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인가 기회인가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37세의 나이에 뉴욕 한복판에 트럼프 타워를 지어 단숨에 억만장자로 등장한 부동산 사업가, 거래의 달인을 자처하고 어프렌티스라는 리얼리티 쇼의 호스트로 당신은 해고야라는 말을 유행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의 소외되고 버려진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고 기득권을 뒤집겠다는 정치적 이단아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8년 전의 일이다.
트럼프는 그때까지 백악관을 거쳐 간 여느 대통령들과 달랐다. 통합이라는 기치를 내걸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와 언론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랐다.
인종, 종교, 성별, 문화의 차이를 이용해 분열을 격화시켰다.
진영을 구축하고, 진영 안의 지지자들과 함께 진영 밖의 적들과 싸웠다.
미디어와 사법부, 선거제도 등 자유주의적 제도적 기반을 공격했다. 나라 밖에서는 미국이 이끌어온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팽개치고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을 원칙으로 한다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웠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 회원국들이 약속한 만큼의 국방비를 지출하지 않으면, 미국도 방위 공약을 지키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중국의 시진핑이나 러시아의 푸틴과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고 나서 처음 2년 동안 FBI 조사를 받았고, 재임 중 2번 탄핵 소추를 당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를 거부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의사당에 난입해 평화적 정권 교체 절차를 중단시키려고 했다.
세계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는 후임자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채 플로리다의 개인 리조트에 가버렸다.
이처럼 트럼프는 기존에 통용되던 질서를 거부하고 자신의 룰을 새롭게 개척하려는 성향이 강해 어떻게 어떤 식으로 미래가 변화될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이런 시점에 트럼프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은 향후 4년 어떤 일이 국제적으로 벌어질지에 대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트럼프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트럼프의 성장과 성격
트럼프는 학교에 다닐 때 만능 스포츠맨이었으나 지금은 골프를 즐긴다. 트럼프가 골프를 칠 때는 대부분 카트를 타고 다닌다. 큰 운동이 될 리 없다.
트럼프는 운동을 너무 많이 하면 마치 배터리가 소모되듯이 신체 에너지가 방출되어 버리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2015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트럼프는 역대 대통령 후보자 중 가장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는 주치의의 편지를 공개했다.
그러나 2018년 이 주치의는 당시 편지는 트럼프가 불러준 대로 쓴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의료 기록을 공개하든 안 하든 지금도 트럼프가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고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한 것은 틀림없다.
사업가로서 성장
3년이 지난 1971년에 트럼프는 아버지 회사에서 독립해 자기 회사를 따로 만들었다.
트럼프는 자기 스스로 자수성가한 억만 장자라고 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아버지로부터 100만 달러를 빌렸고, 나중에 이자를 붙여 상환했다고 주장한다.
2018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2018년 화폐가치로 적어도 4.1억 달러를 아버지로부터 빌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에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트럼프는 1987년 거래의 기술을 출판했다. 트럼프의 성공 이야기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처음 연속 13주, 모두 합쳐 48주 동안 머물렀다.
이 책에 나오는 트럼프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거래의 달인이다. 장기적 안목과 치밀한 판단력, 과감한 결단력과 그칠 줄 모르고 솟아나는 에너지를 갖춘 기업인이다.
이 책은 트럼프가 직접 쓴 것이 아니다. 트럼프 이름으로 나왔지만 토니 슈워츠라는 대리 작가가 썼다.
그래도 이 책의 주인공이 트럼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에서 자신을 부동산업자로 성공시켜 준 3개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첫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스위프턴 빌리지 아파트 개조사업이었다.
1962년 아버지가 570만 달러에 사들인 이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1972년 약 1,200만 달러에 팔아넘겨 배 이상의 이익을 남겼다.
두 번째로 197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인근에 있던 우중충하고 낡은 코모도 호텔을 개조했다.
약 7,000만 달러의 건축 비용은 아버지가 하얏트 호텔과 함께 보증을 서주었으며, 어려운 협상 끝에 뉴욕시로부터 약 4억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얻어냈다.
1980년 뉴욕 번화가에 객실 1,400개를 가진 25층 높이의 대리석으로 된 현대식 호텔을 탄생시켰다.
세 번째는 트럼프 타워 건설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트럼프를 일약 뉴욕 최고 부자의 반열에 올려주었다.
트럼프가 트럼프 타워라는 자기 이름을 붙인 빌딩을 처음으로 꿈꾼 것은 29세 때인 1975년이었다.
맨해튼 5번으로 57번가에 본위트 텔러라는 빌딩이 있었다. 어느 날 트럼프가 이 빌딩을 소유한 제네스코 사가 소유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이때부터 트럼프는 여기에 자기 이름을 붙인 거대한 빌딩을 짓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3년이 지난 1978년의 어느 날 제네스코 사가 경영 악화로 파산했다.
트럼프는 즉시 파산 관리를 맡은 하니건을 찾아가 본위트 텔러를 자기에게 팔라고 제의했다.
마침내 건물과 29년간의 토지임대권을 2,500만 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이 결정되자, 트럼프는 정식 계약서를 쓰기에 앞서 매매의향서를 쓰자고 제의했다.
의향서를 받아 든 트럼프는 은행으로 달려갔다. 의향서를 내보이고 건물 매입에 필요한 돈을 빌렸다.
그리고 다시 하니건을 찾아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자기 돈은 한 푼도 쓰지 않고 2,500만 달러짜리 건물을 손에 넣었다. 그런 다음 트럼프는 주변 건물의 소유자들을 찾아다녔다.
트러프는 이렇게 사들이 모든 토지를 합쳐 그 위에 7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세우기로 했다.
설계는 뉴욕시 도시계획 담당자들과 친분이 있는 데르 스컷에게 맡겼다.
마침내 뉴욕시의 승인을 얻어 68층의 트럼프 타워가 구체화되었다.
트럼프는 이 건물을 뉴욕에서 가장 호화로운 주상복합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최고의 자재를 사용해 최고의 부와 신분을 상징하는 건물을 만들기로 했다.
뉴욕 최고가 된다는 광고에 끌려 뉴욕의 돈 많고 지위 높고 과시욕 강하고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렇게 사전 분양을 통해 모은 돈으로 공사비의 대부분을 조달했다.
1980년 3월 공사를 시작한 트럼프 타워는 3년 후 완공되어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바꾸어 놓았다.
263채의 고급 아파트가 들어섰다. 트럼프는 아파트 맨 꼭대기 층에 1만 2천 평방미터 규모의 자기 주거 공간을 마련했다.
37세의 트럼프는 단숨에 뉴욕의 억만장자 반열에 뛰어올랐다.
트럼프 타워는 사업가로서 트럼프의 사업방식과 특징을 잘 드러내준다.
트럼프는 자기 돈을 쓰지 않았다. 썼더라도 드러나지 않았으니까 많은 돈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뛰어난 안목과 기획력, 말과 추진력으로 얻어낸 성과였다. 새로 지은 건물에 자기 이름을 붙여 트럼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트럼프라는 브랜드는 돈과 권력, 그리고 호화로움의 대명사가 되었다.
1984년 트럼프는 애틀랜틱 시티의 타지마할 카지노를 인수해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었다.
Ⅱ. 로이 콘과 트럼프
퀸스에 살면서 아버지 사업을 돕고 있던 1973년 27세였던 트럼프가 로이 콘을 찾아갔다.
당시 트럼프의 아버지는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임대아파트 39동을 운영했는데, 지나치게 많은 임대료를 받는 데다가 흑인들의 임대를 어렵게 하여 인종차별을 했다고 정부로부터 고발당했다.
트럼프는 고급 사교클럽인 르 클럽에서 콘을 만났다. 흑인을 차별한다고 고발당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콘이 대답했다. 소송을 해. 그리고 차별했다는 것을 정부가 증명하라고 해. 트럼프는 즉석에서 콘에게 소송을 의뢰했다.
당시 트럼프 회사는 실제로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흑인의 임대를 어렵게 하고 있었고, 정부가 그 증거를 수집해놓고 있었다.
그런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콘의 자문을 받으면서 정부를 상대로 1억 달러 명예훼손 반대 소송을 제기했으며, 기자들을 불러 간담회까지 했다.
말도 안 되는 억지였지만, 트럼프와 콘은 집요했다. 결국 트럼프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다만 앞으로 차별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하는 선에서 타협을 얻어냈다.
로이 콘은 1950년대 조 매카시 의원이 반공산주의 캠페인으로 미국을 휩쓸 때 민간 차원에서 운동을 주도했다.
콘은 매카시 캠페인이 마녀사냥으로 밝혀지고 매도당한 다음에도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뉴욕 정치권의 큰 손이 되었다.
로이 콘은 한 번 좋아하면 자기의 인적 네트워크와 뉴욕의 좋은 장소를 다 소개해주었다.
트럼프를 위해 일하면서 대부분 무료로 해주었고, 자기가 돈이 궁해 어쩔 수 없을 때만 일부 비용을 청구했다.
하얏트 호텔을 지을 때 트럼프는 세금 감면, 토지 용도 변경 등을 두고 뉴욕시와 갈등했다.
콘이 많이 도와주었고, 누구든 방해하거나 협조해주지 않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가르쳐주었다.
1980년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콘에 나쁜 짓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천재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했다.
콘은 트럼프가 애틀랜틱시티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도와주었다. 카지노 사업을 하려면 주지사의 지원이 필요했다.
콘은 자기와 비슷한 변호사 겸 로비스트 로저 스톤을 트럼프에게 소개해주었다. 콘과 스톤은 1981년 말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톰 킨 후보를 후원했다.
스톤은 킨 후보 캠페인 매니저가 되었고, 선거 후 주지사의 자문관으로 남았다.
이후 스톤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간 다음까지도 트럼프 지지를 계속했다.
1984년 트럼프는 애틀랜틱 시티에 카지노 하나를 사들였다.
콘은 1986년에 에이즈로 사망했다. 충성심을 강요하고 무자비하고 억지를 부리는 콘의 일하는 스타일은 트럼프에게 영향을 끼쳤다.
트럼프가 언론과 정치권의 주류, 즉 기득권 세력과 싸우는 모습을 보면, 로이 콘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Ⅲ. 트럼프의 성격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자 영국 출신 언론인으로 CNN 앵커를 역임한 피어스 모건은 가까이에서 보는 트럼프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한다.
대중 집회를 할 때 보여주는 것처럼 분노하거나 전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한없는 자기만족이 주위에 영향을 미친다. 삶이 빛을 낸다. 트럼프는 낙천주의자다. 적어도 자기 자신에 관한 한 그렇다.
매력 있고 다른 사람이 듣기 좋아할 만한 말을 잘한다. 농담도 잘한다. 심지어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난다.
트럼프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사람을 웃기는 일은 쉽지 않다. 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데 트럼프는 사람을 잘 웃긴다. 진짜로 웃게 만든다.
2023년 8월 24일 트럼프가 선거법 위반 협의로 형사 기소되어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감옥에 출두했다.
인상을 잔뜩 쓰고 노려보는 모습으로 머그숏을 찍었다. 바로 다음 날 이 사진을 넣은 머그컵과 티셔츠 등 기념품을 팔기 시작했다. 히트였다.
3일 만에 700만 달러의 매상을 올렸다. 지금은 이 사진을 활용한 NFT까지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인가. 선거법을 위반해 기소당한 것은 심각한 일이다. 그런데 전혀 심각하지 않다.
세상이 뭐 별거냐, 이 험한 세상에서 웃을 수 있는 것만 해도 그게 어디냐. 링컨은 언젠가 말했다.
울지 않아야 하니까, 웃는 거야. 그게 전부야.
트럼프는 개성이 있고 강력한 호소력이 있다. 그 속에 메시지가 있다. 그러나 따뜻하고 재미있는 것이 트럼프의 전부가 아니다.
트럼프에게는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한 면이 있다.
즉흥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권위주의적이다.
트럼프의 이러한 특징들이 때로는 장점으로 때로는 단점으로 트럼프의 정치에 작용하고 있다.
즉흥적이다. 유연하다.
트럼프는 2015년 8월 6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첫 번째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즉흥적이고 직설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과거 트럼프가 여성을 두고 살찐 돼지, 개, 구역질 나는 동물이라면서 비하한 적이 있다고 비판하자, 내가 한 번 말한 것은 말한 것이다.
솔직히, 내 말이 싫으면 어쩌겠느냐.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양인데 나는 그런데 매달릴 시간이 없다.
미국도 그런데 매달려 있을 시간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람들이 나보고 변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나는 유연성을 좋아한다.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나는 벽을 뚫지 않고도 지나가는 길이 있을 때는 굳이 그 벽을 뚫으려고 하지 않는다.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의 이러한 면을 잘 이해한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트럼프가 고정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트럼프는 유연하다. 사업을 하면서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몸으로 익혔다.
서명하기 전까지는 계속 유연한 자세를 유지한다.
쿠슈너가 하나의 예를 들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에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며칠 뒤에 트럼프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듬해 2017년 4월 시진핑 주석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 초청해 정상회담을 열었다.
언제라도 다시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문을 표시한 것이 중국을 흔들어 놓으려는 의도된 발언이었다는 뜻이지만, 그래서 성과가 있었는지는 다른 문제다.
Ⅳ. 쿠슈너가 본 트럼프
쿠슈너는 트럼프가 회의할 때 모습을 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흔들어서 끝내 원하는 방향으로 비틀어버린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누군가 50을 제의하면, 트럼프는 100이면 어떤가?라고 묻는다. 상대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설명을 붙이면 트럼프는 그러면 0으로 가면 어떤가라고 묻는다.
이렇게 상대를 흔들면서 처음에 50을 제의한 사람이 얼마나 확고한 근거를 가지고 말했는지 확인한다.
이런 대통령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지켜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나치게 강하면 부러진다. 그렇다고 트럼프의 말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이번에는 바보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어느 쪽이든 배척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빈번한 인사교체를 목격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쿠슈너는 장인을 이해하는 만큼이나 트럼프의 변덕에 대응하는 나름의 방법도 터득하고 있었다.
단, 그렇게 한 다음 다른 사람이 들어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새로운 정보가 들어가면 트럼프는 생각을 바꾼다. 한 번 내렸던 결정도 다시 바꿀 수 있다.
[ 글을 마치며 ]
트럼프 2.0의 시대가 왔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처음 당선될 때만 해도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2번째로 당선이 된 만큼 어찌 보면 예상된 결과였다는 소식도 많이 들리게 된다.
그런 트럼프 2.0의 시대에 어떤 변화가 오게 될 것인지 정책적인 면을 떠나서 그의 인물평에 대해서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트럼프의 특징에 대해서 정리를 해놓았는데 어떤 점을 주목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
첫 번째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로 흥정에 매우 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속성이 그렇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협상이 지속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는 부동산의 가치 측정이 비교적 쉽게 나오기는 하는데 그 이유는 아파트로 한 동의 집 규모나 구조가 유사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단독주택의 형태로 부동산이 이루어져 있어 집의 가치가 천차만별로 나뉘게 되고 이 집과 저 집의 가치는 크기도 다르고 접근성에서도 약간의 차이, 혹은 보이는 풍경 등으로 인해서 최종 가격은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
특히 트럼프는 일반 부동산이 아닌 초고층 빌딩 사업을 했던 사람인만큼 부동산이 가지는 무형의 가치와 미래의 평가까지도 고려해서 사업을 영위한 사람이다.
그런 만큼 상상력이 풍부하고 논리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서도 유능해서 트럼프와 대화를 하는 것은 상당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고려해 보면 트럼프는 앞으로 외교 정책에 있어서도 기존의 방식에 대해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변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변화의 끝에는 미국의 이익이 어느 정도가 되는가에만 집중이 될 것이다.
두 번째 트럼프는 유연한 사고를 한다는 것이다.
유연한 사고를 한다는 것이 좋게 표현한 것이지 나쁘게 표현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끊임없이 챌린지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어느 정도 협의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내줄 것은 내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고 해도 트럼프는 기존의 협의를 다시 뒤집고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위험성이나 불확실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바이든이 기존에 펼쳤던 정책들이 승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바이든이 약속한 정책을 트럼프가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본다.
물론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완벽한 취소를 할 수는 없겠지만 지연을 시킬 가능성이 높고 구속력이 없는 것들은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트럼프의 유연한 사고도 어찌 보면 변덕스러움으로 비칠 수 있고 향후 외교관계나 경제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이 든다.
세 번째 트럼프는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여론에서 보이는 트럼프는 상당히 불편하고 어려울 것 같은 이미지로 비치지만 상당히 유쾌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위기를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내기도 하고 사적인 만남에서는 상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에 보여주었던 트럼프의 발언이나 제스처만 보아도 트럼프가 가진 유쾌한 측면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면은 트럼프를 한 번 만난 사람은 결국 트럼프의 매력에 빠져서 그와 흥정을 할 때에 다방면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트럼프 2.0의 시대는 아마 새로운 규칙들이 재정립이 될 것이고 이를 얼마나 빨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가나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략적으로 미국이 중국과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하는 기술들에 있어서는 상당히 빠른 기술적 발전이 생겨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참고 도서 : 트럼프의 귀환 ( 조병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