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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행가 Oct 02. 2023

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하루키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처음 그의 소설을 읽었다.  책은 ‘여자 없는 남자들’을 포함 7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졌다.   등장인물들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름 가치관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우리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답한다. “머리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별거 안 나온다.  혼자 이리저리 굴려보다가 꿀꺽 삼키고 그냥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연기를 한다.”라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에게 조언한다.  “지금 당장은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니 된 거 아니냐? 우린 ‘지금’ 말고는 한 치 앞도 모른다. 네 인생이다.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해. 다른 사람 신경 쓸 거 없다.”


“나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한다.  누군가 답한다. “나는 외딴섬이다.” “인생은 묘하다.  한때는 엄청나고 찬란하고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것과 그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버려도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혹은 바라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대체 뭘 보고 있었나 싶어서 어이가 없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현실과 이어져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상처받더라도 감각을 억누르지 말고 받아들이고 진실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나는 매우 깊이 상처받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이 곧 무너져 내릴 거 같아도 그 가운데 자잘한 일들, 소소한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인간은 소소하게 착실하게 살며 정신을 그럭저럭 지켜내고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살고 있다.   


내가 상황이 조금 남과 달라서 힘들면 음악을 듣든 무엇을 하든 나만의 공간을 찾아야 한다.  잠시만이라도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그냥 그곳에 있는다.  그리고 더 이상 나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상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완벽하게 아는 것도 아닌데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지금보다 어릴 때 호기심 때문에 상대방을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상대방을 알기 위해 했던 말과 행동들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나 중심의 사고와 행동은 아니었는지 반성을 해본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하고 싶은 일 하며, 조금은 시간 내서 남들과 부대끼고, 쉬엄쉬엄 살아가야겠다.  스스로 나에게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편안하고 막힘이 없는 공간을 자주 찾아야겠다.  그리고 그 공간을 아름답게 꾸며야겠다. 한결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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