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결혼에서 술에 대하여
술을 좋아하는 남자에 대한 편견과 공포가 있다. 그래서 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꺼내어 보고자 한다.
나는 술에 트라우마가 있다. 술을 마시고 부모님이이 싸우는 것을 많이 봤다. 그리고 나의 인생에 아버지는 거의 늘 부재했다. 술을 마시고 주 5일 동안 2-3시에 들어왔다. 어떤 특정 기간 동안이 아니라 나의 어린 시절부터 눈앞에서 사라지기 전까지의 전체 기간 동안. 내가 들은 것은 들어오는 문소리, 식물이나 강아지와 짧게 대화하는 소리뿐이었다.
어머니도 술에 의존이 꽤 심했다. 어머니가 가끔씩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그것은 문제가 됐다. 나에게 엄청난 트라우마와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어머니와 아버지 간에 문 뒤에서 발생했다. 역겹고 공포스러운 소리를 들었다. 너무 싫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나는 이 고통에서 탈출만이 목표였다.
맛있는 음식, 공원에서 받는 햇살과 같은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나와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상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불행이 어떤 것인지는 아주 잘 안다. 가족을 불행하게 만들었던 것들 중 술은 그저 하나의 작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의 결핍, 공포, 불행의 한가운데 술도 있었다. 술이라는 친구도 아주 길고 지난했던 불행 파티에 한 단골손님이었다.
그래서 그 술이 싫고 술을 좋아하는 남자가 싫다. 나도 술을 마신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과음을 하는 것은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이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는 것도 있지만 체질적으로도 술을 꽤 분해를 잘한다. 하지만 술을 즐겨마시고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적도 없고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다.
내 목표는 무의식적으로 불행해지지 않기였던 것 같다. 부모님과 다른 삶 살기가 내가 바른생활과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원동력이다. 그들이 술을 마셨다면 나는 술을 마시지 않고 그들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장기적인 투자를 일찍 시작해서 하는 식이다.
술을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서 불행했다면 나는 절대로 술을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서는 안된다.
내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와 술을 마시는 데이트를 하고 싶지 않은 여러 그럴싸한 이유들이 물론 있다.
술을 마시면 다음날 피로도가 더 높고 일이나 다른 활동들을 하는 데 지장이 생긴다. 꿈을 위해 쏟아야 할 에너지가 술로 인해 빼앗긴다. 이런 이유로 난 술을 즐겨 마시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자기발전을 위해 술을 멀리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연인끼리 술을 마시는 데이트를 해도 마찬가지다. 토요일 밤에 과음을 하면 일요일의 생산성에 지장이 생긴다.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시면 다음 날 아침, 그리고 심하면 오후 시간마저 사라져 버린다.
술을 마시는 데이트를 하는데 쓸 시간과 돈을 애초에 다른 곳에 쓸 수도 있다. 전시회에 갈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데 술을 마시는데, 그리고 전날 마신 술을 해독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
술을 마시면 대화를 더 잘할 수 있다고 하는데 친밀도와 신뢰감이 쌓이면 술 없이도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진솔한 대화는커녕 술을 마시고 나서 감정이 격해져 싸우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의 절제력을 떨어뜨리는 정도의 과음은 연인이든, 부부든, 친구 사이든 절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면 안주를 많이 먹고 살이 찌기도 쉽다. 남자가 시각에 약하다고 하는데 나 역시 시각에 굉장히 민감하고 청각에도 예민하다. 술을 즐겨해서 몸이 둥글어진 모습을 보면 이성적인 매력이 떨어진다. 술에 취한 목소리는 더 최악이다.
이런 합리적인 이유들이 있지만 원초적으로 술이 나에게 공포감을 유발한다. 술을 좋아하는 남자가 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을까란 불안과 공포.
술로 인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부족, 자기 계발 부족, 건강 관리 소홀, 밤과 술이 있는 자리에 등장할 수 있는 여자 문제,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초래할 수 있는 행복하지 않은 삶에 대한 불안이 술과 술자리를 좋아하는 남자는 1순위로 거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