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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토리아 Jun 14. 2024

홀인원도 처음이라서...

캐디 보너스는 얼마를?

어제 라운딩 중 동반자 W가 홀인원을 했다.

데굴데굴 대구구굴~~~ 공은 홀컵 안으로 빠지고.

"우와~~~ 홀인원이다"

10년 구력의 W도 믿기지 않는 듯 하지만 우리 일행 4명은  똑똑히 보았다.  축하  축하


홀인원은 처음일지라도 듣은 얘기는 있는지라 먼저 캐디 보너스를 챙기려는 W는 얼마를 해야 할지 물어본다. 나는 2년 전에 했지만. 얼떨떨하여 홀인원 경험 있는 동반자의 의견을 따랐다.

동반자의 말.


" 이 골프장은 싼 곳이라 10만 원만 주면 돼"


사실 나는 백순이 실력이지만 실력과는 상관없는 홀인원을 하고 싶어 오랫동안  캐디보너스용 봉투에 20만 원을 넣고 다녔다. 딱! 내 경제 수준과  심리적으로 적절한 금액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봉투를 넣고 다닌 지 몇 년이 흐르고 보니 급할 때 그 돈을 빼 썼던 모양이다. 2번의  경험자에게 현금을 빌리지 못하고 약간의 민망함을 가지고 캐디에게 10만 원만 주게 된다.


그때의 경험을 이번  홀인원한 W에게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10만 원의 민망함이 더 커지더라고.

홀인원  그녀는 현금을 빌려 결국 30만 원을 캐디보너스로 줬다. 이 금액의 적정선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연금생활자로선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사업가 남성골퍼는 100만 원 줬다고도 한다. 남이 어떻게 하든 60대 나이의 할매 입장에선   많이 준거라고 주위에서 말했다 한다.


당일 홀인원골퍼에 대한 골프장의 서비스가  꽤 좋았다. 사이즈에 맞는 그린재킷과 증서를 준비하여 전달하고 사진촬영도 친절히 해주었다.

  물론 재킷은 사진 찍은 후 돌려주는 것이었지만.

홀인원 그녀는 그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져 캐디보너스를  20 만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리게 된다.


W는 이 홀인원을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한다.

나?

' 친구들도 많이 하는 거 나도 했다. 홀인원 '


 정도의 기분이라  패도 만들지 않고 그냥 동반자에 밥사고 그 후 골프공 선물하는 것으로 끝내고 그리고 리턴라운딩도 안 했다. 그때의  계절적 상황이 왠지 시간상으로 깔끔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후회는 없는데 캐디보너스를 적게 준건 여전히 민망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아는 지인들에게 골프공 돌리고 밥사고. 경비로 150만 원  썼다. So  what?


통계적으로 홀인원 당사자에겐 3년간 재수가 좋고 그걸 본 동반자에겐 1년간 재수가 좋단다. 후후 믿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분 좋은 일엔 밥도 사고 돈도 좀 팍팍 쓸 때 쓰는 할매이고 싶어 후회로 남을 민망함은  안 만드는 걸로 나와 약속한다.


리턴라운딩 때 W에게 순금 1돈짜리 메달을 전달할 예정이다.

<하늘이 내려준 선물>

그녀가 원한 문장이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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