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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혜원 Jun 03. 2020

마치 기약된 사랑 같은 것처럼

때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최근 며칠간은 너에게도 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감히 예상하지 못할 일들이 한꺼번에 찾아왔었어.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 함부로 짐작할 수 없는 감정을 겪게 되는 순간들이 어김없이 우릴 또 울게 만들었지. 그러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이해하지 못하는 대로 두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도 했던 것 같아. 때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도 있는 거일 테니까. 너도 그럴 때가 있을까?




난 모든 상황을 이해해야만 충족하는 경향이 있거든. 삶은 항상 버겁게 느껴졌지만 아마도 가장 큰 버거움을 차지하는 건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내 욕심이 버거움의 무게를 키워왔던 것 같아. 이제는 그걸 알아버려서 그 강박을 조금씩 조금씩 비워내는 연습을 하고 있어. 그 연습 덕에 전보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것을 느껴. 가끔씩 찾아오는 허한 느낌이 날 놀라게 만들 때도 있었지만.





우린 이해할 수 없는 것에도 이해하려 안간힘을 썼어. 더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게 이기적인 것 투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더 사랑해 주고 싶고 사랑을 주고 싶어 했지.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이 모든 게 우리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말이야.





그렇다면 우리가 극복해가는 것도 내 욕심일까?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그대로 두고서 나아가길 바라는 것도 이 마음에서만 그쳐야 하는 걸까? 나도 서툴고 너도 서툴다는 것을 너무 잘 알면서도 난 자꾸 욕심이 나. 당연히 쉽지 않을 테고 여러모로 아주 자주 힘이 들 텐데, 나도 그걸 잘 알고 있는데도. 그러니까 말 그대로 난 함부로 우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단지 내 마음이 너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너의 모든 것을 믿고 용기를 내. 다시 할 수 있는 것들을 두고서 너무 자책하지만 마.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야. 넌 나에게 늘 동경의 대상이니까.






너로 인해 너른 숨을 쉬고 네 덕에 꾸준한 힘을 얻어. 마치 기약된 사랑 같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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