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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 Sep 21. 2018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쉬는 날의 일기

2018. 09. 17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일단 나는 벌을 매우 무서워한다. 이런 세상에선 살고 싶지 않아! 하면서도 벌에 쏘이면 죽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기라도 한 건지 벌이 매우 매우 무섭다. 어쨌든 평화롭던 오늘 아침에 밀린 집안일을 마치고 (부모님이 여행 가신 데다가 백수이기 때문에 내가 다 해야 한다.) 홀가분한 마음가짐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려 내려갔는데 쓰레기를 버리는 통에 벌이 네 마리나 붙어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뚜껑 위에 음식물쓰레기를 올려두고 10분여간을 다른 곳에 피해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언니에게 전화를 해서 어찌해야 하나 진지하게 토로했는데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었고 그로부터 더 시간이 지나자 어떤 할머님이 내려와 '나는 벌 따위 무섭지 않아.' 하는 표정으로 음식물을 버리고 가버리셨다. 주위에서 벌이 왕왕 소리를 내는데도 평정심을 유지하시는 모습에 저런 게 바로 연륜인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나도 도전했다. 뚜껑을 열고 호들갑을 떨면서 버리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봉투까지 속으로 떨어뜨려서 집게를 가져와 봉투를 빼내고 뒤도 안 돌아보고 집으로 달려왔다. 벌들은 날 더 무서워했을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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