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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것저것 Jul 26. 2022

내 인생의 동반자, 구내염

알보칠로도 못말리는 이 친구 어떡할까


#1.

 2년 반 만에 나에게도 코로나가 찾아왔다. 별 짓을 해도 안 걸리기에 이대로 지나가나 했는데, 재유행 시기와 맞물려서 걸려버렸다. 일주일 다 돼가는 지금, 열은 나지 않고 목만 아파서 약을 먹고 있다. 문제는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거. 그래서 더 큰 문제인 구내염이 생겼다는 것이다. 혀에 2개, 볼에 1개 생겼는데 음식을 먹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 구내염에 특효라는 알보칠은 내성이 생긴 건지 이제 발라도 쉽게 낫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구내염과의 전쟁도 참 오래됐다.


#2.

 부모님의 닮고 싶지 않은 부분을 나에게서 볼 때 참 씁쓸하다. 유전의 힘이라 이건 뭐 고칠 수도 없고... 자주 나는 구내염도 그중 하나이다. 엄마를 닮아 어렸을 때부터 피곤하면 입부터 문제가 생기곤 했다. 특히, 기숙사에 살며 꽤 늦게까지 공부를 했던 고등학생 시절이 피크였다. 1년 내내 입병을 달고 살았는데, 한 개는 기본이고 심할 때는 4개까지 동시에 나 봤다. 한 번은 구내염에 편도염까지 겹쳐서 밥을 못 먹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니 꾸역 꾸역 집어넣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밥을 왜 이렇게 못 먹냐"고 핀잔을 줬다. 그 말이 어찌나 서러웠던지 펑펑 울면서 친구한테 짜증을 냈다. 생각해 보면 친구가 걱정해서 한 말인데, 그때는 정말 서러워서 폭발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입이 헐 때면 이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서 피식 웃곤 한다.  


#3.

 이렇게 구내염과 함께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때쯤, 다행히도 탈출구를 발견했다. 전역 후, 건강을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해 종합 비타민을 먹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구내염이 거의 나지 않았다. 검색해 보니 비타민 B군이 구내염 예방에 특효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알보칠, 오라메디, 아프터치 등등 수많은 약만 사용해 오다가, 예방하는 법을 알게 되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영양제 효과를 체감하고 나니 돈이 없는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챙겨 먹게 되었다. 암, 구내염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4.

 재밌게도, 이렇게 시작한 영양제 라이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밀크시슬, CoQ10, 칼슘/마그네슘... 등등 약 10종가량의 영양제를 꾸준히 먹고 있다. 구내염 때문이라도 비타민은 더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군 별로도 나누어서 먹고 있다! 구매는 아이허브에서 할인 잘 받아서 직구하는데, 이쯤 되면 꽤나 잘 챙겨 먹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주변 사람들한테도 영양제 추천도 많이 해 주면서 영업하고 다녀서 '약쟁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들을 때 은근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구내염 덕분에 오히려 더 건강해진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든다.


#5.

 구내염과 함께하면서 좋은 점이 또 있다. 마치 화재경보기처럼 내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는 걸 알려준다는 것이다. 별일 없이 지낸다 싶어도 입병이 나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피곤한 상태이니 괜스레 더 쉬게 된다. 이 덕분에 평소 건강 관리가 더 잘 되는 것 같다. 이쯤 되니 코로나 걸린 지금, 얼마나 상태가 안 좋은지 느끼게 된다. 글 얼른 마치고 쉬어야겠다-


P.S. 유튜브에 구내염 검색하니 재밌고 유익한 영상이 많아서 공유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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