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는 것이 맞나?

Photo by Keith Tanner on Unsplash

제가 청소년이었을 때 책받침으로 코팅한 아름다운 여성 사진이 있었죠. 바로 소피 마르소였습니다. 데뷔작 라붐은 정말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죠.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약간 아슬아슬한 수위의 영화여서 중고등학생들이 더 열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에도 저는 오래도록 첫눈에 반해서 홀딱 빠져버리는 것이어야만 사랑이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첫 이성친구를 만나고, 사랑이라고 굳게 믿으며 우린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을 때 이별이 찾아왔고, 이런 사랑이란 감정을 다시는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죠.

아니죠? 사랑은 그다음에도 찾아옵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죠. 하여튼 청년 시기에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참 높습니다. 그러나 사랑에 대해서 정확하게 배운 것은 청소년 시기도, 청년 시기도, 결혼을 한 다음에도 아니고, 자녀가 태어나 자라는 것을 보면서부터입니다.

사랑은 순식간에 찾아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첫눈에 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에요. 오직 상대방의 외모와 분위기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 사람의 온전한 마음과 성격, 습관, 생각 등을 모르면 상대방을 전혀 안다고 안다고 볼 수 없어요. 이해하고 있지 않은 셈이거든요.

사랑은 꾸준한 노력으로 가꿔나가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요. 이미 잡은 물고기에는 밥을 안 준다는 식의 설명으로 매번 다른 사람을 찾아 헤매는 어리석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그건 사랑을 하는 게 아니라 연애 경력을 수집하는 사람입니다. 상대방을 트로피로 간주하는 질 낮은 사람이죠.

사람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라 타인을 사랑하기 힘듭니다. 본질적으로 이타적인 사람은 참 드물고 희귀하며 깊이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죠. 대부분의 사람은 일단 자기 자신부터 생각합니다. 그런 와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스스로에게 보다 상대를 더 위해주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이건 기적 같은 일이죠.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그 사랑을 곱게 열심히 가꿔나가야 합니다. 그 사람에게 매일 이쁘다, 고맙다, 사랑한다, 귀엽다, 칭찬 세례를 쏟아부어야 합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한번 더 생각하고, 대화할 때에도 한번 더 신경 쓰고. 서운한 감정이 생기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시 고민해 보고, 어떻게 상대를 더 기쁘게 해 줄 수 있는지 생각하는 등 매일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결혼을 하면 연애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죠. 같이 살다 보면 정말 이 사람은 어느 세계에서 왔기에 나와 이렇게나 다른지 새삼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연애시절처럼 사랑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랑은 본래 식어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 거죠. 상대방에게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셨나요? 얼마나 자주 물어보시나요? 상대의 생일에 손 편지를 써서 준 적이 언제인가요?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와 말을 들어주나요? 혹시 TV나 스마트폰 들여다보느라 시간이 없나요?

자녀의 학교 생활과 친구들에 대해서 물어보나요? 관계가 소원하다면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최근 자녀가 관심을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자녀가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가장 친한 친구는요?

사랑은 절대로 혼자서 자라지 않습니다. 내 노력이 들어가야만 사랑은 자랍니다. 상대편의 노력만으로도 불가능합니다. 양쪽에서 공히 노력을 해야 하고, 우선 내가 먼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게 우선이죠.

생각해 보면 젊은 시절의 저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사랑은 하나일 뿐이겠죠. 수많은 잘못된 상식을 하나하나 바로잡아가면서 중년의 자리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찾아내면서 저는 성장할 겁니다.

요즘 정치 이야기로 너무 사람들의 갈등이 격렬합니다. 내가 믿는 것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사랑에 대한 논리처럼 말이죠. 우리가 어려서부터 많은 틀린 것을 새롭게 배워서 알아갔듯이, 이젠 모든 면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인지 다시 살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의 질문: 사랑을 위한 노력을 오늘 해보셨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