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매일을 축제로 만드는 법

삶은 원래 축제였다. 우리가 잊고 있었을 뿐

by 재즈클로이 작가

사람들은 축제를 기다린다. 파티나 소풍, 여행을 계획하고 '여기가 아닌 저기, 지금이 아닌 언젠가'에 있을 인생 클라이맥스를 벼르고 노려보며 살아간다.


하지만 완벽한 '저기'는 없고, 무한대 팡파르가 울리는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 완벽한 시공간은 '바로 여기, 지금'에 있다.


미친 듯 전력질주 하고는 있는데, 정신 차려보면 쳇바퀴 속 다람쥐처럼 제자리걸음 중인 나를 발견할 때가 많다.


삶이 꼭 고단한 숙제가 되어야만 할까? 끝내주는 성공, 삐까번쩍 성취가 최종 인생 목적이 돼야 할까? 그럼 나는? 소외되고 방치된 나는? 시시하고 고단하게 시들어가는 내 영혼은??


나는 언제 완벽하게 충만하고 가슴이 터질 듯 기쁠 수 있지? 어떻게 하면 그 기쁨의 시간을 연장할 수 있지? 이런 질문들은 나를 차츰 전혀 새로운 사람으로 조각해 갔다.


나는 다짐했다. 1년에 한 번 오는 축제 기다리며 364일 괴롭게 등 떠밀려 살기보다, 매일을 나만의 축제로 만들자고.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폭죽이 팡팡 터지고 오색찬란 신비한 오로라가 펼쳐지게 만들자고.


책, 그림, 재즈와 수많은 '찍먹'(찍어먹어 보기) 수준의 취미들로 내 삶을 알록달록 채우며, 내 인생은 백배 재밌어졌다. 총천연색이 되었다. 다 예뻐서 뭘 고를지 매번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물감 팔레트가 되었다.


깨달았다.

축제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순간 실시간 일어나는 사건임을.

아침에 눈 뜨자마자 '요이땅!'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아침 햇살이 창가에 닿아 반짝이는 순간. 길가에서 앙증맞게 나부끼는 노란 들꽃을 발견한 순간. 버스를 탔는데 라디오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 입안에서 얼음을 혀로 돌돌돌 굴려가며 목구멍으로 조금씩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밀어 넣는 순간.


모든 순간이 선물이다. 기쁨과 감사의 순간이 시도 때도 없이 비집고 들어오는 내 삶은 축복이 된다. 인생은 축제가 된다.


예술은, 고고하게 폼 잡아서 '가까이하기엔 다소 쫌 먼 그다지 정 안 가는 당신'이 아니다. 미술관에만 붙박이 가구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고, 특별한 사람들만 만들고 향유하는 것도 아니다.


예술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뻔한 순간에 조금 더 현미경을 들이대고 응시하는 힘이다. 고만고만했던 감탄능력을 레벨 업시키고, 무뎌진 감각의 날에 번쩍번쩍 광을 내는 일이다.


불시에 내 심장에 잽을 날리며 훅훅 치고 들어오는 미세한 미적 순간들과 사유의 조각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나는 그림을 그리고 문장으로 남긴다.


유성처럼 흘러가는 하루의 장면들, 재즈처럼 리드미컬하게 흘러가는 감정들, 문득문득 삶이 던져주는 기쁨 조각들. 그것들을 하나둘씩 그러모으다 보니, 평범했던 무채색 하루가 총천연색 슈퍼 익사이팅 뮤비로 변했다. 매일이 감사할 거리들의 집합체가 되었다.


나는 어느새 더없는 '행운아'가 되어있었다. 기쁨은 감사를, 감사는 축복과 행운을 줄줄이 사탕처럼 끌어온다는, 잠언 같은 인생진리를 몸소 체험했다.


이 책은 대단한 미학적 지식을 다루지 않는다. 다만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가고 하루하루 축제로 바꾸어가는 한 사람의 조용한 기록이다. 어쩌면 이 페이지들을 넘기는 동안, 당신의 하루 속에서도 작은 축제가 하나쯤 조용히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ps. 프롤로그와 1편 순서가 바뀌었으니, 프롤로그 먼저 읽고 1편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