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by 루파고

나는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할 때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반응을 할지 한 번이라도 고민했던 적이 있었던가? 글은 보여주기 전에 생각할 기회가 있고 고쳐쓸 시간도 충분해서 말보다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 하여 말이란 걸 하지 않고는 살 수 없으니 나도 모르게 상대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내가 상처를 받는 입장이 됐을 땐 상대가 내게 왜 그랬을지 헤아려 보기 앞서 받아치기는 데 급급했다. 따지고 보면 내 행동과 언사에 문제였을 수도 있고 서로 생각이 다르니 당연히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에 앞서 배려의 부족과 성급함이 불러일으킨 뇌의 오작동 때문이었을 거다.


사람은 누구나 겉으론 부정하면서도 사실은 내가 잘 났다고 생각하고, 내가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하며,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후회하고 뉘우치며 되돌리고 싶을 때도 있다. 때론 번복할 용기보다 귀찮음이 더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것들은 진심으로도 뚫을 수 없는 감정의 퇴적물이 되어 넌 이미 나른 네가 되고, 난 원래의 내가 아니게 된다.


배려?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놈의 감정이란 게 앞서면 다 잊고 만다. 인간은 왜 순간의 압력에 눌리는 걸까? 감정이 이성을 누르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걸 필요할 때 딱 꺼내 놓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천사가 아닌 이상 사시사철 하루종일 헤헤 거리며 살 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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