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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Oct 28. 2023

건강을 찾아서

체질 MBTI, 8체질

한동안 내 소울푸드는 '콘칲'이었다. 즐거워도 콘칲 생각이 나고 기분이 울적해도 콘칲 생각이 나고 스트레스받을 때도 콘칲 생각이 났다. 식후에도 입이 심심하다며 콘칲 생각을 하곤 했다.

맛도 맛이지만 바삭거리면서 씹히는 그 식감에 빠져 있었는데 그런 뒤에 느껴지는 약간은 짭조름하면서 살짝 스쳐 지나가는 달콤한 맛. 맥주와도 찰떡궁합이다.  단 시간 내에 도파민을 쫙 끌어올려서 기분을 쾌하게 만든다. 즉각적인 반응이다. 사실 평소에 과자를 거의 먹지도 않았던 내가 콘칲에 쾌함에 빠졌던 이유가 있었다. 먹던 음식들을 끊는 연습을 하다 보니 주전부리에 대한 욕구가 콘칲으로 몰렸던 것. 과자 중에서도 콘칲을 먹었던 건 콘칲이 옥수수 베이스였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콘칲을 먹지 않지만 이 증상은 8체질을 하고부터 한동안 생겼던 부작용 중 하나였다.


8체질 의학을 바탕으로 내 체질에 맞는 식단으로 음식을 먹은 지 이제 반년이 됐다. 8체질은 사람의 체질을 8가지로 분류하는데 각 체질이 가지고 태어나는 선척적 장기의 강약이라든지 그 체질에 맞는 섭생과 생활방식이 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질병의 원인은 체질에 맞지 않은 섭생과 생활방식에서 찾기 때문에 섭생과 생활방식을 올바른 방향으로 고치고 치료한다면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관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체질마다 병의 원인도 다르고 치료법도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강하게 타고난 장기와 약하게 타고난 장기의 균형을 맞춰서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한다.


섭생, 식생활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입맛이라는 게 굉장히 오랜 기간 형성되어 온 습관이어서 몸에 안 좋다는 걸 알아도 혀에서 느껴지는 짜릿함을 놓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고, 아쉬운 사람이 뭔가를 바꿔도 바꿔봐야 했다.  사실 8체질이라는 게 양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여러 이견이 많고, 심지어  한의학 안에서도 이견이 있다. 이견이 많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만 내가 6개월 간 해보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로감이 심하고 팔다리에 힘이 없고 기력이 없었다. 몸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그맘때 코로나를 앓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요로결석까지 왔다. (요로결석 내용도 한 번 다뤄야겠다. 살면서 그렇게 아팠던 적은 손에 꼽을만하다.) 그렇게 내 몸에는 무리가 되는 큰 건들이 지나가다 보니 내 몸상태는 체력적으로 많이 바닥이 난 상태였다. 이전에도 기운이 없어서 힘들긴 했었는데 몸에 타격이 가해지고 난 뒤에는 회복이 거의 안 되는 느낌이었다. 좋다는 한약을 먹어보기도 하고 쉬어도 봤지만 기력은 늘 바닥이었다. 한의원을 가든 양방병원을 가든 '이 나이에 왜 이렇게 기운이 없나'라는 말을 늘 들었다.


기력이 없고 무기력한 느낌이 어떤 느낌인가? 아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게 어떤 느낌인지 모를 테니 좀 설명을 해보겠다. 일상적인 몸 상태가 마치 물을 잔뜩 머금은 솜뭉치 같았다. 내 몸 하나 끌고 다니는 것도 참 버거웠다. 살이 쪄서 몸이 무거운 것이 아닌가 할 수 있겠지만 거의 말랐다는 말을 항상 듣는 마른 체형의 몸이다. 누워서 휴식을 취할 때도 한없이 땅 속에서 누군가 나를 잡아 끄는 듯한... 말 그대로 땅속으로 꺼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살았다. 난 사람들이 다들 그런 줄 알았다. 그러니까, 정도의 차이는 조금씩 있더라도 다들 이런 느낌을 알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몸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보니 딴 세상이 있단 걸 알게 됐다.


주변에 8체질로 효과를 많이 봤다는 분이 있었고, 이것저것 내 나름으로 해볼 것들을 해봤는데 몸의 기력이 회복되지 않으니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8체질 한의원을 소개받았다.

마침 8체질을 시작하려던 시기에 다리에 가끔 올라오던 두드러기도 심해지고 있었다. 피로감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올라오곤 했던 두드러기가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더니 이제는 한 번 생긴 이후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가려웠다. 밤이 되면 더 심해졌는데 빨갛게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옆으로 자꾸 번지면서 커지고 내내 가려움으로 다리를 긁게 됐다. 밤에는 잠들지 못할 정도로 가려워서 자다 깨서 나도 모르게 다리를 벅벅 긁어댄 일도 있었다. 어쨌든 이런 여러 가지 내 현재의 몸상태를 고려했을 때 뭐든 해봐야 되겠다 결심했다.


내 체질을 알기까지는 2번 정도의 진료가 필요하다. 체질을 한의사 선생님이 진맥을 통해서 확인을 한다. 원래 한의에서 하는 전통적인 진맥법과는 조금 다른데 두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에서 맥을 짚는다. 체질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고 부모님이 해당 체질이라면 자녀도 그 체질일 확률이 높다. 가끔 8체질이 바뀌었다 얘기하는 경우가 있는 건 그런 경우는 대부분 진맥을 잘못짚어 체질을 잘못 안 경우다. 그래서 8체질 한의원을 선택할 때는 진맥을 정확하게 짚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첫 번째 진료를 받고 내가 가진 증상들을 얘기하고 두 번째 진료를 보러 갔을 때 내 체질이 뭔지 알 수 있었다. 


드디어 알게 된 내 체질은 간이 약하고, 폐와 대장이 강하다는 '금음'체질이었다. 식생활에서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많아 8체질 중에서도 악명이 높기로 유명한 체질이다. 거의 대부분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목양 체질과는 다르게 육류, 밀가루, 커피, 유제품, 약 거의 대부분의 일반적인 음식들은 먹으면 안 되는 체질이다. 금음 체질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역시나 바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사다. 이제 앞으로 이 내용에 따라서 생활과 음식을 조절해야 한다고 선생님께서 설명을 해주셨다. 평소에 우유를 물처럼 마시던 나였는데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에 유제품이 들어가 있고 그 외에도 평소 즐겨했던 일들이 다 내가 하면 몸에 해로운 것들이었다. 그렇게 내 8체질 식단 조절 여정이 시작됐다.  


배종옥 씨도 오랜 기간 8체질을 해오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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