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편안함에 대하여
편안해서 좋아한다. 좋아하는 이유를 쭉 나열할 수 있지만 그냥 한마디로 말하면 편안해서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 중에 가장 편안하다. 옆에 있을 때 가장 존재감이 없다. 마음속에서 가장 존재감이 크지만 어느 자리에 있든 공기처럼 편안해서 존재감이 없다.
이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면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을 것이다. 내 옆에 존재하면 그걸로 충분하고 편안할 것 같다.
만 시간을 같이 보내도 편안할 것 같다. 같이 여행을 가면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천천히 공원을 같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가보고 싶은 곳 리스트를 쭉 적어놨지만 늦게 일어나서 커피와 빵부터 천천히 먹고 하루를 시작해도 재촉하지 않을 것 같다.
천천히 말하고 천천히 같이 걸을 수 있는 것이 편안함이다. 작게 말해도 다 알아듣고 서로의 말 중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다시 천천히 설명해 주면 되는 것이 편안함이다.
혼자 있는 것이 편안한 내가 계속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 편안한 사람이다. 편안한 사람을 떠올리면 이 사람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간격을 좁히려 했다가 편안함이 깨질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함께 존재할 수 있을 때 그저 존재하는 것뿐이다.
어느 자리에 가든 가장 편안한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이 있는지 늘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그 사람이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 난 안전하구나 괜찮겠구나.
이 사람도 날 먼저 찾는다면 더 괜찮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