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섯 번째 직장-2

회사에서 가장 불편했던 시람은 바로 사수

by 이경


힘들게 면접 과정을 거쳐 입사하게 되었던 첫날

디자인팀에는 과장님과 나 이렇게 둘 뿐이었다.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들과는 다르게 업무 포지션은 확실하게 나뉘어있어서

오로지 디자인 작업을 하는 데에만 집중해서 하고, 여러 팀에서 디자인 요청을 해주면

커뮤니케이션하며 원하는 이미지 작업을 해주는 것만 잘해주면 된다.


내 사수는 대기업 디자이너 출신으로 실력이 아주 좋았고, 같이 작업을 하면서

제작하는 과정에서의 깨알 팁이나, 노하우 같은 것들을 많이 듣고 배우며 우리 회사의 디자인

스타일들이 어떤 콘셉트를 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내가 막상 디자인을 하면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결과물이 나왔다. 그래서 사수는 매일

한숨이 깊어만 졌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 둘 사이의 분위기는 더욱 삭막해져 갔다.


어떤 때는 사수가 항상 내게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아 성격이 원래 그러신 건가,

아님 나와 합이 맞지 않아서 내가 싫으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다른 팀들의 직원들과는 대화할 때면 웃음이 많았고, 나와 이야기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어두운 모습을 보였다.


일할 때 나에게 디자인적으로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도움을 준 것은

프로젝트를 빨리 쳐내 야했기 때문에 일적으로는 많이 알려주고, 조언을 해주 신부분이

고맙고 같은 팀이니 앞으로 더 친해져야 일할기 편할 것 같다는 마음에

용기 내 대화를 걸어도, 사수는 거의 단답으로 끝내거나 듣고도 대꾸를 해주지 않으셨다.

나는 속으로 '내가 일을 못해서 그런가?' , '내가 그냥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

하는 생각이 가득가득. 서운한 마음에 일하는 시간이 항상 외롭고 힘들었다.


면접 때는 그렇게 이 회사에 들어와서 많은 디자인들을 해보고 싶었던

모습은 어디로 다 사라지고, 그냥 디자인이 싫어졌다.

실력도 늘지 않고 회사와의 집의 거리도 있었던 만큼 집에 가면 쉬기에 급급하고

더 발전시켜 보려는 노력 할 힘이 나지 않았다.

3개월의 수습기간이 있으니 나도 이 회사에서 못해먹겠다 회사에서 날 자르게 만들자가

내 목표가 되었다.


그렇다고 업무시간에 놀고, 딴짓한 게 아니라 시키는 대로 결과물을 내기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점심시간에는 다른 팀 사람들과 어울리고, 일할 때 사수와 나는

서로 각자의 일만 했다. 일적으로 이야기가 필요할 때 빼고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인걸. 같은 팀이라고, 바로 직속 상사라고

그 상사가 나를 더 챙겨주고 사이가 꼭 좋아야지 일하기 편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내 에너지가 일과 자기 계발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에만 더 집중되어 있으니 자꾸만

더 힘들어졌다. 내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져만 갔고 수습이 끝나고 나는

바람대로 바로 회사를 나오게 됐다. 예상대로 회사에서도 내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느낀 것


회사에서 마지막 근무를 한 날, 사수가 나에게 저녁밥을 사준다고 했다. 우리는 밥을 먹으며

그동안의 서로의 감정을 털어내며 약간의 오해들을 풀고 서로를 위하는 형식적인 말들을 해줬다.

"그동안 감사했어요"..

" 더 좋은 회사 갈 거야, 그때는 힘들어도 쉽게 포기지 말고 오래오래 있어"


그리고 어차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힘들었던 순간들을 얘기하며 물었다


"사수님, 저는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가기엔 항상 벽이 있는 것 같았어요~

저의 착각일까요?

"사실 내가 일부러 그런 게 맞아, 같은 팀끼리 너무 친하게 지내는 게 부담스러웠거든"


나는 이때의 이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겠다.


단 한 가지는 더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이 내 맘처럼 다 행동하고, 생각하지 않다는 것을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다 적용되지 않는다는 걸.

그러니까 사람들 각자의 생각과 취향을 존중하고 넘겨버릴 수도 있어야 된다는 걸.


그걸 일일이 알려고 하고, 관계가 내 뜻대로 되길 바라는 건 바보 같은 바람이었다.


이번 회사에서 깨닫고, 느낀 건


1. 중요한 건 사람도 사람이지만, 관계에 집착하지 말 것.


2.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회사와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맞고 내가 가진 능력을 높이 알아주는

회사에서 일해야 성과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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