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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노쇼를 맞았다

노쇼는 태도와 예의의 문제이다




석 달 전쯤 연락이 왔었다. 한 지역 도교육청 쪽에서 사진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꼭 듣고 싶은 강의라고 해서 강의계획서와 강사카드까지 메일로 보냈다. 그리고 강의 날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장소도 안 알려주고 기타 사항들도 안 알려줬기에 관련 내용을 받기 위해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전화가 왔는데, 담당자는 강사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럼 캔슬됐다고 이야기를 미리 해줬어야 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3개월이나 지나 관련 내용이 많이 바뀌었고, 그 이후 자기네가 강의자료도 요청을 안 했고, 말도 없었으니 당연히 취소된 줄 알고 계신 줄 알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어이가 없었다. 세상에 말을 안 해주는데 당연한 게 어디 있는가.

공공기관과 정부기관등에서 강의를 해왔었지만, 이런 식으로 업무처리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공공기관의 경우 몇 달 전에 예약을 잡고, 임박해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도 꽤 되었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취소였다. 취소가 되면  당사자에게는 당연히 취소된 사실을 명시해줘야 한다. 취소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미리 알려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미리 고지하는 것은 사실 전달의 의미를 넘어, 상대 시간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광고사진스튜디오이다. 일정조율이 정말 중요하다. 정확한 일정이 잡혀야, 남는 일정으로 다음 일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날짜를 잡는 일은 매우 중요한 파트 중 하나이다. 게다가 난 일주일간 강의 자료를 준비했다. 


이러한 암묵적 캔슬은 '노쇼'의 일종이다. 노쇼는 식당주인들만 죽이는 것이 아니다. 모든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에게 노쇼는 큰 정신적, 물리적 손실을 가져온다. 하지만 노쇼는 물리적인 불가항력이 아니다. 한 번만 더 업무를 챙기면 가능한 일이며, 타인을 고려하면 가능한 일이다. 결국 노쇼는 '예의'와 '태도'의 문제이다.


이번 사태를 보며 또 깨달음이 생긴다.

예약 고객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확인 전화나 문자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취소할 때는 무조건 연락을 드리지만, 취소하지 않더라도 불안해할 고객들을 위해 확인 연락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업 파트라는 것을 느꼈다.


결국 모든 것은 태도가 중요하다. 성공, 진행, 사업 모두가 '태도'에 의해 결정지어진다는 것. 사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부분 중 하나이다. 나도 중간중간 경솔하거나 잘못 응대한 태도들을 반성해 나가며 나아간다. 그것이 사업과 삶의 발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1월의 깨달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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