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먹으려면
대만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 중 먹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꽤 기대를 했지만 타이중 첫 3일간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숙소 주변엔 재래시장, 유명식당 그리고 우리나라의 백반식당 같은 가게들이 많았지만 주문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만여행의 잘 먹기 위한 팁을 정리한다.
1. 백반식당에서 메뉴는 무조건 5개 이상 시킬 것.
이곳 길거리식당을 보면 메뉴가 많아 도저히 무얼 시켜야 할지 당황스럽다.
우린 둘 다 소식좌라 밥 2개, 국 2개. 고기반찬 1개, 야채반찬 1개를 시킨다. 근데 웬? 빈자의 밥상이다. 밥도 남기고 국도 남겼는데 배가 허전하였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혼자서 반찬은 대체로 5개는 시켜놓고 먹고 있는 거 아닌가?
대만의 서민밥상이라도 기본 5첩 반상으로 즐기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이후 우리 둘은 5첩 이상을 주문하여 나름 서민용 대만식 백반을 즐겼다.
밥값은 인당 15천 원은 지불해야 하고.
2. 유명식당의 유명세를 너무 믿지 말고 차선도 고려할 것.
개인적으로 딘타이펑 딤섬메뉴를 좋아하기 때문에 타이중 딘타이펑 매장을 간다. 그날 일정에 있는, 건축물로도 뛰어난 국립극장 근처 백화점 지하 2층에 있어 하루코스 일정에도 적합한 위치.
신나서 갔지만 대기가 1시간이다. 관광객이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먹방여행이 주목적이 아닌 우리는 고민하다가 바로 앞에 있는 회전초밥집으로 갔다.
우와~~~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초밥 중 최고의 맛이었다. 생선의 신선도도 좋았지만 생선의 온도와 밥의 온도가 비슷해 입안에서 차가움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씹히는 그 과정은 내가 처음 경험한 초밥의 맛이었다. 대만의 일본식당은 꽤 수준이 높다는데 성공적이었다.
차선의 선택은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3. <Fu din wang> 타이중 유명 족발집 방문은 만족도가 낮다. 다른 유명식당과 마찬가지로 대기와 포장이 많은 집이지만 친절하다.
유명한 족발 맛? 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드럽고 먹을 만하다. 단, 양이 적다. 우리 같은 소식좌에게조차 인당 2 접시도 거뜬했을 것이다. 그리고 돼지고기덮밥. 흰밥은 가뜩이나 고기가 적어 밥만 먹는 기분이다. 세트메뉴는 권하지 않는다. 역시 따로따로 5 종류 이상의 메뉴를 시켜 먹어야 만족했을 텐데 뒤늦은 깨달음에 우리는 족발이 부드러워 소화가 너무 잘돼 배가 허하다고 서로를 보며 동의를 구했다.
타이중에서 미쉐린식당 2곳에서 먹었는데 둘 다 서민식당이었다. 서울에서 사먹는 미쉐린 칼국수맛이 기대치에 못미치더라도 그래도 먹어볼 만한 맛인건 확실하지 않은가? 대체적으로 타이중 식당은 기본은 한다는 생각이다.
타이중의 파인다이닝을 경험하고 싶었지만 소식좌 2인은 다음 일정인 타이난의 음식을 기대하기로.
빅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