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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 Oct 10. 2020

나 자신을 찾아서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부쩍 들기도 하고 긍정과 부정이 매일같이 심한 저울질을 하는 것처럼 심적 변화가 크다.


그러던 중, 남자 친구는 요즘 자기 자신을 잃은 것 같다며 자신을 다시 찾아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예전처럼 너만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좋아하던 것들을 찾아 자기만의 분위기를 가지던 그때가 생각난 것이다.


나 또한 그에게 느꼈던 매력이 주로 그런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을 듣고 나니 나도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내가 좋아하던 것들이 무엇인지, 나만의 분위기와 색깔, 매력은 어떤 것인지.


분명 나도 그처럼 좋아하던 것들을 수집하고 나만의 세계를 만들던 때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대 초중반까지는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열정적이었다. 좋아하던 아티스트도 많았고, 그들을 파헤쳐 관련된 것들을 또 좋아하곤 했다.


어느덧 나는 30대가 되었고, 먹고살기 바빠지면서 사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많이 소홀해졌다. 생각해보니 어떤 걸 좋아했는지 기억조차 희미해질 정도로 깊숙이 묻어두었다.


누구나 그렇듯 현실에 맞춰 살다 보니 지금은 그 세계가 굉장히 멀게 느껴지고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 아직 가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잠시 현실이라는 막이 가리고 있을 뿐일 텐데.


조금 슬픈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사실 없는 시간을 쪼개어서 틈틈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곤 했다. 그만큼 좋아하는 것들이 참 많았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대화를 하는 것도 좋아했다. 누군가와 공유하는 즐거움은 정말 엄청난 시너지를 가져다준다.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보고 익히다 보면 관련된 아는 것도 많아진다. 그래서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에도 스스럼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누군가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겐 그 일이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그래서 좋아하던 것들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어떠한 장르이던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렇게 나 자신을 찾아서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진정으로 내가 뭘 원하고 어떻게 행복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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