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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버려야 얻는다

챕터 7. 선명한 경계선으로 지켜낸 나

by 노마드 써니

<챕터 7 미리보기>

- 남아공의 자연은 넋놓고 입벌리고 20분간 쳐다봐도 시간가는 줄 모르게 천국같다.

- 하지만 디지털노마드는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전기공급에 주의해야한다!

- 바쁘고 이벤트 많고 레스토랑 빽빽하게 있는 곳에서 지내려면 Sea Point, Camps Bay 에서 지내고

- 조금더 chill 한 바이브를 느끼고 싶다면 Kalk Bay, Muizenberg 에서 숙소를 구해라

- 서핑을 배울거라면 마찬가지로 뮤젠버그로 가라

- 한국인에게 남아공 무비자는 90일이 아닌 30일이다.

- 나를 지키는 행동은 상대방이 나에게 무슨 행동을 하냐와 관계없이 그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나의 대처에 달려있다.



***


내가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보다 코리빙을 찾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내가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에 이 생활을 하는 다른 이들을 만나고 디지털노마드로 살기에 필요한 모든 제반사항들을 내가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이미 잘 갖춰진 곳이기 때문일거라.


숙소는 숙소대로 예약하고 코워킹을 가면 되지 않아? 코워킹과 코리빙이 어떤 차이가 있냐고, 코워킹에서 만나면 되지 굳이 같이 살 필요가 있어? 라고 한다면, 코워킹은 연애고 코리빙은 말그대로 동거다. 같이 살면서 쌓는 유대감은 잠깐 하루에 몇 시간 가장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나의 삶을 공유하는 것은 가장 농도가 짙은 교류다.


이런 교류를 통해서 맺는 우정과 사랑은 짧은 시간이더라도 그 깊이가 달라진다. 우리 만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얘기까지? 하지만 그렇게 된다.




우리가 빌린 에어비앤비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는 인터넷의 질적인 부분이 보장되지 않는 것도 다른 옵션보다 코리빙을 선택하는 큰 이유다. 코워킹은 이런 걱정을 하지 않지만,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어느 호텔이나 인터넷이 당연히 있지. 그런데 그 인터넷이 얼마나 빠른지, 영상통화가 가능한 속도인지는 알 수가 없다. 여기에 방 안에 일을 할 수 있을 만한 제대로 된 책상이 있는지 의자가 너무 불편하지는 않은지도 확인이 어렵다. 코리빙은 디지털노마드들이 모이는 곳이라, 인터넷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확인을 하는 것이 기본이고, 보통은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해도 편한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나미비아에서 남아공으로 넘어올 때에 나는 코리빙을 찾지 않았다. 썬앤코에서 만난 남아공친구 아이린과 함께 코리빙에서 만난 다른 친구들을 초청해 우리는 바다 앞에 2층집 에어비앤비를 같이 빌렸다. 1층에는 거실공간과 부엌이 있고 2층에는 방들과 화장실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1층에서 주로 일을 하고 같이 식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고 2층에서는 잠을 자고 휴식을 취했다.


진짜 풍광이 끝내줘요!


남아공은 사실 디지털노마드에게 편한 환경은 아니다. 자연환경은 여기가 천국인가 하고 생각할 정도로 끝내주고 멋있는 곳이 많은데, (공항에서 우버를 타고 들어올 때 핸드폰을 단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바깥 풍경만 입 벌리고 쳐다봤다) 결정적으로 남아공은 전기공급이 원활하지가 않다. 로드쉐딩이라고 해서 (Load Shedding) 남아공의 전 지역은 일정시간 전기가 끊긴다. 전기가 공급이 중단되는 스케쥴은 앱을 통해서 공지가 되고 수시로 달라지기 때문에 통화가 많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치명적인 부분이다. 한국인에게는 한 가지 더 추가되는 부분이 있는데. 정말 안타깝게도 2019년부터 한국인은 남아공 무비자가 3개월에서 1개월로 축소되었다. (외교부 내 3개월 돌려놓으세요!! 엉엉)


아이린은 스페인에서부터 남아공에 디지털노마드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내가 안세우코리빙에 있을 때 통화하면서 함께 남아공 일정을 확정짓다가 내가 계획한 3개월을 머무를 수 없음을 알게 되고 나는 당시 패닉에 빠졌었다. 스페인 내에 있는 남아공 대사관에 연락하고, 잠시 들릴 영국 런던에 남아공 대사관에도 연락을 했는데 전화통하하니까 그러더라. 나는 스페인이나 영국의 영주권자로 지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3개월을 남아공에서 있으려면 대한민국에 있는 남아공 대사관에 비자신청을 해야한다고. 그 때 진심으로 한국에 가서 비자를 받을까 고민도 했다. 남아공을 거기까지 가서 한 달만 있다가 온다는 게 말이 안되지. 게다가 아이린이 해변에서 고래를 볼 수 있는 웨일 트레일(Whale Trail)도 이미 예약을 마친 상태였는데, 마지막으로 고래를 본 게 호주에 있을 때였어서(꼬박 4년 전), 정말 꼭 더 오래 있고 싶었다. 그래도 별 수 있나 한국까지 갔다오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에 1월 한 달로 마무리하고 나오기로 결정을 하였다. 여러분, 대한민국 여권 파워가 항상 순위권에 있어도 비자 확인 꾸준히 하셔야 해요! 대한민국 여권이 좋아도 단기 여행에나 좋지 장기로 저처럼 다닐 때에는 유럽에서 쉥겐 지역에서의 날짜를 세어야할 때나, 남아공에서는 슬픈 경우가 있답니다.


구름에 가려서 안보였지유? 그나저나 이 때 엄마가 사진보고 나 아프리카 가더니 흑인된거냐고 왤케 탔냐고 뭐라했음


남아공에서의 시간은 작은 규모의 팝업코리빙(pop-up coliving)이었다고 친구들끼리는 얘기를 한다. 코리빙에서 만난 마음 맞는 친구들이 우리만의 코리빙을 만들어보자, 하는 것이었으니까.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을 내려놓으면 그 어디보다 아름다운 곳에서 우리의 시간을 만들자.


우리가 구한 에어비앤비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밀집한 케이프타운 중심부의 캠프베이(Camps Bay)나 씨포인트(Sea Point), 그린포인트(Green Point)에서 벗어나 코크베이(Kalk Bay), 뮤젠버그(Muizenberg)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참고로 시티센터에서 지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노숙자의 수가 크게 늘었는데, 이들이 밀집한 곳이 시티이기 때문. 강도나 집에 도둑이 드는 경우도 시티가 월등히 많다.


우리가 빌린 집은 코크베이에 위치해 있었는데, 집 바로 앞에는 바다물을 막아놓은 작은 수영장(Tidal Pool)이 있어서 언제든 우리는 일하다가 나가서 잠깐 몸을 담그고 수영을 하고 들어왔다. 10-15분 정도 걸어서 간편한 등산을 할 수 있는 에코밸리 트레일도 위치해 있다. 가까운 곳에 잠깐 자연 속에서 나를 환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장기여행, 한달 살기를 해본 분들은 한국에서의 삶이 부족한 부분이 이 부분이라는 걸 느끼지 않을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밀집에서 도시에서 사는데 빌딩숲에서 하늘 한뼘을 찾으려면 고개를 올려다보는, 그것도 빈 하늘 외엔 자연을 찾을 수 없는 생활이 과연 정상일까. 헌터 개더러 시절에는 자연 속에서 뛰어놀고 우리 몸에는 현대적인 생활보다 그 때의 유전자가 훨씬 더 강하게 남아있을 터인데. 뉴욕에도 센트럴파크가 있어서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내려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는데. 자연속에 있을 때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받는 치유의 힘은 그 무엇보다 크다.


일을 다 마치고 나면 우버를 타고 파머스마켓으로 향했다. 다양한 코팅을 묻힌 아몬드도 한 봉지 사고, 생맥주를 받아다가 자리에 앉아서 쭉쭉 들이켠다. 마켓이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곳은 Blue Bird Garage Food and Goods Market 이었다. 영국인 친구 제시카와 뭘 먹을지 음식구경을 하다가 반지를 샀다. 뜬금없지만. 제시카는 피자를, 나는 고기를 사서 앉아서 먹고 디저트 구경을 했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은 싫으면서도 음식 구경은 참 재밌다.


피자가 있어 행복한 내친구 제시카. 랍스터 먹어서 행복한 나. 마켓에서 밀크타르트 드세요 맛나요!


등산을 가거나 서핑을 하러 가기도 했다. 에코밸리의 등산로 입구를 지나면 크게 가파르지 않지만 잘 정돈된 등산로를 따라 걸을 수 있고 거대한 폭포는 없지만 똑똑 소리를 내며 물방울이 떨어지는 절벽을 지나간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린은 여기서 많이 뛰었다고 했다. 나에게 등산로에 계절에 따라 보이는 꽃들, 내가 못보고 떠날 꽃들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뮤젠버그는 서핑하기 좋은 파도로 유명한데, 서핑스쿨이 여러 곳 있어서 패키지로 결제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서핑을 배울 수 있다.


케이프타운에서는 매월 첫주 목요일에 모든 갤러리가 무료로 오픈된다. First Thursdays 라고 불리는데, 시티센터에서 줄지어 모여있는 갤러리들을 무료로 관람하고 저녁식사를 하기에도 매우 좋다. 조금 걸어가면 스트릿푸드 점포들도 있다. 케이프타운의 모두가 모이는 느낌이다. 걸어다니다보면 친구들도 자주 마주친다. 내가 간 날에는 퍼포먼스 아트를 비롯해서 이제까지 먹어본 중에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까지, 거기에 동생들 줄 선물 쇼핑을 더해서 하루를 마감했다.


선물을 하는 것은 상대가 누구든지 쉽지가 않다. 게다가 나는 한국에 자주 가지 않기 때문에 선물을 사오는 것이 애매한데, 나라마다 기념품을 샀다가는 몇달동안 고스란히 짊어지고 다닐 짐이 되기 때문이다. 남아공에서는 그래도 3월에 한국에 갈 계획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샀는데, 엄마를 위해서는 편한 여름 드레스를, 다른 식구들을 위해서는 티셔츠를 샀다. 왜 옷이냐고 하면 실용성도 있지만 내보이기에도 좋고, 기념품임을 드러내는 장소의 특징을 크게 드러낼 수도 있달까.


카페에서 일할 때. 쇼핑하고 선물사려면 돈을 벌어야겠쥬?


나는 이 때 케이프타운에서 내 옷들도 물갈이를 했다. 나는 한국에서 입는 옷들과 한국 밖에서 입는 옷들의 간극 차이가 큰 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넣어놨던 옷들 중에서 분명히 제일 좋아하는 옷들로 채워서 나왔는데, 이미 코로나 이전에 계속 입었던 옷들이어서 그런지 이 쯤에는 질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분명 그 전에는 옷에 눈이 안돌아갔는데, 제시카 말로는 이 때 내가 미쳤었다고. 정말 한 가게를 걸러서 들어가서 옷을 사들고 양 손에 쇼핑백을 들고 나왔다. 린넨 옷들이 좋았다. 이렇게 짐을 늘리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일단 항상 수화물이 2-3키로는 여유가 있게끔 짐을 유지하는 편이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쇼핑으로 인해 짐이 늘어나게 되면 한국으로 우편을 보낸다. 아무 나라에서나 하지는 않고, 우편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을만한 곳에서만 부친다.


이렇게 무거워진 가방을 질질 끌고 나는 다음 나라로 향하지만 가방은 무거워도 마음은 가벼웠다. 사실 남아공에서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나미비아에서부터 만들어진 친구의 인연들 중에 정리한 인연들도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나와 생일도 똑같은 제이슨. 첫 만남부터 우리는 서로 나눌 얘기가 많았고 방도 옆방이라 아침에 운동하러 가라고 깨워주기도 하고 산책도 같이 다니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었다. 나는 나미비아에서 더 있었지만 제이슨은 나미비아에서 한 달, 남아공에서 한 달을 보내고 모로코에 갔는데 내가 남아공에 있으면서 조금씩 우리 관계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제이슨은 일주일에 한 번씩 나에게 전화를 하고, 우리는 두시간 이상 통화를 한다. 하지만 제이슨은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안되어서 연애를 할 생각은 없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마음을 쏟는게 맞나? 친구는 연인보다 덜하다, 못한 관계다, 이런 뜻이 아니고 어느 순간부터 제이슨과 나와의 커넥션에서 서로를 아끼는 밸런스가 많이 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보이더라는.


내가 다닌 서핑샵


나는 50 대 50을 믿지 않는 사람이다. 50 대 50인 순간도 있겠지. 하지만 난 절대 반반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건 환상이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인간관계에 있어 상호작용하는 나와 너 사이의 에너지는 흐르는 것이지 고여있는 것이 아니니까 반반이라는 갈라진 박스 안에 그만큼만 딱 채우며 있을 수는 없다. 인간관계에서 반반은 스쳐지나가는 찰나일 뿐이지. 그보다는 내가 목표로 하는 인간관계는 그것이 친구이든 연인이든, 나는 나를 위해, 또 관계를 맺는 상대를 위해 최대한 나 스스로를 돌보고 그 돌봄으로 인해 마음과 생각,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상대방이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어려운 순간에 함께 있어주는 것. 그리고 상대방도 나의 그런 순간에 나와 함께 있어주는 것이다.


다만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이라면 관계 안에서의 나와 너는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어서 그리고 표현을 할 수 있어서 '아, 내가 지금 나 스스로를 돌보는 데에 도움이 필요하구나. 도와달라고 해야겠다.'를 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도 애정어린 관찰을 통해 '어, 얘 지금 내 도움이 필요한 것 같은데 맞냐고 물어봐야지.'를 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 서로를 돕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그래서 한 사람이 스스로를 포함해 둘을 업고 끌고 가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우리말로는 처음 표현해보는 것인데, 참 말로 하니까 추상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인간관계에서 너무나도 많이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다. 한 사람이 둘을 업고 가게되면 그 피로감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원망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관계의 모습이 아니다.


걷든 뛰든 다 좋아요


제이슨은 나보다 8살이 어리고, 나에게 많이 의지하고, 항상 나에게 조언을 구했다. 너는 현명하고 똑똑하니까. 너는 나를 잘 아니까. 나는 이런 상황에서 뭐라고 말해야할지 표현을 잘 못하는데 너는 잘 하잖아. 너는 항상 좋은 답을 알고 있잖아. 그래서 나 뭐라고 말하면 돼? 처음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들이 많았는데 점점 대화의 방향과 흐름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고 나니, 대화 중에 얘가 나를 응원한다고 하지만 그 응원들이 점점 와닿지 않게되는 순간들이 늘어났다. 결국 나는 나만 돌보는게 아니고 얘도 돌보는 느낌인거지. 내가 뭘 하는거지? 내가 이 정도의 에너지와 애정과 관심을 쏟는 건 절친이나 연인이지, 새로 사귄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친구에게 이러는 건 나에게도 얘에게도 좋지 않아. 아니, 나는 이정도의 에너지와 애정과 관심은 절친과 연인에게 쏟고 싶고, 새로운 사람은 조금 더 천천히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좋아. 심지어 베프와도 한 달에 한 번 2시간 정도 영상통화를 하는 정도인데, 매주라니.


두 달을 그렇게 통화를 하면서 오히려 점점 이성으로 좋아하는 감정으로 번질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오니

나는 선을 긋기로 했다. 너는 나를 이성으로 보는 건 아니잖아, 그치? 먼저 이 부분을 확인했고, 솔직하게 내가 느끼는 점들을 털어놨다. 그리고 얘기했다. 최소 6개월간은 연락을 안하고 싶다고. 그리고 6개월 이후에 내가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 때 연락하겠다고. 그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렇게 그 관계를 버림으로 나는 나를 지켰다. 솔직히, 정말 정말 많이 홀가분하더라. 내 몸이 바로 가벼워짐을 느낌으로 나에게 내가 옳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려줬다. 나와 그의 관계를 지켜보던 다른 친구들도 나의 결정을 듣더니 박수를 쳐줬다. 너무 잘했다고. 기울어진 그 관계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네가 제이슨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어려웠다고.


많은 이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스스로에 대해 배운다. 일상을 더 잘 사는 법도 배운다. 나는 또 이렇게 배우고 배운 것을 실천하면서 나를 지켰다. 나를 지키는 경험들이 쌓이면 나는 나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나는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된다. 한국을 떠나 여행자로 살아온 2014년부터의 삶, 2019년부터 시작한 디지털노마드의 생활, 나에게 이렇게 끊임없는 가르침을 주고, 내가 나를 스스로 키울 수 있게 한다. 하, 그럼 또 다시 떠나볼까, 다음 가르침을 향해, 나를 키우러.


여름 시즌에 있는 야외콘서트






<챕터 7에서 빠진 에피소드들>

* 스텔렌보쉬 와이너리 - 와인트램

* 라이언헤드를 비롯한 등산코스

* 베이커리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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