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배우는 제주도 문화와 부동산
이 글은 몇 년 전 추석 명절에 제주도 집에 갔다가 5일 동안 쓴 소설이다.
내용이 아깝다는 의견들이 있어 절판된 책을 브런치에 다시 게재하기로 했다.
모든 사진 역시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제주를 오가며 느낀 것들에 대한 나만의 정리라고 해야 할까? 원래 계획으로는 제주도의 민간신앙-신화를 중심으로 제주의 이야기를 그려보고자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부동산이라는 분야에 포커스를 두고 한 편의 책을 써내고자 마음을 먹게 됐다. 지금은 원래의 계획이 어딘가로 흩어지고 의식 속에도 흔적조차 없다. 탈고 없이 한 번에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를 두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그 바람에 워드 한 줄 내리는 데만 해도 한참이 걸리는 것 같다. 원래의 내 스타일은 거침 없이 써 내리고 난 후 혀를 깨물고 싶을 정도의 후회를 하는 것이다. 그런 나 스스로를 알면서도 이번만큼은 구성을 수정하지 않고 출판하리라 하는 각오를 하는 이유가 있다. 적어도 제주에서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고자 함이다. 출판사의 프로세스에 따라 일부는 손을 대게 될지도 모르겠다. 처음 품었던 각오처럼 편집이 가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워낙 하는 일이 많아 그렇게 할 시간도 없다.
제주도엔 의외로 감나무가 많다. 하지만 제주도민에게 있어 감나무는 식용보다 옷감염색용으로 쓰인다. 귤 수확은 끝났어도 나무에는 귤이 제법 달려있다. 새 밥이다. 제주에는 꿩을 비롯하여 새의 종류도 다
양하고 수가 많기도 하다. 농민들에게 있어 새는 작물을 도둑질하는 유해한 대상이지만 나무에 새 밥을 남겨놓는 것을 당연시한다. 제주도의 메밀은 전국 수확량의 48% 수준이다. 전국 1위다. 사소한 사실들도 이
렇게 흥미로운 곳이 제주도다. 제주를 오가며 무심결에 지나쳤던 것들을 우연히 알게 된 것들이 내게는 충격적이었다. 그중 몇 가지는 책 안에 기술하기도 했다. 관심이 없을 때는 항몽유적지 이정표를 보고서도 관심조차 두지 않았었다. 4.3 사건? 들어본 적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귤밭에서 귤을 따면서도 제주도의 귤이 어떤 식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인지 관심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주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제주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솟아올랐다. 마치 오름처럼 몽글몽글 솟아오른 것이다. 주체하지 못하는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서 나는 인터넷 검색은 물론 현지인들을 붙들고 늘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도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평소에는 멀리하던 TV를 보거나 지난 프로들 중 제주와 관련된 것들을 뒤적이기도 했다. 제주도 신화에 대한 서적도 사서 읽었다. 이런 표현에 딴지를 거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주 신화 중에 동화책으로도 나와있는 설문대할망 편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 성경의 창세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그렇게 제주신화를 공부하면서 제주신화월드(신화역사공원)의 기획과 콘셉트를 긍정적으로 보았다. 일부 개장을 한 지금은 실망을 하긴 했다. 그러나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니 취지대로 제주신화를 지키고 보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호기심을 따라 이것저것 기웃거리다 보니 제주도 말은 사투리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제주도 말은 제주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에 따른 재미난 사례도 있다. 미국의 태평양 전쟁에서 인디언 나바호 인디언을 통신병으로 삼아 일명 사투리 통신으로 암호해독을 불가능하게 했던 적이 있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하며 제주에서 약 삼천 명의 해병을 모집했었다.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은 제주도 출신 병사들끼리 나누는 말을 같은 한국사람인 그 조차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여기서 착안해 제주어를 사용함으로써 적들이 이해할 수 없는 암호 아닌 암호통신을 한 것이다. 물론 작전은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도 제주어를 제주사투리라고 알고 있지만 제주어는 고구려 말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몽골, 일본, 중국 등 다양한 언어가 섞이고 버무려져서 지금의 제주어가 된 것이다. 제주어는 유네스코에서 소멸위기 언어로 등재되어 있다. 아름다운 제주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노력을 해야 한다. 번외의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제발 쓰레기 좀 버리지 말자. 그것을 지키기 어렵거든 보이는 데다 버리자. 청소하기라도 쉽게.
나재주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회사원이며 평범한 가장이다. 아내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고 스스로 차도녀를 자처했다. 무려 삼 년 동안 아내와의 기나긴 혈투 끝에 합의에 성공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두 딸은 제주로
이사할 날짜만 꼽고 있다. 그는 일 년째 틈만 나면 제주를 오가고 있다. 그동안 마을 이장님과 인성 좋아 보이는 공인중개사 몇 명을 깊게 사귀어 놓았다고 자부한다. 그들은 시시때때로 좋은 땅이 나왔다는 연락을 준다. 그러면 그는 부리나케 제주행 티켓을 끊는다. 요즘 그는 네비게이션 없이도 제주도를 다닐 수 있는 내공이 쌓였다. 휴가는 이미 거의 다 잡아 쓰고 소진된 상태에 이르렀다. 소진된 건 그것 만이 아니다. 체력도 인내도 거의 바닥에 달했다.
배투자(배 회장)
4.3 때 대부분의 가족을 잃었다. 일본에서 사업으로 모은 자금을 정리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인천 영종도에 투자해 투자금의 수십 배를 벌었다. 자산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어쨌든 그는 회장이라는 직함의 명함을 가지고 있다. 그전에는 김포시에서 토지보상을 받았다. 그는 투자와 투기가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 역시도 가끔은 투기라고 판단될 만큼 무모한 투자를 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는 도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를 하기 전까지는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 같은 자세로 임한다. 게다가 바른 판단을 밑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모으는 데 있어서는 비서에게도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 그는 성공의 빈도가 높아지자 현명한 투자는 놀라운즐거움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한건축
육지에서 조그만 시행사업을 했었다. 리먼브라더스 금융사태 당시 제일 먼저 타격을 받았다. 자기 자본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미혼에다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셔서 사업실패에 대한 충격과 고통은 홀로 버텼다. 마음을 비운 그는 무일푼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제주에 입도했다. 제주도에서 소형 건설업을 하던 대학교 선배는 근면성실한 그에게 현장업무를 맡겨 주었다. 게다가 선배의 도움으로 폐가가 된 농가주택을 십 년간 사용키로 하고 빌릴 수 있었다. 손수 집을 고쳐 사람이 살 만하게 만들 즈음 제주도 토박이 여자친구도 생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도 하게 되었다. 2015년이 되어 그는 선배회사에서 독립해 조그만 건축회사를 차렸다.
고씨 농부
70을 앞둔 그는 평생을 제주에서 한 발짝도 떼어본 적이 없다. 여행조차도 그에게는 사치다. 그의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제주도에서 농사를 지었다. 제주도 여기저기에 그가 소유한 토지는 무려 십만 평에 달한다. 그는 농사짓기를 멈추지 않는다. ‘조상이물려준 집과 토지는 파는 게 아니다’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뇌리에 박아 둔 채다. 그에게 땅 좀 팔아보라는 말을 하면 아내, 아들, 친구, 친척 그 누구라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욕을 먹어야 한다. 최근에는 귤을 포함한 제주도 농산물 가격이 아주 비싸게 팔리고 있다. 현금을 따로 쓸 일이 없는 그는 농사로 벌어들인 돈으로 꾸준히 땅을 사 모으고 있다. 그는 땅을 팔고 고향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서 혀를 찬다.
1. 서문
2. 긴급회의
- 제주의 장묘문화
- 제주신화와 오름
- 진입로를 막아 선 묘적지
- 묘적지, 무연고묘지
- 국가기관 소유의 묘적지 인수
3. 급매물
- 제주도 주택문화의 이해
- 계약서 없을 경우 계약금 반환에 대한 사례
- 문화재와 개발 인허가문제
- 제주도 토지 특성
- 농지 취득 시 알아 두어야 할 정보
4. 건축업자가 되는 길
- 괜당이란
5. 선물
- 제주도 제2공항에 대한 단상
- 김녕 도시계획 등 정보
- 예래지구 문제
6. 고뇌
- 제주도 농업
- 영어교육도시와 제주신화월드
7. 오늘은 잔금 치르는 날
- 제주은행 서울(육지)지점 정보, 주택담보 대출 시 유의해야 할 점
- 지도상 거리, 물리적 거리, 과거와 현재의 교통편
8. 푸념
- 곶자왈이란, 곶자왈 훼손에 관한 의견
9. 배 회장의 서류
- 중산간지역의 훼손, 골프장 건설로 망가진 한라산
10. 올 것이 오다
- 토지거래 시 유의할 점, 세금문제, 다운계약에 관한 지침
11. 제주도민이 되고 싶어요
- 건축물 양성화 신고 관련 내용, 법규
- 제주도 건폐율과 용적률
- 건축법상 진입로 규정
12. 제주색 건축
- 제주도 건축법 개정안
- 보전등급, 상대보전, 절대보전에 관한 법률
- 절대보전/상대보전지역
- 특화경관지구(구. 수변경관지구)
- 오름에 붙은 토지의 규제
- 동굴보호에 묶인 토지
-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 LNG기지와 가스관 공사
- 지하수 문제
13. 실행력 없는 비전은 비극이다
14. 귀한 존재라는 걸
- 농지전용/산지전용
15. 돼지 잡는 날
- 진입로 관련법안/일반토지사용승낙서와 영구토지사용승낙서
- 제주도 일자리 문제
- 제주도 커피숍 분포
- 제주도 교육환경
- 제주살이, 한 달 살이 그리고 제주도 인구의 진실
16. 건축업자의 길
- 제주색 묻어나는 건축물들
- 제주도 행정구역 편제
17. 현실성 없는 정책도 비극이다
- 제주도 양돈과 환경오염 문제
18. ROLEX
- 제주도 농가주택과 자폐증의 상관관계
19. 제주살이
20. 올레의 비밀
21. 푸른빛 더러운 제주바다
22. 오수관 있나요?
- 오수관, 상수관 관련 내용
23. 제주도민이 되다
24.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