 어떤 형태로든 기여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독자분들의 긍정적인 댓글들은 작가에게 지나가는 말 한마디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확신이 없는 작가에게는 자신감을, 좌절한 작가에게는 용기를 주며, 글 쓰는 일이 무료해진 기성 작가에게는 활력을,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새내기 작가에게는 두근두근 설렘을 줄 것입니다.

상처받은 작가에게는 치유의 말이, 공격과 모욕을 받은 작가에게는 든든한 방패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음악가의 귀가, 요리사의 혀가 그렇듯 작가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글에 대한 민감성이 발달한 사람들이며 또한 글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비록 단 한 줄의 댓글일지라도 그 글을 쓴 사람의 정성과 마음을 온전히 느끼고 또 그로부터 큰 힘을 얻게 됩니다.








제가 쓴 글에 일차적으로 관심을 갖고 들어오셔서, 이차적으로 글을 정독하시고, 또 마지막으로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것으로 모자라 진심 어린 댓글까지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께 제가 일일이 답글을 드리지는 못해도 하나도 빠짐없이 댓글을 챙겨 읽고 있으며 늘 마음속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쓴 글에 대한 피드백이 궁금한 것은 작가로서 너무나 당연하며, 그 피드백이 긍정적일 때에는 더없이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기쁠 때에는 제가 글을 쓴 목적에 부합하는 독자님을 만날 때입니다. 제가 쓴 글로 위안을 받고, 용기를 얻으셨다는 분들의 댓글은 다시금 저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됩니다.


비록 모든 댓글에 답글을 달수는 없어도 여러분이 달아주시는 모든 댓글들은 제 마음속에 소중히 담겨있다가 다음 글을 쓸 때 훌륭한 자양분으로 쓰인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댓글까지는 아니더라도 읽고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 역시 감사드립니다. 알람을 보다 보면 제 글을 정주행 하시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정주행 중임을 알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쓴 글 순서대로 계속해서 좋아요가 뜨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면, 아, 이분이 지금 내 글에 빠져들어 하나씩 읽고 계시는구나 싶은 마음에 빙그레 웃음이 납니다. 서로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좋아요가 뜰 때면 그 순간만큼은 독자님과 제가 연결되어 있고 심적으로 교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작가로서 참 기분 좋은 일이지요.


댓글이나 좋아요 외에도 구독을 눌러주시는 구독자 분들 역시 감사드립니다.

제 글을 읽고, 이번뿐만이 아니라 제가 내놓을 다음 글들도 궁금해하실 분들이라는 점에서 구독자 분들은 작가에게 좀 더 장기적인 책임감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제가 도에 지나친 공격이나 모욕을 받게 될 때 굳이 외면하지 않고 대세에 반해가면서까지 저를 옹호하거나 본인도 동의한다며 힘이 되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치 혀보다 더 무서운 게 악플인 시대이며 굳이 악플이 아니더라도 나와 반대되는 세력과 부딪히는 일 자체가 힘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작가가 낯선 도전을 할 때, 세상에 반하는 발칙한 글을 쓸 때 작가 옆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는 것은 자체가 작가로 하여금 자기 검열에 빠져 머뭇거리거나 위축되는 것을 막아주며, 궁극적으로는 더 자유롭고 재기 발랄한 작가의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작품 활동을 돕는 일이 됩니다.


앞으로도 위축되지 않고 좋은 글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정적인 댓글 역시 원하시는 분들은 마음껏 쓰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으며, 사람이 열이라면 열 사람의 생각이 다 다른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저의 기본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본인이 쓴 댓글은 본인이 지우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남는 것이며, 앞으로도 수많은 저의 독자들이 함께 본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어딜 가든 사람을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글이며, 짧은 글귀 안에서도 글쓴이의 인격과 품성은 드러납니다.


저는 제 글에 대한 비판과 저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비난 및 모욕 정도는 비교적 잘 구분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사람이 누군가를 인신공격할 때에는 사안의 본질을 떠나서 그 사람이 가진 내면의 어떤 상처가 건드려졌을 확률이 높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래서 오은영 박사님 말씀처럼 그런 댓글을 볼 때면, 또는 그런 이메일을 받을 때면 그 사람의 감정은 그 사람에게 머물도록 두고 저는 저 자신에게 집중하는 편입니다.


제 글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질수록 그런 일은 더욱 자주 강도 높게 벌어질 텐데, 비판과 비난을 잘 구분하고 작가로서의 저 자신을 단단하게 다져가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3일 간 구독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1년 가까이 브런치 활동을 하며 독자분들께 언젠가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상상도 못 해본 구독자수를 얻고 있는 지금이 그때가 아닌가 싶어 감사한 분들께 이렇게 두루두루 인사드립니다.


저를 트위터에 소개해 많은 독자분들을 만나게 해 주신 “스밈”님께 정식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브런치에서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구독자도 없고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고 어설펐을 때 용기를 내라며 부지런히 방문해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또 구독을 추가해주신 다른 브런치 작가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 모든 것이 새내기 작가를 격려하고 응원해주신 다른 작가분들의 애정과 배려라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저 역시 함께 글을 쓰는 다른 작가분들께 힘이 되는 브런치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작가 소개에 나와있는 것처럼 저의 아픈 경험을 제 안에 가두어 혼자만의 상처로 남겨두는 대신 세상에 공개해 제 아픔이 다수를 위한 지혜로 쓰이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 글을 쓰다 보니 제가 나누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받게 되는 경험을 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글 쓰는 일을 사랑하고 또 제가 하는 일이 가치 있음을 믿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더욱 글 쓰는 일에 매진하고 제 삶을 지금처럼 잘 살아가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길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모든 것이 뒤숭숭하며 혼란스럽고 두렵지만 아무리 길고 어두워도 이 또한 터널일 뿐이며, 언제나 그랬듯 끝이 보이리라 믿고 소망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제 글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년 알프스의 끝자락, 독일 바이에른 주의 Chiemsee(킴제)에서




<이미지 출처>

https://lemondays.de/allgemein/ein-eigenes-buch-schreib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