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by 호원샘

잘 피해 가나 싶더니 감기몸살에 걸렸다. 어제의 바람대로 숙면을 하였는데, 하필 이불을 안 덮은 채 숙면을 했다. 일과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열이 꽤 높았다. 타이레놀 두 알을 집어 먹고 집에 왔다. 식탁에 놓인 과자들을 입에 털어 넣었다. 흥미로운 영상을 틀어놓고 라디오처럼 듣다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고 보니 엄마는 저녁에 일정이 있다며 수육을 썰어놓고 나갔다. 식은 수육을 전자레인지로 데피고, 파김치와 곁들여 먹었다. 다행히 입맛이 좋았다. 개운히 씻고 이불을 폈다. 유난스럽게 이불을 두꺼운 걸로 바꿨다.


몸을 잘 사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했는데 허점이 송송 있다. 사람이 어떻게 완벽하겠어. 군복무 중 채근담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제일 좋아하는 대목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병가이보신病可以保身. 아픔으로써 몸을 보전한다 정도로 해석해도 무방할까.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어찌 근심 속에 기쁨이 없겠는가 何憂非喜也'다.


내가 웬만하면 아프지 않으려는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서다. 난 현자가 아니기에 근심 속에서 기쁨 찾기란 요원한 일이다. 머리를 쿡쿡 찌르는 통증 속에서 저런 여유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긍정은 건강한 육체에서 샘솟는다. 역시 오늘도 일찍 자야겠다. 두꺼운 이불로 몸을 감싸고 싶다.

아프면 생각나는 맛있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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