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떫음 Sep 07. 2022

떫은생각_2022. 3. 17


나는 봄이 그렇게도 무서워

봐 지금도 봄이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잔인해

봄만 되면 그 푸근한 날씨에서 오는 향기,

그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공기가 나를 집어삼켜

나는 그럴수록 그렇지 않은 내 자신이 가라앉거든

바람만 쐬도 덜컥 무서워져

모든 신경이 반응을 해

편의점에 갔다가 봄향기에 토가 쏠렸어

그리고 봄만 되면 따듯해지던 과거들을 끊임없이 생각해

전부 볼품없었던 것 같거든 그렇게 난 여전히 여기에 머물러 있어

예뻤던 것도 사실은 겉치레 아니야?

벚꽃은 예쁘잖아.

예쁘고 예쁜데 금방 져버리잖아.

거짓말인 것만 같이 여겨진다고

모든 게

그런데 난 계속 잠겨있어

다들 따듯해지면 나는 물 속에 가라앉기 시작해

나와는 다른 계절이야

나와는 안 어울리는 계절이야

너무 아파 아파 목이 따끔해

사랑하고 싶어

행복해지고 싶어

거짓말이야 모든 건 거짓말이야

작가의 이전글 끌리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