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세권 (슬리퍼를 신고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주거지의 약자)이라는 말 정도는 알아야 인싸의 삶을 산다고 할 것이다. 이런 약자들의 세계는 누가 만들어내는지 모르겠고 어떻게 유행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갑자기 어느 날 유재석이 나한테 와서 물어보고 맞추면 100만 원 준다고 할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두 가지 약자를 먼저 짚고 넘어가 보자.
< FAANG과 MAGA에 대한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회사들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단어가 FAANG이라는 단어다. 컴퓨터 게임을 연상하게 하는 단어인데 기업들의 첫 번째 앞글자를 따서 만든 줄임말이다. 먼저 FANNG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다. 이렇게 5개의 회사의 앞머리를 따서 만든 단어이다. 그런데 이 단어를 안다고 해서 조금 아는 척하면 안 된다. FAANG의 시대가 온지도 잘 몰랐는데 벌써 저물고 MAGA의 시대가 왔단다.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알고 보면 FAANG에서 넷플릭스 페이스북 빠지고 마이크로 소프트가 들어간 것 밖에 없다. 이 중에서 애플, 구글, 아마존은 항상 있다. 그런데 구글이나 아마존은 뭔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애플은 당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숨기는 게 많은 회사고 대신에 세상에 내놓으면 확실한 차별화를 보여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편에는 애플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애플 페이와 애플 카드 ]
애플 페이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말한다. 애플 페이는 기존의 간편 결제 서비스와는 다른 NFC 방식 (Near Field Communication : 근거리 무선 통신)으로 2019년에는 미국 모바일 결제 1위에 올랐다. 애플 페이는 2014년에 나왔고 iOS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온라인 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 애플 페이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애플 페이 2019년 연간 결제량은 150억 건을 돌파했으며 매출과 거래량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전 세계 신용카드 거래의 5% 정도가 애플 페이로 결제되고 있다며, 2024년에는 10%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 애플 카드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애플 페이는 이제 페이에서 카드로 진화하려고 한다. 근데 재미난 것은 비접촉 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를 만들어서 실물 카드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어놓고는, 엉뚱하게도 직접 실물 신용카드를 출시한 것이다.
애플 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결제액 출금이 일반 신용카드처럼 은행 계좌로 지정되는 게 아니라 애플 페이 계정을 연동해서 써야 한다는 점이다. 신용카드지만 iOS 사용자만 쓸 수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애플 페이로 결제를 시도했다가 하드웨어 문제로 결제가 불가능한 가맹점이 나타나면 그때는 실물 애플 카드로 결제하라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애플 스토어나 아이튠즈, 일부 특별 제휴사에서 애플 카드를 쓰면 구매액의 3%, 애플 페이 지원 가맹점에서 쓰면 구매액의 2%, 애플 페이 미 지원 가맹점에서는 결제하면 1%가 애플 모바일 계좌인 애플 캐시(Apple Cash)로 지급된다. 일체의 연회비와 수수료도 없다.
또한 아이폰을 애플 카드로 사면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해 준다. 애플 카드가 처음 출시되자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이 카드의 위력은 애플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다. 2019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9% 증가한 918억 2000만 달러(약 108조 8000억 원)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부진했던 아이폰 판매액이 7% 이상 늘어난 559억 5700만 달러(약 66조 3090억 원)로 나타났다. 애플 카드 할부로 인해서 애플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 애플 카 ]
애플이 전기자동차를 개발한다는 이야기가 항간에 파다하다. 내연기관차는 당연히 애플이 관심을 가질 사항이 아니다. 애플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자 제품에 대해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자동차에 접목시키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다만 자동차라는 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 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시도할지는 모를 일이다.
< 애플 카 콘셉트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리고 애플은 IT산업의 절대 강자이다. 전기자동차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세상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금까지 애플이 걸어온 길을 보아도 애플이라는 생태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이끌어 냈다. 애플 카도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 같고 현재 애플 기기의 파급력을 고려해봤을 때 애플 카도 자율주행이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글을 마치며 ]
애플이 제품을 내놓으면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갈렸다. 이해를 하는 쪽과 이해를 하지 못하는 쪽. 이해를 하는 쪽은 애플 제품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애플 매장에 장사진을 이루고 그것을 구입하기 위해서 하루 전부터 잠을 자는 풍경을 연출해 냈다. 일찍 가서 사면 조금 더 할인해 주는 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단순히 빨리 사고 싶다는 생각에 줄을 선다는 것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 애플 매장 앞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결과적으로 나는 이해를 하지 못하는 쪽이었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올 때만 해도 굳이 인터넷을 휴대폰으로까지 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컴퓨터로 이미 충분히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버렸다.
애플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봤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하다 못해 맥 북을 뛰어넘을 만큼의 획기적인 제품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이게 애플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들이 준비하고 있으니 일단은 기다리라는 말로 들린다. 시가 총액 1위와 브랜드 가치 1위는 가위 바위 보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 억 명의 사람들이 평가하고 다양한 각도로 측정하고 소비자들의 진실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판매 트렌드를 보면 아직 애플의 시대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는 정직하다. 애플의 제품을 사랑하고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것은 애플은 분명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참고도서 : 스티브 잡스 (지은이 : 김상훈), 애플 콤플렉스 (지은이 : 이병주), 애플로 지구촌을 바꿔놓은 천재 스티브 잡스 (지은이 : 김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