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주변을 불안하게 만든다. 돌연 고함을 지르거나,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거나. 그에 비해 꼭두새벽에 뛰쳐나가 따릉이 질주나 하는 나는 참으로 양반이다.
가슴에 솟구치는 답답함을 꺼내어 손으로 쥐어보고 싶다. 답답함이 솟구칠 수는 없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안다. 이걸 가슴에서 뜯어내 손으로 쥐어보고 싶을 때마다 나는 새벽 탈주를 감행하고, 읽지도 않을 종이 신문을 구독하며, 금세 포기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감정의 생김새를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을 어그러뜨리는 이 요망한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아야겠다. 잔뜩 쥐어 터트리고 발로 걷어차야겠다. 네가 아무리 용을 써 봐라. 내가 무너지나.
어둔 새벽. 납작 허리를 숙여 오르막을 씩씩 오르다가도 나는 이내 힘껏 배를 내밀고 내리막을 탄다.
후우우- 보이지 않는 입김이 빨갛게 언 뺨 위로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