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긍 지음 김원중 옮김
정관정요 1
2025. 10. 10일~22일
오긍이 지은 『정관정요』는 당나라 시조인 태종의 치세에 어떻게 나라를 다스렸는가를 기록한 역사서로 리더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배운다.
요약한 글 분량이 a4 8쪽, 10,000자다. 다 옮겨두고 읽기를 바라는 것은 폭력일지 모른다.
브런치에 2회로 나누어 옮긴다.
고구려를 정벌하려다 요동 안시성에서 패하여 돌아간 이세민, 당 태종을 바라보는 민족주의적, 역사적 감정을 잠시 놓아두고 리더십이란 관점에 따라 읽으면서 2024년 12월 이후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와 견주니 당 태종의 리더십은 그저 옛날 일이라고 치부하고 나 몰라라 하기엔 아까운 책이다.
권1 군주의 도
군도君道 군주의 도
군주가 바르면 나라가 안정된다. 몸이 곧은데도 그림자가 기울고, 윗사람이 훌륭히 다스리려고 노력하는데 아랫사람들이 혼란스러운 경우는 없다. 다스림에는 세 가지가 있다. 무위지치無爲之治가 상책이고, 덕으로써 다스리는 것은 차선책, 군주가 선한 생각을 하지 않고, 사물의 종말을 신중히 고려하지 않으며, 화려함만을 쫓으며 만족할 줄 모르고 다스림은 가장 낮은 계책이다. 처음에 훌륭했던 자는 확실히 많지만, 끝까지 훌륭한 행실을 한 이는 아주 적다. 백성들의 원한을 부르는 것은 일의 크기에 달려 있지 않다. 두려워할 것은 민심에 있다. 물은 배를 띄울 수 있고 뒤집을 수도 있으므로 마땅히 신중해야 한다. 무위지치의 열 가지 방법을 상술한다 (p.42~43) 군주와 신하의 관계는 물고기와 물의 관계와 같다. 군주는 편안함을 경계해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둘이 탄핵된 것은 군주의 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다. 물과 배, 물고기와 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았다. 맹자의 사상이나 당 태종과 위증을 비롯한 신하들과의 대화를 공부했다면 좋았을 것을. 권한의 크기와 상관없이 리더에게 주는 가르침을 생각한다.
정체政體 정치의 요체
물과 물고기의 관계로 비유하며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다룬다. 당 태종은 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를 알겠는가라고 자기를 낮추고 위징을 비롯한 신하들과 토론하며 나라 다스림에 골몰한다. 창업의 단계를 지나 수성의 단계에는 무예보다 유학과 도덕규범, 아름다운 풍속을 중시해야 한다. 신하의 침묵이 독이 되는 경우가 있고, 군주가 지나치게 꼼꼼하면 사리에 밝지 못하다. 구중궁궐을 벗어나기 위해 신하와 토론의 빈도를 높인다. 직간하는 신하를 원하라. 뿌리가 흔들리지 않아야 가지와 잎이 무성해진다. 공정하고 국가의 위엄을 갖추어야 한다 등이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다룬 문장이다. 탁월한 기술자가 다듬어야 보옥이 빛을 보듯 신하들의 조언과 간언이 자신(태종)을 만들었다고 인식한다. 21세기 한국 정치에 적용해도 타당한 글로 고전은 낡은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게 한다.
권2 인재관과 간언 수용
임현任賢 현신을 임용하라
어질고 현명한 신하를 얻어 곁에 두는 일은 쉽지 않다. 당 태종을 위해 자신들의 재능과 역량을 다 바쳤고 비난에 가까운 간언도 서슴지 않음으로써 나라의 기강을 확립하는 데 일조했던 여덟 명의 신하를 소개한다. 방현령은 창업의 공신으로 두여회를 천거했고, 함께 은태자 이건성의 반란을 평정하고 공동으로 조정의 정서를 관장해 조정 기구의 규모, 법령, 제도, 문물에 이르기까지 상의해서 정했다. 당대인들은 두 사람을 합쳐 ‘방두房杜’라고 일컬었다.
위징은 『자치통감』에서도 언급하는 신하로 충심으로 간언 한다. 300회가 넘는 간언을 한 위징이나 이를 받아들인 태종은 당의 수성을 위해 진심이었다. 태종은 간의대부로 활동한 왕규가 인물의 그릇을 분별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변론에도 탁월했다고 평가한다. 이정은 북방 돌궐을 평정하는 공을 세웠고, 우세남은 태종과 고금의 정치를 평했다. 태종은 우세남의 덕행, 충직, 박학, 문장의 준수함, 서법의 청준함을 칭찬했다. 전략가 이적(서적인데 태종이 이씨를 하사함), 변론가 마주까지 기록하였다.
구간求諫 간언을 장려하라
간언에 대한 태종의 태도는 다음과 같았다. “현명한 군주가 현명한 신하를 만나는 것만이 물고기가 물을 만나는 것과 같아 천하가 안정될 수 있소. 나는 비록 현명한 군주라고 할 수 없으나, 다행히 여러 대신이 끊임없이 나를 보좌해 잘못을 바로잡아 허물을 보충해주고 있소. 여러분의 정직한 간언과 바른 논의에 의지해 천하를 태평성대로 만들기를 바라오.”(p.105)
간언 하는 신하가 있어야 멸망하지 않는다고 믿고 적이라도 심복으로 받아들이려 했으며, 게으름과 감정적인 화를 경계하며, 간언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문제의 싹을 미리 잘랐다.
납간納諫 간언을 수용하라
태종이 반역자의 여자를 빼앗고, 건원전을 중수하고, 애마를 죽인 사육사를 죽이려 하자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태종은 신하의 간언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여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었다. 격하고 절박한 간언은 비방하는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 달콤한 말로 가득 찬 상소문을 경계하라. 장점을 보고 등용해야 한다. 태종이 신하의 솔직하고도 거침없는 비판을 수용하려고 애썼으며, 이 때문에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었다.
권3 관리 선발론
군신감계君臣鑒戒 군주와 신하가 거울삼아 경계함
수왕조의 무고한 주살을 교훈 삼아 신하된 자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 말한다. 나랏일을 처리할 때는 신하를 각자의 능력에 따라 중대한 임무는 대신들에게 맡기고, 작은 일은 소신들이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적재적소에 관리를 배치하는 방법이다.
택관擇官 관리 선발
위징은 말한다. 천하가 혼란할 때에는 오직 가진 재능만을 요구할 뿐 그들의 덕행여부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태평성대에는 재능과 덕행을 모두 갖춘 사람난이 기용될 수 있다. 다스림의 근본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다. 포상과 징벌에 공정하여야 한다.
봉건封建 봉건제
태종은 봉건제가 자손 대대로 왕권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라 여기고 시행하려 했다. 신하들은 친척을 살리는 길이며, 제후의 자제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부친이나 선배가 이룬 창업의 어려움을 잊고 음란하고 포악한 행위를 일삼게 되어 나라의 기강이 뒤흔들리게 되므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관직과 작위의 세습을 폐지하면 어질고 능력있는 사람을 등용할 수 있다고 간언하자 태종은 신하의 의견을 수용한다.
권4 태자 교육과 위계질서
태자제왕정분太子諸王定分 태자와 왕자들의 서열 정하기
속담, ‘가난한 사람은 절약을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절약하고, 부귀한 사람은 사치를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치한다.’ 군주의 아들 가운데 적자인 태자와 서자인 여러 왕의 신분상의 차이에 관해 논한다.
존경사전尊敬師傳 스승을 존경하라
현재의 주역은 군주이나, 미래의 주역은 태자다. 태자의 능력과 인품 여하에 따라그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다. 태자를 태자답게 만드는 스승의 역할이 크다. 태자를 가르치는 스승의 존재와 가르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태종은 예부상서 왕규를 태자의 스승으로 삼아 사부를 황제대하듯 하라고 가르치고 스승의 신분을 높였다. 전적과 문장도 배우고 궁궐내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신하들을 보내 담소하고 토론하도록 명한다.
교계태자제왕 敎戒太子諸王 태자와 왕자들을 교육하고 훈계함
권5 도덕규범
인의仁義 어짊과 옳음
공자는 인은 인간의 마음이고 의는 인간의 길이라고 하였다. 태종은 이러한 인과 의를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으로 인식했으며 이는 정치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태종이 신하에게 말하기를, “인의 준칙은 항상 마음속에 기억하여 그곳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오. 만일 잠시라도 마음이 나태해지면 인의로부터 멀어질 것이오.”
충의忠義 충성과 의리
충성과 의리 충의 충이란 자기의 성심을 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충의 대상이 자기 자신이일 경우는 자기의 가능성을 전부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 대상이 타인일 경우는 진실되고 거짓 없는 마음으로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것을 뜻한다.
당 태종이 고구려 사람을 칭찬한 내용이 담겨 있어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정관 19년 태종이 요동의 안시성을 공격하자 고구려 병사와 백성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태종은 고연수 고혜진 등에게 투항할 것을 명령했다. 당나라 군대가 안시성 아래에 진영을 치고 병사를 움직이지 않으며 그들의 귀순을 권하였으나 성안은 움직임 없이 견고했고 태종의 깃발을 볼 때마다 성 꼭대기로 올라가 북을 두드리고 외쳤다. 태종은 매우 노여워하여 강하왕 이도종에게 토산을 쌓아 성을 공격하도록 명령했지만 끝까지 함락시킬 수 없었다. 태종은 병사들이 퇴각을 준비하면서 안시성을 견고하게 수비하여 신하 된 자의 지조를 지킨 것을 칭찬하고 비단 300 필를 내려 군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을 격려했다”라고 기록하였다.
효우孝友 효도와 우애
효도와 우애 인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근본이 되는 덕목이다. 불효 한다면 그것은 근본을 모르는 행위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다. 돌궐 출신 관리가 당직을 서다가 음식을 먹다가 고기를 남겼는데, 왜 남기는가를 묻자 ‘이것을 집으로 가지고 가서 어머님을 봉양하려고 하오’ 라는 말을 들은 태종은 감탄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질고 효성스러운 천성에 어찌 한족과 이족의 구분이 있으랴”라며, 그 관리에게 포상으로 말 한 필을 주고 어머니에게 고기를 보내도록 명령하였다.
공평公平 공평함
공평함이란 자기와의 친소 관계나 이해 관계를 떠나 정확한 기준에 근거하여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대공무사라는 고사도 있듯이 자기 자식 혹은 원수 지간일지라도 재능이 뛰어나면 주저 없이 임용해야 공평한 인사다.
인의가 근본이고 형벌은 그 끝이다. 사람들이 못 오게 하려는 것은 자기가 하지 않는 것만 못하고 사람들이 듣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은 자기가 말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성신誠信 성실과 신의
곧은 나무는 그림자가 굽을까 걱정하지 않는다.
P.S. https://m.blog.naver.com/topim/220870655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