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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존(취향존중)할 수 있는 사람

연애와 편안함에 대하여 2

by 해센스

편안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마치 다른 버전의 나를 만나는 것 같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몸으로 태어난 나를 보는 것 같아 챙겨주고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취미나 취향이 조금은 다르지만 그래도 비슷한 결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취미도, 취향도 이해가 된다. 그런 취미와 취향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더 좋아지게 하는데 일조한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결의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음악을 좋아했고 바닥에서 공 없이 하는 운동을 꽤 오래 했다. 이런 결의 취미를 좋아한다. 무술을 오래 했으면 왠지 몸도 사고방식도 건강할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섬세한 감성에 날렵한 몸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우연찮게 그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고 운동을 꾸준히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바이브를 가진 사람들은 편안하고 나와 잘 맞았다. 너무 둥글둥글한 것보다 나처럼 기민해서 타인의 상태 변화에 민감한 사람이 편안하다.


내가 어떤 환경이나 상황을 싫어하고 잘 견디지 못하는지 알기 때문에 상대방이 싫어하는 상황도 한 번 듣거나 관찰해서 파악을 하게 되면 그 환경을 되도록 피하게 해줄 수 있다. 나에게 똑같이 이렇게 해줄 수 있는 민감하고 섬세한 사람이 편안하다.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알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편안하다. 어떤 음식을 못 먹고 어떤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거나 좋아하고 잘 먹는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편안하다.


타인의 취향을 모른다는 것은 편안하지 않다. 그래서 자기의 취향을 확실히 드러내고 말하는 사람이 더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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