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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은부드러워 Nov 09. 2019

애티튜드로 브랜드를 완성하다

브랜드 에티튜드에 대하여

덕업 일치와 브랜드


성수동에 갈 때면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라는 수제 맥주 집에 들르곤 합니다. 평소 마셔보지 못했던 다양한 수제 맥주를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맥주에 미쳐있어'라고 매장 분위기는 말하고 있습니다. 100여 개 이상의 수제 맥주, 매장을 둘러싼 양조 통과 맥주 탭 등. 맥주의 온갖것들의 분위기에 휩싸이다 보면 맥주의 맛에 보다 쉽게 몰입할 수 있죠.



덕후가 진정한 가치를 만든다. 창업자 김태경 대표는 말했습니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맥주 덕후들이 이끌어나가는 가게입니다. 김태경 대표 역시 컨설팅 펌에서 일하다 맥주라는 골목길로 빠져들었죠. 브루마스터 유학을 다녀온 사람, 맥주 책을 쓴 사람 등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구성원은 모두 맥주 덕후라는 지점에 그 공통점이 있습니다. 회사 자체가 덕후 집단인 것이죠.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경기도 이천에 양조장을 직접 운영하고 맥주 문화의 선진화를 위해 브루잉 아카데미를 조성하죠. 무언가를 미치도록 빠져있는 사람들의 애티튜드는 엄연히 구별됩니다. 제품을 대하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몰입감이랄까요. 그런 압도적인 분위기는 결국 어메이징 컴퍼니 만의 유니크한 브랜드를 만드는 거겠지요. 덕후가 만드는 브랜드의 컬러가 강력한 것은 그들이 갖는 진정성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흔히 성공한 브랜딩에 대한 요소를 그 브랜드는 ~다움이 있어.라는 말로 정의하곤 합니다. 나이키 다움, 블루보틀 다움, 애플 다움, 배달의 민족 다움입니다. 브랜드 다움을 잘 다듬어낸 브랜드의 내면을 살펴보면 나이키스러운, 애플스러운, 배민스러운 사람이 꼭 그 안에 자리 잡고 있죠. 브랜드를 만드는 주체가 결국 사람인 점을 복기해보면 "브랜드 다움" 은 얼마나 브랜드와 혼혈 일치된 구성원을 모집하느냐에 달려있을 수 있습니다.



매뉴얼화


 덕후 집단의 한계는 확장성입니다. 맥주에 미쳐있는 덕후가 한정된 만큼 브랜드의 확장성 또한 제한될 수 있죠. "1,000개의 기업을 1개의 매장을 운영하듯이 모든 것을 매뉴얼화해라. " 프랜차이즈의 선동이 된 맥도널드의 시작은 매뉴얼화였습니다. 작은 규모에서 큰 규모로 가는 기로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규율과 매뉴얼입니다. 통제 범위에서 벗어난 넓은 지역, 많은 사람이 한 가지 방향성으로 수렴시키려면 브랜드가 지켜야 할 정수가 담긴 매뉴얼이 필수죠.


 구성원 간의 일관성은 브랜딩은 물론 비즈니스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흔히 브랜드의 균열이 일어나는 지점을 확인해보면 구성원 간 브랜딩 관점의 미스매치에서 귀결될 때가 많습니다. 카페를 찾은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것인가. 혹은 정중하게 적당한 거리를 둘 것인가. 바리스타의 성격과 순간적인 기분에 좌우될 수 있죠. 둘 다 좋은 접근이지만 결과적으로 고객에겐 일관되지 못한 경험입니다.


 브랜드 만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매뉴얼화입니다. 내부 구성원 간의 공통된 방향성을 설정하고 규정짓는 것이죠. 스타벅스는 전 세계 어느 지점에서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되도록 많은 부분을 규정합니다. 동일한 복장, 레시피, 원두, 직원들의 행동방식이 정해져 있죠. 경영학자 마이클 거버는 "위대한 사업은 비범한 사람들이 아니라 비범한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말을 남기며 효과적인 비즈니스의 요소로 시스템화, 매뉴얼화를 집어냈습니다.


 "규율은 창의성과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는 말합니다. 오히려 브랜드 다운 규율과 매뉴얼의 제약 안에서 보다 더 브랜드 다운 창의성이 나온다고 그는 말하죠. 매뉴얼과 규율을 통해 구성원의 방향을 일치시킬 때 보다 뚜렷한 브랜드 색체가 나올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힘이 강한 기업의 공통점은 기업 내부에서의 모종의 타이트 한 합의가 선행된 경우가 많죠. 흔히 말하는 인터널 브랜딩입니다.   



배달의 민족의 사규.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



무인양품에서 포도주를 만든다면?


 브랜드 다움이란 것은 모호한 개념입니다. 특정 제품에서 느껴지는 브랜드 다움을 전혀 다른 제품에 이식시키는 행위는 매우 어려운 일이죠.


 무인양품의 CEO 하라 켄야는 "무인 양품스러움"의 대부분은 내부 구성원의 토론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무인양품의 상품 개발자는 "무지란 무엇인가?" 란 어쩌면 철학적이 모호한 개념에 관해 끊임없이 묻고 동료와 대화를 나누면서 무지스러운 상품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무지에서 포도주를 만든다면? 어쩌면 비즈니스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질문을 통해 무지다운 적확한 포인트를 다듬는 것입니다.


수많은 제품을 다루지만 그 안 에는 '무지스러움' 담겨있다.


 브랜드에 대한 모호한 개념을 구체화시키는 일은 극단적인 질문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전혀 다루지 않을 것 같은 제품을 자신의 브랜드에 대입해보며 브랜드를 정교화시키는 것이죠.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면? 아마존이 오프라인에 진출한다면? 무의미해 보이는 질문을 내부 구성원끼리 지속적으로 나누다 보면 브랜드 다움에 대한 에센스가 뽑아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브랜드 다움"에 대한 진지한 스탠스가 있어야만 극단적인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결국 구성원 간 얼마나 브랜드에 대해 진정성있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구성원 간 브랜드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을 갖는 다면 '다움'이라는 일치는 나오기 어렵죠. 구체적인 브랜드의 테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내부 구성원간 합의 된 일관된 보이스입니다.



압도적인 애티튜드


"압도적인 애티튜드"를 통해 완전히 차별된 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 도 있습니다. 블루보틀 역시 브랜드만의 가장 큰 차별화를 호스피털리티(환대)에 방점을 두죠. 바리스타가 보여주는 장인정신은 물론 고객과 바리스타의 정서적인 커넥션을 통해 커피라는 취향 물에 대한 온전한 몰입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 자체가 브랜드다." 블루보틀 CEO 브라이언 미한은 블루보틀 다움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바리스타라고 말합니다. 그들의 애티튜드와 호스 틸리 티 정신이 곧 블루보틀을 만드는 것이죠. 창업자 프리먼 역시 카페에 들어와 고객이 겪는 가장 중요한 경험은 간판이나, 배너, 단어, 그림이 아닌 친절한 커피 전문가들이 만든 맛있는 커피다.라고 말합니다.


 

스타벅스가 많은 불편에도 불구하고 고객 호출을 위해 바리스타가 직접 고객을 호명하며 커뮤니케이션하는 부부분 역시 고객과 바리스타의 정서적 커넥션 때문이겠죠. 기계와 대화하는 것이 아닌 바리스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애플은 애플의 제품의 온전한 소비자 경험을 위하여 애플스토어를 만들고, 거기에 애플스러운 사람을 다수 채용합니다. 애플스토어를 방문할 때 볼 수 있는 수많은 애플 매니저들은 결국 애플이라는 브랜드 다움을 설명하는 강력한 전파자인 것입니다. 브랜드에게 있어 누가 고객이냐 만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파느냐도 중요하죠.


브랜드의 이미지와 정서를 구축하는 것은 결국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교류입니다. 삶의 다채로운 맥락 속에서 고객은 브랜드의 매력을 총체적으로 경험하죠. 그 맥락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인간과 인간이 나누는 정서적 교감입니다. 브랜드 정서는 결국 내부 구성원과 고객 사이에 이뤄지는 소프트 터치에서 증폭되기 마련입니다.



인재, 인재, 인재


브랜드 다움의 모호한 퍼즐을 완성하는 조각은 결국 사람입니다. 한 축은 고객이고, 한 축은 브랜드 내부 구성원이겠지요. 리츠칼튼의 회장은 우리는 신사숙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사숙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고객의 태도와 정서를 만들어내는 것은 구성원의 동일한 태도와 정서일 수 있죠.


스티브 잡스가 애플스러움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집했던 것은 첫 째도 인재, 둘째도 인재였습니다. 잡스는 애플스럽지 않은 B급 인재가 애플 사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에 극도로 분노했습니다. 애플스러움을 해치는 요인은 결국 내부에서의 불협화음에서 시작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타이트하게 짜인 매뉴얼, 우리만의 브랜드 다움은 뭘까?라는 활발한 내부 토론, 차별화된 압도적인 애티튜드를 적립하는 것. 브랜드 다움의 진정성 있는 조각을 조립하는 것은 결국 내부 구성원입니다. 브랜드가 힘주어 말하는 포인트를 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가. 가 핵심이죠.


경영학자 대니스 리 욘은 위대한 브랜드의 첫 번째 조건으로 내부 구성원 간의 정서적 연대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속한 진정한 사업은 무엇인가?"  존재론적인 진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보며 구성원 간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을 만들어내야 하죠. 내 브랜드의 구성원은 진정성이 있는가. 덕후 집단인가. 결국 경쟁이 심해지는 브랜드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는 브랜드는 진정성 있는 구성원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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