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왜 좋냐면(2)
겨울이 좋은 이유 두 번째 이야기
함박눈이 오고 난 뒤에 눈이 많이 쌓인 날들에 있었던 이야기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자동으로 행복해지는 광경들을 많이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집 앞 공원에서 어떤 아이와 가족들이 함께 눈사람을 만드는 장면이다.
그 아이와 가족들은 눈 사람을 만들기 위한 작전회의를 열고,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열심히인 모습이었다.
잠깐 지나가면서 보았지만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참으로 무해하고 마음이 펴지는 광경이다.
살아가면서 사랑스러워 보이는 존재를 한 곳에서 많이 마주하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아이와 가족분들의 순수한 모습이 참 사랑스러워 보였다.
마침 협심해서 눈을 만들 타이밍에 그곳을 지나가게 되다니, 난 살아가면서 행복한 장면을
자주 발견하게 되는 좋은 운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어렸을 적 품었던 마음이 되살아나고 굳어있던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 지어진다.
이제는 어린아이들을 볼 때면 어느덧 내가 나이를 먹은 어른이 된 것을 더 체감하게 된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내가 꼭 나이를 많이 먹은 어른처럼 보이지만,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로 30이란 나이를 넘고, 삶의 무게와 나에 대한 책임감이 점점 더 무겁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또 다른 날 아침. 함박눈이 오는 출근길에, 함박눈을 소식을 듣고 외출한 듯한 신이 난 모습과
해맑은 표정으로 눈을 구경하는 어린아이의 모습과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오셔서
부단히 더 살피고 챙기시는 아이 아버지의 다정함을 보았다.
한 껏 신난 그 아이의 표정을 들여다보게 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피식 터져 나오고
눈 오는 날의 좋은 경험과, 즐거운 추억들이 아이의 하루에 가득하기를 바라본다.
올 겨울에 또 하나 바라는 점은 쌓인 눈 위를 밟고 지나간 강아지의 발자국을 또 눈에 담아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작년 겨울 과거의 눈사람 만들기를 회상하며 그때처럼 대형 눈사람은 아니지만
작고 동그랗게 만든 눈사람을 공유하면서 겨울이 좋은 이유(1), (2) 글을 마친다.
동그랗게 잘 만들어진 눈 사람 같은데
마치 배스킨라빈스 더블주니어와 같은 아이스크림
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 코입이라도 만들어줄걸.
내가 만든 눈 사람은 아니지만
같은 아파트 주민분이 아파트 입구 옆 기둥 위에 만들어 놓으신
눈사람이 귀여워서 같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