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끈기

돌배나무집 셋째 딸 Vol.12

by 루파고

진해로 다시 돌아왔지만 걱정했던 아빠의 꾸지람은 없었다. 사실 지유의 걱정과는 달리 홍명덕은 지유를 서울로 보내버린 것을 후회했었다. 곁에 두고 싶은 심정을 그 누가 알 수 있었을까? 다른 아이들은 각기 친구들과 어울리기 바빴다. 아빠는 점점 외톨이가 되어갔다. 지유가 만났다던 군인 청년은 하숙방을 빼고 나가서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어쨌든 다음 가을 학기까지 조신하게 있어주기만 바랐다.

거의 눈이 내리지 않는 진해를 하얗게 덮었던 벚꽃이 피고, 꽃이 다 떨어진 후 장마가 코 앞이었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도록 두 남자는 단 한 번도 지유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딸이 없는 영태 아저씨 역시 지유를 딸 이상으로 아꼈다. 홍명덕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더라도 지유를 보살피는 일은 손수 감당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영태 아저씨의 감시는 예전보다 엄중하게 이어졌다. 진해에서는 지유가 테니스 선수와 열애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지유는 그 시합 후로 정미소를 본 적도 만난 적도 없었다.

“뭐 이런 남자들이 다 있어? 남자들은 원래 이렇게 끈기가 없는 거야?”

지유는 내심 다시 만나기를 바랐던 기대가 허물어지자 속이 상했다. 지유는 프랑스 유학에 대한 미련은 완전히 접어버린 지 오래였다. 가을 학기부터는 학업에 열중하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그래서 쉬는 김에 진해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면 완전히 정착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장마전선이 근처에까지 이르렀는지 습도가 너무 높았다. 뭘 하든 짜증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였다. 이제 한 달 뒤면 서울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지유는 서울의 답답한 공기를 떠올리자 벌써부터 찐득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급적이면 여름을 끝까지 보낸 후 올라가고 싶었다.

저녁나절 동네 산책을 나선 지유는 대문 건너편에 새까만 피부의 군인을 볼 수 있었다. 손에는 꽃다발을 한 뭉치 들고 있었다. 지유는 단번에 그가 정미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태 뭐하다가 이제야 나타난 거야?’

지유는 자신이 그를 반가워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미소는 새까만 얼굴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시골 촌뜨기나 아프리카 흑인처럼 촌스러워 보였다. 그를 본 지유의 표정에도 반가움이 묻어나 있었다. 그가 다가서자 지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무슨 남자가 그래요? 진해 내려온 지가 벌써 칠 개월째인데 이제야 얼굴을 내미는 건 대체 어느 나라 예절이죠?”

“미안합니다. 해외출장을 갔다가 지난주에 복귀했습니다. 하숙방에 있는 후임에게서 지유씨 계신 것을 확인하고 곧장 찾아온 겁니다. 오늘 벌써 삼 일째입니다. 여기서 이러고 기다린 게 말입니다.”

지유는 그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 밖으로 자주 돌아다닐 것이었다며 후회했다. 그렇지 않아도 진해에서의 생활에 따분함을 느끼던 차였기 때문이다.

정미소는 지유와 함께 거닐며 경기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유는 은근히 주변의 이목이 신경 쓰였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 모습을 힐끔거리는 눈초리가 불편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어차피 곧 서울로 돌아갈 텐데. 뭐 어때? 이미 소문은 다 났는 걸.’

지유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생각했다.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정미소 역시 하숙하는 입장도 아니어서 거리낄 것도 없었다.


사실 지유가 서울로 보내진 뒤, 정미소는 며칠 째 안채와 하숙방 사이 담벼락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지유 방의 불은 켜지지 않았다. 정미소는 꼬박 사 일이 지나서야 지유의 행방을 알 수 있었다. 미국에서 가져온 초콜릿을 막내에게 뇌물을 쓴 덕이다.



*



왕벚나무 가로수길은 매미 소리로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빗물이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높은 습도였다. 매미 소리가 길을 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짜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지유와 정미소는 짜증도 잊은 채 대화에 빠져들었다. 정미소의 해외 출장 이야기는 신기하기만 했다. 정미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괌을 두루 거쳤고 군함을 타고 태평양을 가로질렀다. 지유는 경상남도의 작은 도시 진해에서 태어난 후 줄곧 진해에서만 자랐다. 기껏해야 창원, 마산, 부산, 대구 그리고 대학 때문에 서울에 가 본 것이 전부였다. 단 한 번도 외국에 나가 본 적이 없는 데다 프랑스 유학까지 포기한 지유는 정미소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하와이에서 선물을 하나 샀습니다.”

정미소는 포장도 안 된 투박한 상자 하나를 지유에게 건넸다. 지유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포장에 성의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내용물이 궁금했다. 물론 자기를 생각하며 샀을 선물이 고맙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제가 진해로 다시 돌아오면 지유씨를 꼭 만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지유씨가 신호를 보내고 있었거든요. 외국에 있으면서 지유씨 생각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어머~ 제가 언제요? 저는 단 한 번도 정미소 씨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은 콩닥거렸다. 지유는 정미소의 시선을 피하고 선물을 열었다. 하트 모양의 펜던트가 달린 금 목걸이였다. 투박한 상자 안에서 예쁜 목걸이가 나오자 부쩍 기분이 좋아졌다.

“예쁘네요!”

나름 차갑게 표현했지만 사실 진심이었다. 지혜 언니와 미도파 백화점에서 보았던 수많은 고급 보석들보다 세련된 디자인이었다.

“그걸 보자마자 지유씨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여자 목에 걸리면 이 목걸이가 치욕을 느낄 것 같았습니다.”

정미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지유의 표정에 흡족함을 눈치챈 것이다.

“저는 다음 주에 인천으로 발령이 납니다.”

환했던 정미소의 분위기가 아쉬움으로 바뀐 듯했다.

“해외 출장 다녀온 지 얼마 안 됐다면서 또 발령인 가요? 하긴, 저도 다음 달에 서울로 돌아가야 해요. 복학해야 하거든요.”

“그럼 우리 서울에서 만날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잘 됐네요.”

정미소의 표정은 순식간에 다시 밝아져 있었다.

“무슨 남자가 반응이 바로 나타나요? 싱겁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지유는 정미소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지유는 거울에 목걸이를 찬 모습을 감상했다. ‘센스 있는 남자였네.’ 지유는 정미소를 만나며 얼마 전 학교로 찾아왔다던 군인이 있었다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괜한 실수를 하기 싫어 호기심을 꾹 눌러버렸는데 말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왠지 정미소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미소는 매일 저녁 퇴근과 동시에 지유와 데이트를 즐겼다. 토요일 오전 진해에서의 마지막 데이트 날, 둘은 서울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정미소는 만나면 만날수록 새로운 남자였다. 게다가 생긴 것처럼 순수했다. 지유는 그를 보면 세상에 찌든 여자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지유가 서울로 올라가던 날, 홍명덕은 지유를 꼭 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은 지유만 볼 수 있었다.

“저 그냥 여기 아빠 옆에 있을까요? 왜 그래요? 아빠답지 않게.”

지유는 새삼 나이 들어 보이는 아빠의 모습에 가슴이 메었다.

홍명덕은 지유의 프랑스 유학 때문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와 마주해왔다. 누구보다도 공들여왔던 보배가 자신의 부족으로 더 이상의 길을 가지 못한 것이란 죄책감 때문이었다. 지유는 엄마가 죽었던 날 그리고 교회 사건 이후론 처음 보는 아빠의 눈물에 가슴이 쓰라렸다.

“아빠, 괜찮아요. 돈 없어서 대학도 못 가는 친구도 많아요. 저는 복 받은 녀석인데 자꾸 그러시면 어떻게 해요. 이미 아빠는 저한테 할 만큼 해 주셨어요. 프랑스 안 가도 돼요. 저도 이젠 아빠를 못 보면 병이 날 것 같아요. 아빠는 여기에 언니도 있고, 동생들도 있고, 엄마도 있지만, 저는 거기 가면 언니밖에 없잖아요. 프랑스 유학 같은 거 관심 없어요. 앞으로 서울에서 공부 열심히 할게요.”

지유와 지혜는 등 뒤에서 손을 흔들며 눈물을 글썽이는 홍명덕을 두고 완행열차에 올랐다. 서울로 가는 내내 지유는 아빠에게 했던 말에 책임을 지겠다며 다짐했다.

‘지금은 남자를 만날 때가 아니야!’


지유는 정미소가 근무할 군부대 전화번호를 받아놓았지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개강 후 이 주일은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아직 늦은 여름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제법 짧은 옷을 입고 다니는 지유의 캠퍼스 패션은 남학생들의 눈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강의실을 나서는 지유의 앞을 막아선 남자가 있었다. 다름 아닌 정미소였다. 그런데 그의 뒤쪽에 김선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것은 지유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정이 필요했던 것들 중 첫 번째 사건이었다.

“연락이 없어서 무턱대고 찾아왔는데 실례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건넨 정미소였다. 그의 뒤에 김선명이 바짝 붙어 서 있었다. 둘 다 사복 차림이었지만 누가 봐도 그들이 군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실례지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김선명이 정미소와 지유 사이에 끼며 말을 걸어왔는데, 그의 얼굴은 상당히 경직되어 있었다.

“지난번에도 세 번이나 찾아왔었는데 다 불발이었습니다. 이번 학기에 복학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찾아왔다던 남자는 역시 김선명이었다. 지유는 이 상황이 난처하고 난감했다. 그들을 지켜보던 친구들이 김선명과 정미소의 등 뒤에서 파이팅을 보내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혹시 두 분은 서로 아는 사인 가요?”

지유가 물었다. 사실 두 사람이 서로를 모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삼각관계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었다. 지유 역시 같은 하숙집에 사는데 모르는 사이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두 남자가 동시에 같은 장소로 찾아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유가 고의로 두 남자를 만났던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그들이 일방적으로 데이트를 요청해왔던 것이다.

“저는 공부에 전념하기로 했어요. 저를 찾지 않으셨으면 해요. 미안해요.”

지유가 난감한 상황을 피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잘못하면 고단수의 바람둥이 같은 여자로 낙인찍히기 딱 좋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로 올라오면 만나기로 했지 않습니까?”

정미소가 똑 부러지게 말했다. 김선명을 의식하는 듯했다. 지유에 대한 우선권을 표시하겠다는 심산이었던 것 같았다.

“지유씨! 시간을 좀 내주셨으면 합니다. 지난번에 제 데이트 요청해 수락하셨지 않습니까? 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좀 그런 듯하니 일단 돌아가겠습니다. 일요일에 10시에 파고다 공원으로 나와 주십시오. 오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김선명은 지유의 눈빛을 고르는 듯 살피며 말했다. 그러더니 지유가 뭐라고 답을 하기도 전에 정미소의 팔을 끌고 사라져 버렸다. 지유의 답변을 무시하려는 듯했다. 정미소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유에게 윙크를 던지고 떠났다. 그가 순순히 김선명의 손에 끌려가는 게 보였다.






청명한 날씨 때문인지 파고다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유는 명동 뒷골목보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이래서 서울이구나 싶었다.

‘대체 이 넓은 파고다 공원 어디서 만나자는 거야?’

열 시가 되려면 아직 사십 분이나 남아 있었다. 늦는 걸 싫어하는 성격 탓이다. 지유는 제법 크게 자란 아름드리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주변을 살폈다. 그러고도 아직 삼십 분 정도 남아 있었다. 목적 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지유의 눈에 두 남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사실 지유는 남자를 만날 생각이 없다고 통보할 목적으로 나온 것이었는데 마침 둘이 함께 나오니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 역시 지유를 알아보았는지 지유 쪽으로 다가왔다.

“일찍 온다고 빨리 왔는데 지유씨가 먼저 나오셨군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김선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지유는 하려던 말만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김선명은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냥 선을 긋는 게 너무 매몰찬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지유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따르기로 했다.


“사실 두 분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제가 학업 때문에 두 분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동안 감사드리고요. 즐거웠어요. 그리고 한 가지. 제가 고의적으로 양다리 놓고 저울질한 건 아니에요. 두 분이 제게 일방적으로 만나자고 하신 거지, 제가 그러겠다고 했던 것도 아니었고요. 일부러 서울까지 오셨는데 미안해요.”

말을 마친 지유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정미소가 지유의 손목을 잡았다.

“아직 저희 이야기는 안 들어 보셨지 않습니까? 이왕 나오셨으니 저희 말도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미소의 부탁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마침 지유는 깜빡 잊었던 것이 생각났다. 지유는 핸드백에서 정미소가 선물한 상자를 꺼내어 테이블에 올렸다.

“경황이 없어서 이걸 드리는 것을 잊었네요. 돌려드리려고 챙겨 왔어요.”

“아닙니다. 이건 지유씨보다 어울릴만한 여자는 없을 겁니다.”

정미소는 돌려받을 생각이 없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지유가 갖지 않겠다면 차라리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유는 슬슬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하고 싶다는 말이 궁금했던 것이다. 지유는 그들의 말을 듣기로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학교에서 마주친 그날 합의를 했다. 계급장을 떼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이다. 한 달의 기한을 두고 지유를 세 번씩 만난 후 선택을 받는 사람이 승자가 되기로 했다. 지는 사람은 깨끗하게 지유를 잊기로 한 것이다. 지유는 그들의 경쟁 결과가 궁금해지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대체 두 분은 제가 그걸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죠?”

“지유씨는 제 매력을 보셨습니다. 절대로 공부가 될 리가 없습니다.”

김선명의 답이었다. 지유는 자기도 모르게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드러냈다.

“지유씨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목숨도 걸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건 정미소의 답이었다. 지유는 황당하기도 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사실 그들의 제안에 호기심도 생겼고 제법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기껏 잡은 마음을 또 돌려야만 하는 것이 문제였다.

“한 달 뒤, 저희 둘 다 맘에 들지 않는다면 둘 다 만나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이번엔 정미소의 제안이었다.

“그럼 제가 한 가지 제안을 하죠. 두 분은 각각 세 번이지만 저는 여섯 번이잖아요. 저도 시간이 없으니 두 번씩만 만나기로 해요. 한 달 동안 네 번이면 한 달 간이잖아요.”

김선명과 정미소는 마주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대답했다. 둘 다 자신이 충만한 듯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갈게요.”

그들의 대답도 듣지 않고 자리를 빠져나온 지유는 벌써 주말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가 그들에 대한 호감이라는 건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수요일 오후, 강의가 끝날 무렵 김선명이 나타나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파고다 공원에서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만 남긴 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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