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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담 Jun 27. 2022

사랑받음에 우월해 했던 우리에게

의젓한 어른이란 무엇일까


"왜 그런 것 있잖아, 

저 사람이 나에 대해 마음이 생긴 걸 알게 됐는데, 

그 마음이 그냥 스윽 지나가는 게 아니라 꽤 굵직하고 뜨겁고 단단한 마음인 걸 알아 버렸을 때 말야,"

하고 이 글은 시작됩니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나를 누가 사랑하겠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나를' 하던 사람이더라도, 그런 강력한 눈빛을 알아채게 되는 순간 참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지요.


'이렇게 진한 마음을 내게 주다니, 난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정도면 양호하겠지만, '이렇게 진한 마음을 줄 수 있다니, 저 사람 찬 좋은 사람이구나'였으면 좋겠는데, 

실상은 '이렇게 진한 마음을 주다니, 그 끝이 얼마인지 한번 시험해 보겠어.'와 동시에 우월함을 느끼게 되거나, 더 나아가 교만 까지도 느끼는 정도로까지 변화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미 사회적으로는 어른의 나이를 넘겨, 어딜 가도 어른이라고 불리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어른은 좀 달라서, '의젓한'이 붙어야만 제대로 어른 답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한 사람의 마음에 다른 사람이 들어온다는 것은 꽤나 자주 오지 않는 일임을, 누군가의 마음이 내려 앉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서, 자존심을 부리지도 않고, 교만하지도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때 그 사람의 눈빛을 가지고 묘한 우월감을 느꼈던 그 때의 한 사람에게, 다시 쓰는 편지라고나 할까요. 사랑을 받는 것은 소중한 일이지, 남보다 내가 더 소중하다는 이야기는 아닐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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