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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엔 Jan 18. 2020

프롤로그

11년 차 유학생의 중국 적응기

나 홀로 중국 유학기

프롤로그 


우리 엄마는 저를 가지셨을 때 태몽으로 보석으로 가득한 시계를 차는 꿈을 꾸셨 대요. 평소에 미신을 믿으시지 않는 분이지만 제가 첫아이여서 그랬는지 꿈 해몽을 해석해 보시니 세계 곳곳을 돌아다닐 거라고 했다고 해요. 그래서 엄마는 저에게 어릴 때부터 넌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훌륭한 사람으로 지낼 거 야 라 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30년 후... 저의 생활은 엄마의 태몽 풀이처럼 이루어졌을까요?


2020년 현재, 제 나이 서른 하나입니다. 저는 엄마의 태몽대로 세계 곳곳까지는 아니지만 해외에서 지내고 있어요. 지금 저는 중국에서 공부 중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잠시 한국에서 지낸 시간을 뒤로한 채 2019년도 가을에 다시 중국으로 가서 박사 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어느 정도 엄마의 태몽이 맞은 셈이죠?

베이징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문

처음 중국에 간 것이 어제 일어난 일 같은데 벌써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다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저에 대한 간단한 이력만 보고 유학을 오래 했으니 쿨~ 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현재보다도 지난 과거를 생각하면서 과거에 집착하면서 사는 거 같아요. 언제쯤이 돼야 현재를 즐기면서 살고 과거에 미련두지 않는 쿨~~~ 함을 가지게 될까요? 좀 더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지고 싶어 쿨 한 척을 연습하지만 곧바로 후회만 남는 시간을 보내며 올해는 현재 나의 감정에 충실하자라고 다짐하는 청년입니다.


그런데 요즘 저에게 고민이 생겼어요. 최근에 중국으로 다시 와서 공부하게 돼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지내지 못하고 있어요. 중국에서 10년, 한국에서 21년 , 제 안엔 두 개의 나라가 있어요. 긴 유학 생활이 남긴 것은 뒤섞여버린 두 나라의 문화뿐만이 아녔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왔을까, 내가 꿈꾸던 삶의 방향이 맞긴 한 걸까, 가끔은 모든 걸 잊고 그리스의 한적한 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싶은 꿈을 꾸는 나는 지금, 원하던 삶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이미 이곳을 많이 알아서 그런 걸까요? 친근하게 사람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고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서도 좀 더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 같아요. 일종에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기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공상이 많아져서 그런지 , 자주 과거에 다르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의 빈도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생각했어요. 초심을 찾아보자!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 과거의 기억을 형상화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중국에 처음 왔을 때의 기억 혹은 그때 그 감정을 타자기로 풀어내어 제 인생을 보다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싶어 졌어요. 제가 중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겪어온 궤적과 중요사건들을 글로 나타낸다면 내가 지내왔던 결코 쉽지 않았던 순간들을 기억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열심히 살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과연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혹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를 살아갈까요?

제가 느낀 그때의 기억, 감정 그리고 그때의 온도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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