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명 먹거리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애주가들의 애주옥
나~ 원~ 참!
서울 한복판에 이런 식당이 있을 줄이야.
지인께서 예약까지 해주셨다 하여 한남동 순청향병원 뒤쪽 식당가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애주옥이라...
상호 네이밍부터 애주가의 감성을 살살 간지럽히는 게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골목에서 입구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눈치가 없어서 그랬던 걸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간판을 봤다고 입구를 찾은 건 아니었다.
건물 뒤 전봇대 있는 골목을 끼고 돌아가면 입간판이 보이는데 바로 거기로 들어가면 된다.
실내 분위기는 대략 이렇다.
깔끔한 편인데 약간은 거친 듯한 인테리어.
미리 검색하지 않고 온 식당이라 어떤 메뉴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
메뉴판을 보면서 실감이 가질 않았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다며 멸치회를 주문해 놓으라 해서 메뉴판을 보는데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뭐라고?
전국구 유명 안주들이 한 페이지에 열거되어 있었다.
그중 딱 눈에 띄는 메뉴. 금풍생이구이.
여수에나 가야 먹던 거 아니었나?
요즘 호래기도 제철인데...
이 그림 하나로 여기 메뉴들의 설명이 끝났다고 할 수 있다.
기본찬이 가지런하다.
애기게튀김도 있다.
주메뉴가 나오지 않아도 이것만 가지고 소주 한 병은 너끈히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무려 20분이나 늦게 오신다 하여 나 먼저 혼술을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 멸치회 때문이었다.
오늘 또 가라고 해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사진들을 면밀히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곰보미역과 돌김 때문이다.
정말 환장하는 식감을 가진 녀석들인데 멸치회도 멸치회지만 정말 입 속에 연회가 터졌다.
이 사진을 보면서 입에 침침 마구 고이는 상황이다.
이렇게 쌈을 싸서 먹는데 손을 쉴 수가 없다.
20분 동안 소맥 세 잔에 소주 세 잔을 호로록 흡입하고 말았다.
손을 쉴 수가 없었다.
계속 사진도 촬영해야 했고...
너무 바쁜 20분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금풍생이구이가 나왔다.
지인은 아직 아니 오셨고...
따뜻할 때 먹어야 하는데 빨리 안 먹으면 안 되는데...
이 영롱한 자태를 보라!
감동적이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한남동에서 이 녀석을 만날 줄이야.
여수에나 가야 먹을 수 있을 녀석을 말이다.
고민하던 나는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한 마리 뜯고 말았다.
맛집에서 무슨 의리를? ㅋㅋ
늦은 사람이 문제지...
메뉴 두 개 놓고 촬영한 사진이다.
이 한 상이면 둘이 죽어나가도 모를 거다.
한국인은 결국 한식으로 돌아온다!
멋진 표현입니다. ^^
바닥 싹 비우고 돌아왔고 벌써 그립다는...
가까운 데 산다면 방앗간 될 건데 아쉽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