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조교글 EP.3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700년 역사를 가진 로타 로마나의 930번째 변호사가 바로 한동일 작가님인데요!
지난주 12월 20일, 세바시북클럽에 다녀왔어요. 이번 북클럽은 <라틴어수업> 저자 한동일 작가님의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으로 진행되었는데요. 한동일 작가님의 세바시 강연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이번 북클럽이 너무 기대됐어요.
저는 책을 읽기 전에 이 영상을 먼저 봤었는데요! 30분도 안되는 시간으로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대략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읽고, 작가님을 뵈어 문장의 의도들을 알게 된 후에 다시 이 영상을 봤더니, 책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지더라고요. 한동일 작가님이 한 문장 한 문장에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는지까지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한동일 작가님의 세바시 나머지 45분 강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북클럽에 대한 후기는 세바시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한동일 작가님은 누군가의 툭던진 한마디가 위로가 되는 것처럼, 문장도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해요. 여러분은 누군가의 한마디가 위로가 되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첫 인턴시절에, 제 실수로 다른 직원분들까지 모두 야근을 해야 했던 일이 있었는데요. 일을 수습한 후 많이 혼나면서 아직 인턴으로 일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던 때, 사수 매니저님이 제게 “야근으로 끝나는 일이라 다행이다. 비싸게 레벨업했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흐릿하지만, “그래도 수습이 가능한 일이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던 기억은 선명해요.
사수 매니저님은 흘리듯 하신 말이지만 저는 인턴생활 동안 큰 위로가 되었어요. 다른 회사들을 다니며 실수를 하거나 일이 힘들 때면, 사수 매니저님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위로를 받곤 하는데,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 게 속상하더라고요.
‘누군가의 한 마디’와 ‘문장’은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지, 남에게 공유할 수 있는지의 차이인 것 같아요. 아마 한동일 작가님의 의도도 이 차이점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요?
저만 사는 게 힘들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주변 친구들은 모두 상처도 없는 것 같고, 항상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한테만 힘든 일이 생기는지, 언제까지 행복한 척해야 하는지 불만도 많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들도 우울한 가정사나 힘든 일들이 있었는데, 제가 그랬던 것처럼 그냥 행복한 척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나만 힘들게 산다며 불평했던 스스로가 부끄럽고, 반성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나만 힘든 것도 아니고, 나만 상처를 갖고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세상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한동일 작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이때의 제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사람은 모두 각자의 이유로 아프고, 그럼에도 서로 공감하면서 살아가고, 내 아픔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때를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말씀이 가장 와닿았던 것 같아요.
많은 자기 계발 영상, 도서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다루고 있는데요.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오히려 저를 고민하게 만들고, 불행하게 만드는데, 우리는 왜 행복해야 할까요? 작가님의 말씀처럼 행복을 강요받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행복을 나의 ‘상태’로 만들지 않고, 사소한 일들을 행복으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갖추어 보고자 했어요. 우선 오늘 하루를 돌아보았는데요. 맛있는 쿠키를 선물 받아서 행복했고, 지하철에 앉아서 출근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점심엔 좋아하는 떡볶이를 먹어서 행복했어요. 이런 사소한 일들로도 행복해지는데, 우리는 매 순간 행복을 느끼지 않다는 이유로,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요?
문득, 저를 괴롭혔던 자격지심도 ‘태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요즘 들어 친한 친구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저보다 더 좋은 회사를 들어간 친구를 보며, “어떻게 저기에 취업했지?”가 아니라 “얘는 나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겠구나.”라고 생각하니, 무의식 중에 가졌던 자격지심도 사라지더라고요.
이 영상을 보고, 잊고 있었던 제 인생 문장들이 떠올랐어요.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안심은 하되, 방심은 하지 말자.
'남들처럼’이 아니라 ‘나처럼’ 살자.
오랜만에 떠오른 만큼, 다시 한번 이 문장들을 되새기며 살아가야겠어요.
제 인생 문장들도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의 인생 문장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