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6월 20일 금요일
오늘 오후,
문득 어린 시절의 당신이 떠오른다면 그 아이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으신가요?
오늘 오후, 집 정리를 하다가 오래된 상자에서 어린 시절 일기장을 발견했어요.
먼지를 털어내고 조심스럽게 첫 페이지를 넘겼을 때,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힌 한 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엄마가 웃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그 순간,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것 같았어요.
8살의 나는 그렇게 작은 것에도 행복해했구나.
엄마의 미소 하나로도 온 세상이 환해지던 그 순수한 마음이 이렇게 생생하게 되살아나다니요.
일기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 시절의 나와 조용한 대화를 나눴어요.
"친구랑 싸워서 속상하다"
"아빠가 늦게 들어와서 무섭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
어린 나의 감정들은 그렇게 솔직하고 투명했어요.
기쁨도, 슬픔도, 두려움도 모두 있는 그대로였죠.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요?
내가 이렇게 복잡해진 건.
어린 시절엔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고, 화나면 화를 냈는데,
지금의 나는 감정을 표현하기 전에 먼저 계산을 해요.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솔직하면 상처받지 않을까?' 하고요.
일기 속 어린 나는 매일매일이 모험이었어요.
새로 핀 꽃을 발견하는 것도, 하늘에 떠가는 구름 모양을 보는 것도, 모든 것이 신기하고 경이로웠죠.
"오늘 학교 가는 길에 고양이를 봤는데 너무 귀여웠다.
만져보고 싶었지만 도망갔다. 내일도 그 자리에 있을까?"
이런 글들을 읽다 보니 가슴 한편이 아련해졌어요.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런 작은 기적들을 놓치며 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매일 지나치는 길가의 꽃들도, 하늘의 구름들도, 그냥 배경처럼 스쳐 지나가게 두고서요.
언제부터 세상이 이렇게 흐릿해진 걸까요?
일기 중간에 이런 글이 있었어요.
"오늘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는데 엄마가 빨간약 발라주면서 '괜찮다, 우리 성예 진짜 용감하다'고 하셨다.
아프지 않은 척했는데 사실 아팠다. 그런데 엄마 말을 들으니까 정말로 용감해진 기분이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사랑받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인정받고 싶어 했는지가 그 한 줄에 다 담겨 있더라고요.
그리고 지금의 나도 여전히 그 아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린 시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돼. 아픈 건 아픈 거야.
그래도 너는 충분히 용감하고,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아이야."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었고요.
일기장을 덮으면서 생각했어요.
어린 시절의 나는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도 내 안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것을요.
가끔은 그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맑은 눈으로,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순수한 마음으로요.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장일지도 모르겠어요.
더 많이 알게 되고,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지금의 지혜를 조화롭게 품는 것 말이에요.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그 시절의 당신이 지금의 당신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오늘 오후, 잠시 그 아이와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분명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될 거예요.
어린 시절의 당신은 지금도 당신 안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그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작은 기적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그것이 바로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첫 번째 열쇠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