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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06. 2024

글쓰기에도 블록버스터 모델이 가장 유효해

Photo by Александр Раскольников on Unsplash


저는 월 화 수 목 금 이렇게 평일에 1개씩 글을 써왔습니다. 휴일이 끼면 쉬었고, 매일 글을 쓰려고 앉아서 머리를 쥐어짜는 것이 나름 뿌듯했던 거 같습니다.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에는 더 잘 쓸 수 있겠지 하면서 자기 위로를 했던 것이죠.


그리고 많은 글쓰기의 달인들이 권장하는 방법도 일단 써라! 였기 때문에 전혀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2년이 넘도록 이러한 매일 쓰기를 계속하고 있었죠. 그러다 오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넷의 콘텐츠는 롱테일 모델을 따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내가 쓴 글이 읽히게 될 것이라는 말과 다름없지요. 그런데 그게 반만 맞았다는 겁니다! 롱테일이 존재하긴 하지만, 더 많은 시선을 끄는 헤드 부분이 훨씬 두껍고, 테일 부근에는 관심과 시선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죠.


인터넷 초창기와는 달리 현재는 모든 종류의 콘텐츠와 세상에 알려진 모든 분야의 콘텐츠가 모두 폭증한 상태라는 겁니다. 책, 아티클, 영화, 음악, 앱, TV쇼, 등 모든 미디어가 마찬가지이며, 소비자들은 너무나 많은 초이스 앞에서 한정된 자기의 시간을 아주 잘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거죠.


승자독식의 세상인 것은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콘텐츠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가장 잘 만들어진 콘텐츠에 독자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되는 겁니다. 그런 글이나 영상이 되어야 내 지인들에게 공유를 해줄 만하다는 글이 되는 겁니다.


심지어 세상에는 큐레이팅을 기본으로 탑재한 뉴스레터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아지고 있죠. 너무 많은 뉴스에서 조금 더 엄선된 정보를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입니다. 그런 뉴스레터는 당연히 급하게 한 시간 만에 만든 글을 선택하지 않지요.


게다가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기가 많은 것을 소비합니다. 그것이 옷이든, TV 프로그램이든, 영화든, 책이든, 글이든. 누군가 10만 뷰를 본 영상이 있다면 나도 보고 싶어 집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 또는 읽었거나 시청했다는 증명이 이미 되었기 때문이죠.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죠. 내가 일 년에 책을 수백 권을 읽을 것은 아니잖아요? 그럴 수 있는 사람도 극소수 있긴 하겠지만. 영화를 수백 편을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럼 인기가 많은 영화, 누군가 추천한 책, 그런 것들을 먼저 보게 되고 나머지는 그냥 지나치게 되는 거죠. 블록버스터 급의 영화나 글만이 독자의 시선을 잡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글쓰기에는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요?


한 개의 글을 마스터피스 급으로 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글을 쓰는 세분화된 그 분야에서 가장 잘 쓴 글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매일 글을 쓰지만, 그걸 매일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더 다듬고, 매일 추가 정보를 조사하고, 매일 더 잘 쓸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한 개의 글에 10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냥 후다닥 글을 쓰고 바로 발행을 클릭할 것이 아니라 한 개의 글에도 그렇게나 신경을 쓰고 심사숙고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거죠. 그런 글들이 모여서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나의 이력이 되고, 나의 자산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글을 보고 들어온 사람이 내 글의 팬이 되는 것이고요.


아… 참으로 긴 2년이었습니다. 아니 3년인가? 브런치에 470개의 글을 올렸고, 그 전의 플랫폼에서도 80개 가량의 글을 올렸는데 생각해 보면 하루 이상을 투자한 글이 몇 개 없었어요. 한두 시간을 투자한 글이 대부분이었죠. 이제야 이런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블록버스터 모델. 자신의 콘텐츠 창작 방법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이제 저도 하루에 글 한 개라는 방식을 버리고 일주일에 한두 개의 아주 잘 쓴 글을 쓰기 위해 노려해야겠네요. 5개의 허접한 글보다 1개의 수준급 글이 세상에도 더 이롭겠지요. 아~ 노오~력이 더 필요합니다.


오늘의 질문: 당신의 창작은 어떤 모델을 따라가고 있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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