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최근 며칠간은 너에게도 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감히 예상하지 못할 일들이 한꺼번에 찾아왔었어.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 함부로 짐작할 수 없는 감정을 겪게 되는 순간들이 어김없이 우릴 또 울게 만들었지. 그러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이해하지 못하는 대로 두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도 했던 것 같아. 때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도 있는 거일 테니까. 너도 그럴 때가 있을까?
난 모든 상황을 이해해야만 충족하는 경향이 있거든. 삶은 항상 버겁게 느껴졌지만 아마도 가장 큰 버거움을 차지하는 건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내 욕심이 버거움의 무게를 키워왔던 것 같아. 이제는 그걸 알아버려서 그 강박을 조금씩 조금씩 비워내는 연습을 하고 있어. 그 연습 덕에 전보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것을 느껴. 가끔씩 찾아오는 허한 느낌이 날 놀라게 만들 때도 있었지만.
우린 이해할 수 없는 것에도 이해하려 안간힘을 썼어. 더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게 이기적인 것 투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더 사랑해 주고 싶고 사랑을 주고 싶어 했지.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이 모든 게 우리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말이야.
그렇다면 우리가 극복해가는 것도 내 욕심일까?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그대로 두고서 나아가길 바라는 것도 이 마음에서만 그쳐야 하는 걸까? 나도 서툴고 너도 서툴다는 것을 너무 잘 알면서도 난 자꾸 욕심이 나. 당연히 쉽지 않을 테고 여러모로 아주 자주 힘이 들 텐데, 나도 그걸 잘 알고 있는데도. 그러니까 말 그대로 난 함부로 우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단지 내 마음이 너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너의 모든 것을 믿고 용기를 내. 다시 할 수 있는 것들을 두고서 너무 자책하지만 마.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야. 넌 나에게 늘 동경의 대상이니까.
너로 인해 너른 숨을 쉬고 네 덕에 꾸준한 힘을 얻어. 마치 기약된 사랑 같은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