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행가 Jul 18. 2022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 룰루 밀러-를 읽고서

나는 '나'이다.

이틀만에 완독했다.  재미와 교훈을 함께 주는 방송작가가 쓴 논픽션이다.   작가는 상실감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는 정신적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룰루 밀러
데이비드 스타 조던

작가 룰루 밀러는 어린시절 자살을 시도한다.  어른이 되어서는 양성애적 행위로 인해 남자친구가 떠난다.   이에 큰 상실에 빠진 그녀에게 극복의 의지를 선사한 것은 1931년에 고인이 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다.  그는 스탠포드대학 설립자이자 어류의 5분의 1을 조사 분류하는 업적을 남긴 어류분류학자이다.  혼돈을 치료하기 위해 질서의 아이콘을 찾았다. 


조던은 수 십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어류표본을 수집하였다.  그러나 표본들은 2차례 화재와 지진으로 파괴된다.  그는 굴하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남아있는 잔해들을 모아 어류분류를 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몰두하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열정적인 삶의 태도는 상실감에 빠진 밀러에게 큰 감명을 준다.

  

그러나 조던에 대한 탐사를 하던 중 부정적인 면을 발견한다.  목적을 위한 꾸준하고 꺽이지 않는 열정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과도한 긍정적 착각과 자기기만으로 변해버렸다.  그는 우생학에 대한 옹호론자로 변했다.  인간을 우수한 인간과 열등한 인간으로 나누고 열등한 인간을 사회에서 격리하고 제거하려고 하였다.  이에 미국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아이를 못 갖게 하는 불임 합법화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가 설립자인 제인 스탠포드와 불화가 있었고 그녀를 독살했다는 확증적 의혹을 발견하였다.  


혼돈에 빠진 작가가 극복하기 위해 찾고자 했던 질서의 아이콘 조던.  그의 비이성적이고 반사회적인 확신과 반도덕적 행동은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탐사과정에서 만난 예나는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 우생학의 피해자이다.  그녀는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예나는 이웃과의 사랑과 배려 속에서 따뜻한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다.  비극과 아픔을 딛고 다시 삶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질기고 강한 생명력의 힘을 느낀다.  삶에서 보듯 예나는 절대 열등하지 않다.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웃과 의지하며 살아간다.  아름답다. 


작가는 조던처럼 편협한 사고의 범주에 갇혀 있기를 거부한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관점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라며 홀로서는 존재의 모습을 보여준다.  혼돈에서 오는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찾았던 질서의 부정적이고 불완전한 모습을 걷어낸다.  우주와 자연에서 자그마한 존재인 인간을 발견한다.  겸허하고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고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나’이고저 한다. 


작가의 이전글 티베트에서의7년-용서, 함께 살아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